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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
연구자

아무도 없는 미래의 길에 설 용기

박은일 (한양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ICT융합학부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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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과 인문사회학의 간극을 이어주는 융복합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박은일 교수.

그는 사용자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회적, 산업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금은 ‘데이터 사이언스’라는 말이 잘 알려졌지만 그가 처음 이 분야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국내에 이를 연구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만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 대학에서 전자전기컴퓨터를 전공했던 그는 과감하게 개척자의 길에 들어섰고, 현재 ‘데이터 사이언스’는 세계적인 직업 평가 전문 사이트인 「글래스도어」에서 21세기 가장 유망한 직종으로 꼽을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Profile

주요
연구분야
  • 사용자 데이터 분석을 통한 데이터사이언스
    이론 구축
  • 생애첫연구 지원사업
  • 한양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ICT융합학부 조교수

데이터 분석을 통한 미래 방향 제시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는 아주 오래부터 학계에서는 잘 알려진 분야였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분야였다. 하지만 몇 년 전 알파고와 인공지능, 데이터를 활용해 성공한 스타트업 사례들이 나타나면서 이의 배경이 되는 데이터 사이언스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박은일 교수는 2009년부터 사용자와 데이터에 대해 관심을 가졌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 대학원에 진학하여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다양한 연구를 통해 국제학술논문 77편을 게재했고, 512회의 피인용 실적을 기록했다(2017년 12월 SCOPUS 기준).

석사지도교수 포빌 교수님과 함께

  • 세상의 빛이 될 연구

    모든 것이 연결되고 보다 지능적인 사회가 도래할 것으로 보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데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모든 산업 기반에 빅데이터를 포괄한 데이터 사이언스를 통한 정보 수집과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제가 수집하고 활용하는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별 산업 분야 및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것인데요. 이는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사용자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의미 발견

    제가 하는 연구들을 한 줄로 줄여서 이야기하자면 ‘사용자 데이터 분석을 통한 상호작용 및 혁신에 관한 이론 제공과 이를 기반으로 한 분야별 적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들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지 분석하고, 그 안에서 숨은 사회적·산업적 가치와 의미를 제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내 신재생에너지경제지도 분석요약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몇 년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애니팡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게임의 사용자 데이터 분석을 진행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 관계의 구축, 그리고 지인들과의 네트워크 확인 및 대인관계 강화가 소셜 네트워크 게임의 성공 요인이었음을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전력소비데이터 수집을 통해 개별 가구의 신재생에너지구축을 위한 ‘국내신재생에너지경제지도’ 탐색도 진행했습니다. 이 외에도 교육용 로봇 (‘17 Emerald Literati Network Award 수상), 스마트워치 등 다양한 제품의 사용자 경험도 연구 중입니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대학시절, 그는 여느 평범한 청년들처럼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알지 못했다. 때마침 학사지도교수님께서 그에게 데이터 분석과 인간-컴퓨터 상호작용의 미래 전망을 들려주었고, 관련 대학원 몇 군데를 추천해주었다.

아무도 없는 미래의 길에 들어선 것 같았지만, 그는 융복합 분야의 전문가를 꿈꾸며 성균관대학교에서 인터랙션사이언스로 석사학위를, 카이스트에서 기술혁신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스타트업, 정부출연연구원, 해외 대학 연구소 등과 다양한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융복합 분야의 필요성을 체득해나갔다.

스페인의 연구소에서, 해가 동트던 때

  • 연구자의 길에서 만난 사람

    카이스트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지도교수님이신 엄재용 교수님으로부터 연구자이자 교육자의 길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엄 교수님은 미국에서 오랜 시간 기업에서 활동하시다가 후학을 양성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한국에 오셨는데요. 벌써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교육자로 헌신해오고 계십니다. 제 박사학위기간 동안 저보다 오랜 시간 연구실에서 공부하시고 연구하시며 모범을 보여주셨고요. 항상 교수로서가 아니라 같이 공부하는 동료연구자의 자세로 저를 대해 주셨습니다. 저는 교수님을 통해 연구자가 가져야 할 책임감과 의무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 나에게 생애첫연구 지원사업은

    현재 저는 재단의 ‘생애첫연구 지원사업’을 통해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활용한 사용자 경험 연구를 수행 중인데요. 재단과 저의 인연은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9년 전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했던 World Class University 사업으로 제 석사지도교수님이셨던 Angel P. del Pobil (이하 포빌) 교수님이 한국에 오실 수 있었고, 저와 인연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포빌 교수님과는 현재까지도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꾸준히 학술지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IMCOM'18에서 포빌 교수님과

    시상식에 참석해주신 박사지도교수님과

    이렇듯 재단과의 인연으로 진행했던 연구들이 해외 최상위 학술지에 게재되고, 재단의 ‘2017 올해의 신진 연구자’ 인문사회 분야에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이 뒤에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지원해주신 많은 선배님과 교수님, 동료 연구자분들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연구에 매진해 향후에는 신진 연구자 수상 분야 중에 융복합 분야를 신설 해야겠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 가지, 재단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현재 과제 평가의 대부분이 연구계획서와 동료평가로만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연구자가 보여 왔던 성실성과 우수성, 연구결과에 대한 기대성까지 잘 반영될 수 있었으면 더 좋겠습니다.

내가 꿈꾸는 연구자

현재 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박은일 교수. 그는 아직까지 우리 대학이 융복합 분야 연구를 수행하기에 경직되어 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융복합 분야를 우대하는 해외에 비해 국내 대학은 성균관대의 인터랙션사이언스, 카이스트의 문화기술(CT) 정도만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그 규모는 다른 학문과 해외에 비해 미비한 편이다.

도전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대학이 가지는 불안함은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공학과 인문사회학 간의 융복합 분야는 우리나라가 선도할 수 있는 분야이기에 집중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현재 훌륭한 연구자로 성장한 대학원 동기들과 함께

  • 나는 연구할 때 [어린아이 같아] 진다.

    제 연구가 우리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보니, 연구를 할 때면 새로운 것을 찾아 갈증을 느끼는 어린아이의 자세를 가지게 됩니다. 즉, 어린아이가 자신의 관심을 하나의 장난감이나 대상에 집중하는 것처럼 저도 그와 같은 자세를 가지게 되죠. 그러다 보니 집중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때는 본의 아니게 주위에 무감각해지는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 나는 [후학에게 본보기가 되는] 연구자를 꿈꾼다.

    교수라는 직업은 세 가지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먼저, 연구자로의 책임입니다. 항상 최선을 다하며 도전하는 자세로 연구를 수행할 의무를 가지고 있죠. 두 번째는 교육자로의 책임입니다. 오늘 날의 교육자는 단순히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봉사의 책임입니다. 제가 하는 연구와 교육이 산업적·사회적으로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위의 세 가지 의무를 스스로 잘 해내, 후학에게 본보기가 되는 교수가 되고자 합니다.

박은일 조교수

한양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ICT융합학부

성균관대학교에서 전자전기컴퓨터공학(학사)과 인터랙션사이언스(석사)를 전공한 후, 카이스트에서 기술혁신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을 거쳐 2017년 3월부터 한양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ICT융합학부(ERICA)에서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분야는 사용자 데이터 분석을 통한 사용자 혁신 및 데이터사이언스 이론 구축이다. 현재 한국연구재단의 생애첫연구 지원 사업을 통해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활용한 사용자 경험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