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과학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은 단독 학문분야에서는 해결하기 힘들거나 불가능한 자연현상에 대해 다른 학문분야에서 근본적인 개념과 연구방법론을 적용하여 발상의 전환을 이루어 학문적·응용적 성취를 이루거나, 새로운 연구개발 분야의 창출을 이루어내는 것이다. 물리학, 화학, 재료과학과 바이오·의료과학의 융합을 관장하는 본 분과에서는 물리학, 화학 및 재료과학의 근본적인 개념 및 연구 방법론들과 생명과학, 의학에서 해결하고자하는 자연현상들을 융합하여 기존에는 이루기 힘들었던 학문적·응용적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 연구를 지원한다. 구체적으로는 복잡계 생물물리학, 단분자 생물물리학, 의학 물리학, 전기생리학, 생물리화학, 생화학, 구조 생물학, 단백질체학, 유전체학, 이론 및 계산 생물학, 의생명/의료 정보학, 바이오 슈퍼컴퓨팅, 바이오 데이터, 나노 바이오 소재/소자, 생체 및 의료 소재/소자 등의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큰 성과들이 많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며, 이를 바탕으로 바이오·의료 융합과학에서 연구개발의 새로운 분야들이 창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주어진 융합연구 주제에 대해 여러 연구자들의 아이디어들이 함께 상호보완적으로 적용될 때 최대의 융합연구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융합연구에 참여하는 각 연구자들은 자신의 전공분야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필요로 하지만, 다른 학문의 난제들에 대해 무엇이 근본 문제인지 경청하는 열린 마음과 이것을 자신의 연구언어로 번역하는 통찰력도 필요하다. 이럴 때 다른 학문분야에서 힘들게 생각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자신의 전공 분야 전문지식들로부터 찾아내어 다른 전공 연구자들과 함께 융합 적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학문의 융합(fusion)은 학문의 조합(integration)과 확연히 구별되어야 하며, 궁극적으로 제대로 된 융합연구를 지향하기 위한 중간 단계로서, 학문의 조합을 통한 연구개발도 융합연구의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융합과학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과 신진 연구자들은 적어도 한 가지 전공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실력을 쌓아야 하고, 동시에 타 학문의 중요 연구주제들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갖고 여러 학문의 지식들을 유기적으로 섭렵하면, 추후에 독창적인 융합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쌓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융합연구라는 화두가 우리나라에 등장한지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 기성세대 연구자들은 그동안 제대로 된 융합연구를 위한 교육과 연구의 기본 환경을 구축하였는지, 우리가 전공하였던 학문의 벽을 스스로 허물고 발상의 전환을 이루었는지,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성취하였는지를 뒤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지금까지 나 자신이 수행하던 연구들을 조합하여 시대의 변화와 연구 동향에 따라 융합연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포장하였는지, 아니면 진정한 융합연구를 위하여 자신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눈과 마음은 열고 다른 학문의 연구자들과 과감히 소통하고 함께 고뇌하였는지 다시 한 번 스스로 점검한다면 우리나라 융합연구의 앞날은 밝을 것이다. 정부의 융합연구에 대한 지속적이고도 과감한 지원은 꼭 필요하지만, 연구자들이 제대로 된 융합연구를 수행하여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연구성과도 성취하는 자구적인 노력을 동시에 기울인다면, 정부와 연구재단은 어떠한 지원도 아끼지 않으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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