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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주 교수
  • 고문주 교수

조선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화학과, <생명의 불꽃>의 역자


서울대학교 화학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화학과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벨기에 겐트대학교 생화학과 연구원과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생화학물리학과에서 방문 교수로 지냈으며, 현재 조선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생명의 기원과 관련된 『화학적 진화』(1996), 『생명의 기원』(2000), 『제네시스-생명의 기원을 찾아서』(2008)를 우리말로 번역했다. 그밖에 다른 옮긴 책으로는 『화학의 발자취』(1993), 『화학의 역사』(2005), 『생화학』(공역, 2012)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유리는 고체가 아니야』(2010) 등이 있다.

『생명의 불꽃 : 다윈과 원시수프』의 저자 크리스토퍼 윌스와 제프리 배더. 그들은 누구인가?

원작인 윌스(Christopher Wills) 교수와 배더(Jeffrey Bada) 교수의 『The Spark of Life : Darwin And The Primeval Soup』은 2000년에 Persus Publishing에서 발간되었다. 윌스 교수는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분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구겐하임 장학생으로 스웨덴의 카롤린스카연구소에서 단백질과 진화에 대해 연구를 하였다. 현재는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 분교의 생물학 교수이며, 1999년에는 과학과 기술에 대한 대중의 이해에 기여한 공로로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상을 받았다. 그의 저서에는 『황열병, 암흑의 여신』, 『프로메테우스의 아이들』 등이 있다. 공동 저자인 배더 교수는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 분교에서 밀러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캘리포니아 라호이아에 있는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의 해양화학 교수이며, NASA 외계생물학 연구훈련센터의 책임자이다. 그는 2003년 화성탐사에서 아미노산의 흔적을 검출하는 데 사용되는 기기를 설계하였고, 2008년에 국제 생명기원연구학회 펠로우로 선출되었다.

생명의 기원은 인류가 오랫동안 품어온 의문의 대상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지구의 생명은 자발적으로 발생한 것인가, 아니면 다른 행성에서 옮겨왔을까? 초기의 원시 생물체는 어떻게 생겼을까? 우리 인간을 포함하여 지구에 사는 생물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의문은 인간이 사유의 생활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커다란 의문 중 하나이다. 이 책은 이런 의문을 해결하는 과정과 방법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여 생명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밀러의 실험으로 만들어진 생명의 기원 모형, 『생명의 불꽃』에 영향을 주다

이 책은 1920년대에 오파린이 생명에 필요한 유기화합물은 초기 지구에서 화학 과정을 통하여 형성될 수 있었다고 제기했던 사상을 근거에 두고 있다. 이 사상은 유리의 지도를 받던 밀러가 1950년대 초부터 실행한 ‘밀러의 실험’으로 인해 지지를 받았다. 밀러는 시카고대학 대학원생일 때부터 이 연구를 시작했으며, 그 후 샌디에이고에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으로 옮겨와 연구를 계속 수행하다가 2007년에 서거했다. 이 책의 저자인 배더는 밀러의 제자였으며 나중에는 동료 연구자가 되었다. 밀러는 초기 지구의 대기라고 생각되는 기체 혼합물에 전기 방전을 일으켰다. 또 연결된 다른 플라스크에 물을 담아 대양을 모방하려 했다. 이 유명한 ‘밀러의 실험’에서는 몇 가지 아미노산들이 상당한 양으로 생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양의 유기 거대분자의 혼합물도 생성되었다. 이 실험으로부터 작은 유기 분자들이 지구의 대기에서 만들어지고, 강우 때문에 대양에 축적되었으며, 그곳에서 단백질, 핵산, 다른 생체분자들이 생겨난다는 생명의 기원 모형이 만들어졌다. 이와 같은 모형은 앞서 제안된 원시 수프 모형과 일치한다. 이 책의 제목인 『생명의 불꽃 : 다윈과 원시수프』도 이와 같은 밀러의 실험에서 따온 것이다.

상향식과 하향식 연구 방법이 만나면 생명의 기원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생명의 기원을 탐구하는 두 가지 경로를 따라서 핵심 사상을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방법(상향식, bottom-up)으로 생명의 성질을 가지는 어떠한 물질을 간단한 물질로부터 찾아 올라가는 것이다. 이 방법은 원시지구에서 만들어지는 간단한 유기화합물에서 자기복제 성질을 가진 분자나 유전 현상을 전달하는 분자를 찾는 것이다. 두 번째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방법(하향식, top-down)으로 현대 생물의 공통적인 유전정보와 에너지 이용계 같은, 보다 근본적이고 간단한 필수 성분들로 분해하여 그 기원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통해서 생겨나는 분자나 계로부터 생명현상을 재구성할 수 있는가를 알아낼 수 있다. 저자들은 두 가지 연구 방법이 서로 만난다면 생명의 기원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연구자들에게 훌륭한 길라잡이가 될 『생명의 불꽃』

『생명의 불꽃』은 현재까지 제안된 생명의 기원에 대한 많은 가설 중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는 하향식 접근법과 생명체 생성에 대한 핵산 우선설의 입장을 다른 가설들과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의 명저번역사업을 통해 번역된 이 책은 생명의 기원에 대하여 관심과 흥미가 있는 우리에게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연구 방법과 성과를 간결하게 잘 설명해주고 있으며, 앞으로 연구하려는 연구자들에게 훌륭한 길라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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