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과 더불어 역사과학도 연구하는 지질학

지질학은 지각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자연과학의 한 분야로 지각의 조성·성질·구조·역사·성인 등을 다룬다. 그리고 다채로운 응용분야를 가지고 있으며, 역사과학적 성격이 짙다는 특징이 있다. 지질학에는 지각의 구성을 다루는 암석학, 광물을 연구하는 광물학, 퇴적암을 연구하는 퇴적학, 지질구조를 밝히는 구조지질학, 해저의 지질현상을 다루는 해양지질학 등이 있다. 또한, 지층의 분포와 상하관계를 밝히는 층서학과 지각의 역사를 연구하는 지사학으로 무생물계와 생물계의 관계를 밝히고 지구의 역사를 연구한다. 이런 지질학은 지질재해 대비를 비롯하여 다양한 분야에 도움을 준다.

안심은 금물, 지질재해 피해의 안전지대는 없다.

자연재해 중 지질재해에는 지진, 화산폭발, 눈사태, 산사태 등이 있다. 그중 대표적으로 지진은 지구 내부가 탄성 반발의 원리로 지진파를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렇게 발생한 지진은 한순간에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가져온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1995년에 일어난 고베지진으로 6,300여 명과 1,400억 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또한, 2004년에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쓰나미(지진해일)’는 23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기록했다.

지진해일은 해저에서 지진, 화산폭발 등의 지각변동으로 발생하는 해일이다. 지진해일의 피해는 익사, 건물붕괴, 가스 폭발 및 대형 화재를 일으켜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가져온다. 이를 통해 지진은 가혹한 재해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규모 지진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 있어 언제까지나 안심할 수 있는 지역은 아니다.

왕성한 지질활동은

지진뿐만 아니라 화산폭발과 유독가스를 발생

지진과 더불어 화산폭발로 인한 피해가 두 번째로 많다. 화산폭발은 우리나라에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무서운 지질재해 중 하나이다. 이런 화산폭발을 통한 재해 중 라하르에 의한 피해가 가장 크다. 라하르는 화산이 폭발하면서 쌓여 있던 눈과 얼음이 녹아서 화산재와 섞여 흘러내리는 것이며, 시속 300km를 넘는 속도로 지표를 덮쳐버린다. 대표적으로 1985년에 네바도 델 루이스 화산이 폭발하여 흘러내린 라하르로 수만 명이 파묻혔다.

이뿐만 아니라 극히 드문 경우로 지각변동 때문에 유독가스가 분출하여 큰 피해를 주기도 한다. 그 실례로 1986년에 카메룬 니오스 호수에서 발생한 유독가스가 마을 주민 1,800여 명, 가축 3,500여 마리에게 피해를 주었다. 이 유독가스는 니오스 호수 바닥에 있는 화구가 폭발하여 이산화탄소가 분출된 것이 원인이었다.

지질재해 예방을 위한 지질정보시스템

세계 각국의 지질학 연구진들은 각종 지질 현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중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슈퍼컴퓨팅 센터(SDSC)의 위펭 추이(Yifeng Cui) 연구팀은 지표면 움직임을 시뮬레이션하는 ‘GPU 기반 지진파 전파 코드’개발에 성공하였다. SDSC 연구팀은 3D파형 모델링을 바탕으로 지진위험도를 작성하였고, 이로 인해 지진예보 개선 및 안전한 빌딩을 설계하여 각종 지진재해 피해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선진국은 이미 2000년대 초부터 지질자료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정보화 구축을 시작하였다. 이에 발맞춰 국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08년부터 국토 기본 지질정보를 이용하여 지질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지질정보시스템에는 다양한 축적의 지질도를 비롯해 해저지질도, 지화학도, 항공자력도, 중력이상도 등의 다양한 지질정보가 있다. 이 같은 정보는 자원개발, 토목건설, 환경오염 예방, 자연재해 예방 등에 활용되고 있다.

무분별한 무기개발을 막는 핵실험 추적

최근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인해 국내 및 국제사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으며 추가적인 핵실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핵실험 탐지 방법으로 지진파 관측이 가장 잘 알려졌다. 지진파는 자연지진뿐만 아니라 핵실험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이 지진파는 지구 내부 물성에 좌우되지만 대략 3~7km/s의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이를 통해 핵실험의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세계화에 발맞추어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지질학

이미 세계 여러 국가에서는 지질재해 예방을 위해 인공위성, 지상 고정식 장비, 차량을 이용한 이동식 장비 등으로 체계적인 운영방식을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지질학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지질학은 재해예방뿐만 아니라 국토개발 발전을 효율적이고 균형 잡힌 방향으로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지질학적인 정보를 담은 지질도를 통하여 다양한 공학 분야와 지하자원 개발, 수리 지질, 방재 지질, 지질 공학, 환경 지질 등의 연구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이 가지는 의미처럼 우리는 지구 탄생의 근원을 연구하며 각종 지질재해를 예방하는 지질학의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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