11월호 스페셜 PLUS

Fail-fast, Fail-cheap !!!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원천사업실장 김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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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l-fast, Fail-cheap !!!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원천사업실장 김현철

11 The leader's message.

선도기술개발사업(G7-Project)은 1992년부터 10년간 과학기술부를 중심으로 8개 정부 부처가 특정제품 또는 기술 분야에서 세계 7대 과학기술 선진국 수준으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추진한 대표적인 임무중심형사업(Mission Oriented Program)이다. 현재 수서-부산 간에 운행 중인 SRT 고속전철 또한 선도기술개발사업의 결과물이다.

1996년 당시 300km/h의 프랑스 고속전철을 수입하고 기술이전을 받는다는 상황에서 한국형 고속전철기술개발사업이 시작은 되었지만 이전 받는 기술의 수준은 프랑스와 다른 우리나라 공장에서 만들 수 있는 제작기술이지, 제작도면을 우리환경에 맞게 다시 그릴 수 있는 설계기술은 아니었다. 당시 시속 150km/h의 최고속도를 가지고 있던 한국의 철도차량 기술수준에서 350km/h의 한국형 고속전철을 대형 국가연구개사업을 통해 자체기술을 개발하고 부품 국산화 및 상용화 한다는 것은 매우 무모하다고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2004년 12월에 주행에 성공하고 세계 4위의 고속전철 기술 보유국이 되었다.

한국형 고속전철기술개발사업 성공요인

한국형 고속전철기술개발사업은 성공할 수 있었던 몇 가지 중요한 측면이 있었다. 첫째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이다. 당시 철도산업은 정부에서 정해주는 스펙대로 차량을 제작하여 납품하는 수준이었다. 우리기술로 고속전철을 개발한다는 공감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G7사업 과제 중 하나로 포함시키고 적극적인 지원 및 드라이브를 한 것은 매우 중요했다고 평가 된다. 둘째는 시스템엔지니어링 차원에서의 PM(Project Management)의 역할이다. 사업초기에는 연구목표만 제시 되었을 뿐 추진체계 등 구체적인 내용이 불명확 하였고 개발될 차량의 소비자에 대한 설정도 없는 상황이었으나 2단계가 시작 되면서 수요자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이 되었다. 셋째는 부처 간의 갈등 해결이었다. 3개 부처가 함께 진행하는 사업이라 초기에 갈등이 있었지만 공동주관으로 하지 않고 최종적으로 하나의 부처에 책임을 맡긴 의사결정이 중요했다.

넷째는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진행한 점이다. 통상적인 연구개발이 아니라 도달 목표의 속도를 정하여 진행하였고 그러기에 관련 기술로드맵(TRM) 작성이 가능했다. 다섯째, 민간부분의 협력이다. 당시 연구개발 기간 중에 외환위기(IMF) 상황이 나타나고, 기업은 미래에 대한 위험도가 크고 수익률에 대한 보장도 없는 가운데 당장 연구개발 비용부터 줄이고자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정부는 참여기업의 어려움을 반영하여 대폭적인 연구개발과제를 전면적으로 변경하고 수정 하는 등 민간부분의 순응을 유도하는 정책설계가 유효했다. 여섯째, 연구의 연속성 유지이다. 정부차원의 지원 및 관리 차원에서 사업 담당자의 지속적인 업무 지원 및 관리가 중요했다. 당시 담당부처 사무관의 경우 1995년 11월부터 2006년 3월까지 거의 10년 동안 같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1]

다양한 요구, 모호성의 증가, 욕망의 빠른 변화

기존 전통적인 폭포수(Waterfall) 방식의 프로젝트의 관리 방법은 계획을 미리 세우고 진행하면서 목표를 달성하는 기획중심(Plan-Driven) 이었다. 이는 정해진 범위 내에서 가능한 시간과 경비를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요즘은 인간의 새로운 욕망이 만들어지고 있고, 다양한 요구, 모호성의 증가, 욕망의 빠른 변화가 있는 시기이다. 불확실성 크고 기술의 흐름이 빨리 자주 바뀌는 상황에서는 초반에 모든 것을 다 논의하여 계획을 세우기는 매우 어렵다.[2]

예전의 국책연구개발사업 추진 방향이 기술공급 중심의 미래성장 동력을 발굴하여 국익창출이 주요 목적 이었다면 요즘은 이와 더불어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사회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함으로서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고 동시에 기술개발 부처와 정책부처가 협업을 통해 기술개발, 법‧제도, 서비스 전달 등 통합적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수요주도 중심의 사회문제해결형 연구개발사업으로 활발히 진행 되고 있다.

사회문제해결형 연구개발사업은 기존 R&D 성과를 바탕으로 수요자와 함께 리빙랩 운영을 통해 실제적인 현안문제를 해결하는 토탈솔루션 차원의 가치중심(Value-Driven)형 프로젝트이다. 가치중심의 관리는 고객의 가치를 수시로 파악하면서 변경된 계획을 민첩(Agile)하게 세워 나간다. 즉 최종 문제해결을 중심으로 현안문제 분석과 함께 기술개발 계획 수립, 기술개발, 평가 및 검증, 제도개선 및 수요 창출을 포함하여 사업관리가 진행 된다.

라이트 형제와 랭리의 차이

라이트형제는 인류 최초로 동력비행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인물이다. 같은 시점에 당대 최고 과학자이면서 정부지원으로 17년간이나 비행기 개발에 매진하며, 비행이론을 체계화한 사무엘 랭리 박사는 실패를 한다. 이두가지 사례에는 비행기를 개발하는 방식의 차이점이 있다. 랭리는 전체적인 큰 그림과 단계별 성공조건을 중시했다. 각 단계 요건이 충족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를 않았다. 이와 다르게 라이트 형제는 언제나 실제적인 비행 실험에서부터 시작을 했다. 바람이 부는 날마다 언덕에 나가 실험을 반복 했다. 특히 나갈 때마다 비행 실패를 고려하여 최소 다섯 세트의 부품을 챙겨 갔다고 한다. 이러한 여러 차례의 실패와 반복실험 그리고 도전을 통해 드디어 나무 프로펠러와 가솔린엔진을 얹은 라이트플라이트 1호를 만들고 유인비행을 성공 시킨다. 라이트 형제는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가치중심의 애자일(Agile) 방식을 따르는 반면, 랭리 박사의 도전은 전통적인 기획중심(Plan-Driven)의 폭포수(Waterfall) 방식을 따른 결과이다.[3]

연구 성과의 가치를 올리려면

기획중심(Plan-Driven)의 폭포수(Waterfall) 방식은 화살대를 떠나 목표를 향해 날라 가는 화살 같은 상황이라면, 가치중심의 사업관리는 수시로 외부환경이나 수요자의 욕구를 파악하여 민첩(Agile)하게 연구개발의 목표‧방법 등을 수정하여 변경된 계획을 세워나감으로서 연구 성과의 가치를 높여 나가는 방식이다.[2]

불확실성 시대에 전통적인 기획중심의 방법으로는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가 어렵고 힘들다.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되기 위해서는 초반에 요구사항의 결정이 매우 중요하지만 기술발전이 매우 빠르고 많은 이해관계자가 포함된 프로젝트의 경우 초기에는 요구사항 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설사 논의가 되어도 변화가 많은 시기에는 향후에 변경될 여지가 많다. 또는 계획이나 목표 등에 요구사항을 이미 정했기 때문에 나중에 새로운 요구나 변화가 필요할 때 적절히 대응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가치주도 중심의 애자일 R&D 관리(Agile R&D Management)이다.

Fail-fast, Fail-cheap !!!

국책연구개발사업은 미래에 대한 위험도가 크고, 수익성에 따른 민간 부문 기피로 인해 연구결과가 대부분 실험실에서 그치고 실증연구까지 도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많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실질적인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와 연구자 그리고 수혜자인 일반 국민까지 이해관계자의 폭이 매우 넓고 이들 간의 긴밀한 참여 및 원활한 갈등 조정이 요구된다.

따라서 연구 성과가 흠잡을 때 없을 때까지 기다리기 보다는 불확실성 속에서 우선 결과를 내 놓고 이해관계자 간의 요구사항을 민첩(Agile)하게 파악해가면서 지속적으로 수정‧보완 해나가는 사업관리의 방법론이 필요하다. 큰일을 할 때 결과를 내놓지 않고 오랫동안 하는 것 보다는 빠르게 행동하고, 빠르게 후회하며, 빠르게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Fail-Fast, Fail-Cheap”, “빠른 실패가 저렴한 실패” 인 것이다.

References

[1] 중앙공무원교육원 2006년 학습용 정책사례보고서‘선도기술개발사업(G7) 사례’
[2] 김정수(2018), 불확실성 시대의 애자일 PM, 5th Int. Strategic PM Conf.
[3] 강진구(2016), IT개발 기법 그 이상으로 주목 받는 ‘애자일(Agile)’, Weekly 포커스, LG Business Insight 2016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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