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계와 산업계의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는 융합기술이다. 융합기술이란 현존하는 첨단기술 간에 이루어지는 상승적 결합으로, 기존의 기술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 중 하나이다. 융합기술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의료 신기술 개발, 유비쿼터스화, 에너지소비의 효율화, 환경오염물질의 배출 감소 등을 통한 삶의 질을 향상하고, 풍요로운 나라를 건설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미래학자 패트릭 딕슨(Patrick Dixon)은 지난해 지식경제부에서 주최한 "기술융합과 미래 사회에 대한 국제회의"의 기조연설에서 기술의 융합과 확산이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융합기술은 자체적인 기술과 제품 개발을 통하여 신산업을 창출하고, 기계, 전자, 의료, 소재 산업을 고도화시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연구재단에서는 융합과학기술의 활성화를 위하여 기초연구본부 내 융합과학단을 신설하여 기초연구과제 선정을 전담하고, 융합과학의 육성 전략을 수립하여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융합과학단에서는 융합과학 분야로 신청된 과제들의 효율적·전문적인 심사를 진행하기 위하여, 전체 융합연구 분야를 바이오·의료융합(생명과학/물리·화학·재료/보건의료I/보건의료II 등 4분야), 정보전자융합(정보·통신/기계·건설·교통/재료·화공/전기·전자 등 4분야), 에너지환경자원(에너지·폐기물/대기질관리/수자원·수질관리 등 3분야), 산업공학, 생활, 뇌인지감성과학, 과학기술과 인문사회 등 15개 분야로 분류하고,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을 전문위원(RB, Review Board)으로 위촉하였다. 연구재단에서는 융합과학단장(PM, Program Manager)과 융합과학단을 중심으로 각 분야 RB들의 협조 하에 공정하게 과제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융합과학단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융합학문의 발전 동향을 파악하고, 새롭게 등장하는 신학문 분야를 발굴하여 이를 기존 연구 분야에 포함시키려는 노력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2006년부터 융합과학 분야로 신청한 과제 수의 증감추이를 살펴보면, 개인연구사업은 693과제(2006년)에서 1,285과제(2009년)로, 집단연구사업은 22과제(2006년)에서 47과제(2009년)로 최근 3년간 거의 2배에 이르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는 2010년도 후반기 신청과제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어 전체 통계를 집계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대비 20-30% 이상 증가될 것으로 예상한다. 2010년도 전반기 융합과학단 신규과제 선정현황을 살펴보면, 개인 과제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 기본연구 유형2가 45.8%라는 가장 높은 선정률을 보였고, 중견연구자지원사업 핵심연구(11.9%)와 도약연구(8.9%)는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여 과제 규모가 클수록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었다. 또한 S/ERC(이공학분야 우수연구센터), NCRC(학제간 융합분야 우수연구센터), BRL(기초연구실)육성사업 및 중점연구소지원사업 등 집단연구사업은 평균 10:1에서 23: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는데, 이는 학제간 집단 공동연구를 필요로 하는 융합연구의 특성이 잘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융합과학의 발전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 사회에 도래할 새로운 개념의 융합기술 분야를 잘 예측하고, 이 분야의 경쟁력 있는 연구자들을 효율적으로 지원하여 성공적으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융합 분야 원천기술에 대한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NT(나노기술), BT(생명공학기술), IT(정보기술) 융합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아직 큰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초기 단계이지만, 향후 10년 이내에 나노의학, 생명과학, 의료진단, 신약개발, 바이오센서 등 분야에서 큰 시장이 형성되어 융합 신기술 개발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 아직까지 한국은 이러한 융합 분야에서 선두 그룹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그 주된 이유는 아직 바이오 분야의 선도적 기업체와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고, 이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도 미비한 상태이며, 융합 분야에 대한 국가 차원의 효율적인 지원도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는 융합연구와 관련된 학과와 연구 조직이 많이 신설되고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연구재단 융합과학단은 세계적인 융합연구의 연구동향과 미래 발전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 분야에 경쟁력을 갖춘 융합연구팀이나 개인 연구자를 발굴하여 지원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융합 분야 연구자들은 산-학-연 협동연구 체제를 구성하여, 실질적인 연구 개발을 수행하는 동시에, 여러 분야 연구자들이 자주 모여 자연스러운 융합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공동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연구자들 간의 공동 연구 시스템이 활성화되고 이를 지원하는 정부의 연구 지원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머지않아 한국의 융합연구는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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