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월호 생생 연구현장

러시아 연구 메카에서
세계적인 싱크탱크로

인문한국플러스(HK+) 사업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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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주변 4대 강국 중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바가 적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지식인들 사이에서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해방 이후부터 소련이 해체되는 시기까지 러시아와 우리의 공식적인 교류가 원천 봉쇄됐기 때문입니다. 이런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50년 가까이 꾸준히 미지의 세계를 탐구해온 연구 집단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주의권 연구기관인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입니다.

냉전시대에 뿌린 씨앗

“내년 1월이면 러시아연구소가 발족한 지 50년이 됩니다. 지난 50년 동안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 사회주의권 학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온 만큼 러시아연구소의 위상은 독보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2009년부터 수행한 인문한국 사업과 인문한국플러스(HK+) 사업을 통해 탁월한 역량의 연구 인력들을 확보하며 러시아 연구의 세계적인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해가고 있습니다.”

(표상용 러시아연구소 소장)

러시아연구소는 1972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사회주의권 국가 연구기관인 ‘소련 및 동구문제연구소’를 모태로 하고 있습니다. 1990년 한·러 수교와 소련 해체 이후 1993년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돼 러시아연방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동유럽 국가 연구기관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1982년 창간한 『슬라브硏究』는 이 분야 최초의 한국연구재단 등재학술지입니다.

20세기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은 미국 중심의 서방 세계와 치열하게 대립했습니다. 냉전구도의 최전선인 우리나라에서 공개적으로 사회주의권 국가들을 연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지요. 그런 가운데서도 러시아연구소는 소련과 북한 등의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사회주의권 국가 연구의 초석을 닦았습니다. 황성우 HK교수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련 공산당 기관지 프라브다와 정부 기관지 이즈베스티야 등이 소장되어 있어 정부가 발급한 불온문서 취급인가증이 있어야만 출입이 가능했던 금단의 공간이었다”는 후일담을 전합니다.

러시아연구소가 수집했던 소련 자료에 관해 설명하는 황성우 교수

러시아 연구 메카로

사회주의권 국가 연구의 전환점은 1988년 서울올림픽이었습니다. 앞서 두 차례에 걸쳐 동서 진영으로 쪼개져 반쪽 올림픽이 치러진 터라 서울올림픽은 극적인 화해의 장으로 부상했습니다. 더욱이 소련이 한국과의 적극적인 교류 의사를 표명해오며 러시아연구소에는 정부와 기업의 자문 요청이 물밀 듯 밀려들었습니다. 특히 1990년 한-소 수교와 동유럽 사회주의권 국가들의 해체로 러시아연구소는 유라시아 전역에 걸쳐 새롭게 형성된 옛 사회주의권 국가들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보다 심층적으로 연구할 수 있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맞게 됐습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한 인문교류포럼

현재 연구소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11명의 연구진들 역시 이 시기 빠르게 학문적 역량을 끌어올리며 국제적인 러시아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히 다지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북극권 개발 정책 연구를 이끌고 있는 최우익 HK교수, 국방부와 산자부 등의 정부 부처에 러시아 정치외교 상황을 자문하는 김선래 HK교수, 연구소가 발행하는 스코퍼스(SCOPUS) 등재 국제학술지(Region)의 편집책임자 송준서 HK교수 등이 대표적입니다.

김선래 교수
최우익 교수
송준서 교수

연구소는 이와 함께 그간 축적해온 정보와 연구 인력을 활용해 학문의 대중화를 위한 가교 역할도 활발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한러시아대사관과 함께 11년째 이어오고 있는 러시아어토론대회, 관련 연구자와 기업계 등 3,300여 구독자에게 매주 발송되는 온라인저널(Russia-Eurasia FOCUS), 양국에서 발생한 1년 동안의 사건을 분석 정리해 매년 보고하는 러시아리포트, 한-러 양국 국민 상호 인식조사, 다양한 역사문화 강의와 언론 기고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나날이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러시아 및 CIS(독립국가연합) 국가들에 대한 이해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지요.

러시아 학술 및 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러시아 정부의 메달을 수상하는 러시아연구소 연구진들의 모습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지난해는 한-러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이를 기념해 올해 양국 외교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상호교류의 해’ 개막식이 열리는 등 더욱 진일보한 협력관계로 도약하는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러시아연구소 역시 크림반도 합병 사태로 인한 서방 경제제재와 코로나 사태로 잠시 주춤했던 현지 조사와 학술 교류에 재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연구소는 현재 ‘러시아 인문공간의 재인식: 러시아 속의 세계, 세계 속의 러시아’라는 연구 아젠다를 통해 2009년부터 10년 간 쌓아올린 HK사업의 성과를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1단계에서는 고대에서 현대까지 러시아 인문공간 형성에 끼친 세계의 영향을 고찰하고, 2단계에서는 소비에트 시절의 영향력을 되찾고자 하는 러시아와 국제정세를 조망할 계획인데요. 이를 통해 미국 하버드대의 데이비스 센터, 일본 홋카이도대의 슬라브유라시아연구센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 수준의 러시아 전문가 집단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2007년부터 대학 내 인문학 연구소의 육성을 위해 인문한국(Humanities Korea)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017년부터 이를 계승 발전시키고 있는 인문한국플러스(HK+) 사업은 세계적 수준의 인문학 연구환경 구축과 인력양성을 위해 7년 간 지속적으로 우수 인문학 연구소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HK+ 사업을 통해 창출된 인문학적 성과를 세계적으로 공유하고, 안으로는 각종 교양강좌 및 교육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역사회로도 확산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극지연구소, EU연구소 등과 공동개최한 극지연구센터 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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