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 인터뷰

풀러렌, 흑연 자리 차지할 수 있을까? 조채용 교수(부산대학교 나노에너지공학과)
전기차 및 에너지 저장장치로 활용하고 있는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탄소중립을 위한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는데요. 탄소 원자 60개가 축구공 모양으로 모인 풀러렌은 리튬이온 이차전지 소재로의 응용을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기존 합성법으로는 비정질 형태로 크기도 불균일한 풀러렌에 만족해야 했죠.
이 가운데 조채용 교수 연구팀이 새로운 열증발-냉각법을 개발하여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균일하고 순수한 풀러렌 결정질 나노입자를 얻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얻은 결정질 나노입자는 기존 리튬이온 이차전지 음극소재인 흑연보다 비용량이 2배 이상 높았으며, 1,000회 이상 충·방전 했을 때 탁월한 안정성을 보였습니다. *이론 비용량(theoretical specific capacity):전지의 전극소재가 이론적으로 가질 수 있는 전자수
연구팀이 최초로 합성한 면심입방 구조의 순수한 풀러렌 나노입자는 이론적으로 예측된 것(12개)보다 훨씬 많은 리튬이온(최대 21개)을 저장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확인하였습니다. 기존에도 풀러렌에 여러 기능성 그룹을 결합하거나 구조를 변형시켜 용량을 높이려는 시도는 있었으나 이번 연구결과는 순수한 풀러렌을 결정화하여 얻은 것으로 차별화됩니다.
또한 연구팀은 충·방전 과정 동안 풀러렌 결정 내 리튬이온의 증감에 따른 구조 변화를 동시 X-선 회절분석기와 비동시 투과전자현미경을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흑연 대신 풀러렌을 음극으로 적용할 경우 리튬이온 이차전지에서 높은 에너지 밀도와 장기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구자 Q&A 조채용 교수 Q.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본 연구실의 기본적인 연구주제는 리튬이온 이차전지 개발이며, 다양한 나노소재 합성, 표면분석 및 구조분석, 전기화학적인 반응기구와 특성 분석 등에 대한 수십년간 개발 노하우로 이 연구에서 풀러렌 나노입자기반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개발하였다. Q.이번성과, 무엇이 다른가? 탄소동소체 중의 하나인 풀러렌이 1985년 첫 발견된 이후 현재까지 전기화학적인 응용을 위한 성능 구현이 되지 않았다. 즉, 단일 분자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행되었으나 이를 이용한 이차전지 응용 연구는 거의 전무하다. 따라서 단일 분자로서 이차전지 응용 연구는 여러 여건상 불가능하였고, 분자 기반 구조체 (반데르 발스 힘이 작용) 연구에 대한 많은 시도가 있었으나 현재까지 기존 흑연 소재보다 훨씬 낮은 성능을 보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넓은 비표면적, 균일한 크기, 우수한 결정성의 나노입자를 세계최초로 합성하였다. 그리고 장기 사이클 안정성과 우수한 고율 성능 등을 실현하기 위해 FEC 첨가제를 넣은 최적 조건의 전해질과 결합하였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Li의 저장 원리와 mechanism을 Li 삽입과 탈리과정 중의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제일원리 계산에 의한 이론적인 결과와의 비교분석으로 입증하였다. Q.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풀러렌 활물질 양을 증가하여 LFP와 완전셀을 만들어 전기화학적인 특성을 측정한 결과, 현재 사용중인 리튬이온 이차전지에도 바로 활용이 가능할 정도의 성능이 구현되었다. 실용화를 위해서는 대량 생산과 단가가 문제인데, 이것은 저렴한 기본 풀러렌 분말 소재를 확보하고 이에 걸맞는 열처리로를 수정하면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용화 전략으로는 그래핀과 풀러렌을 텐덤으로 높은 에너지 밀도의 음극, 난연성 전해질과 NCM811 양극으로 full cell을 구성하면 안정성과 안전한 새로운 전지 형태로 활용 될 것으로 기대한다. 더불어 소재 가격이 낮은 Na 기반의 전지가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훨씬 더 높은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