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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토마스 만 그리고 이청준

독일문학과 한국문학의 시각을 넓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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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인문학’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다양한 인문학 강좌, 인문기행, 인문학 콘텐츠가 연일 펼쳐지고 있죠.

독일문학은 난해하고 어렵다는 평이 있지만,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지적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세대를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18세기 중반부터 20세기까지 독일은 그야말로 ‘유럽의 세 번째 르네상스와 두 번째 과학혁명’을 이룬 나라였습니다. 히틀러 등장 이후 무너지긴 했지만, 독일은 ‘현대 세계의 문’을 열기도 했었죠. 독일문학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바로 괴테와 토마스 만인데요. 석학인문총서 <괴테, 토마스 만 그리고 이청준>을 통해 독일문학사의 거장과 이들의 영향을 받았던 이청준에 대해 알아볼까요?

질풍노도의 문학, 괴테

18세기 이전, 독일문학은 세계문학에서 크게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영국이나 프랑스보다 뒤처져 있던 독일은 계몽주의의 영향을 받아 18세기 초반 문학의 혁신 운동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독일문학은 세계문학으로 나아가게 되었고, 이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 독일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인 괴테입니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80년이 넘는 생애 동안 시와 소설, 의곡과 산물, 그리고 방대한 양의 서한을 남겼습니다. 그의 대표작인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같은 문학뿐만 아니라 신학과 철학, 과학 등 여러 분야에 업적을 남겼습니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유럽에 낭만주의를 확산시키는 장본인이자 독일어를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언어로 끌어올리는 데 엄청난 공헌을 했는데요. 마치 셰익스피어가 영국문화와 영어에 영향을 끼친 것처럼 괴테 역시 독일문화와 독일어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죠. 그만큼 그의 작품은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며 독일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습니다.

나치를 반대하고 독일을 사랑했던 작가, 토마스 만

헝가리 태생의 유명한 문예이론가 게오르크 루카치는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로 토마스 만을 뽑았습니다.

그의 작품 속에는 인생에 대한 단면적인 묘사가 아닌 세계와 인생의 전체성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토마스 만의 작품은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고 있긴 하지만, 문장이 길고 건조하며 내용이 어렵죠. 그래서 처음 마주했을 땐, 선뜻 다가가기 힘들다고 느껴집니다.

토마스 만이 문학 활동을 시작했던 시기는 자연주의가 쇠퇴하고, 비합리적 물결이 쇄도하던 세기 전환기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토마스 만의 초기 작품은 ‘데카당스’로 집약되는데,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고찰이 시작되죠.

괴테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 뒤인 1932년 즈음, 토마스 만은 <시민 시대의 대표자로서의 괴테>, <작가로서의 괴테>라는 강연을 했습니다. 이듬해 1월 히틀러가 독일 수상이 되자, 뮌헨 대학에서 <리하르트 바그너의 고뇌와 위대성>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한 후 국외로 강연 여행을 떠나 그대로 망명했죠.

가장 독일적인 작가였으나 미국으로 망명한 토마스 만. 그는 전후 다시 유럽으로 돌아와서 스위스에 정착했고, 그곳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괴테와 같이 세계주의를 표방했던 토마스 만은 세계의 평화와 독일의 통일을 진심으로 염원했던 작가였습니다.

토마스 만

한국과 독일문학의 가교, 이청준

이청준

이청준은 <서편제>, <이어도>와 같은 작품을 발표했던 소설가입니다.

1965년 <퇴원>으로 사상계 신인상으로 당선되어 등단하게 되었고, 이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며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이청준은 그의 소설에서 정치사회적인 메커니즘과 그 횡포에 대한 인간 정신의 대결 관계를 주로 형상화했습니다. 또한, 개인적인 아픔을 본인이 믿는 예술로 승화시킨 예술가들이 그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죠.

한국문학에 토마스 만이 수용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이청준입니다. 이청준은 서울대학교에서 토마스 만 강독을 수강하면서 그의 영향을 강렬하게 받게 되었습니다. 토마스 만의 예술성과 시민성의 갈등 문제가 이청준에게 가장 가깝고 절실한 주제 아니었을까요?

출처
  • 자료출처

    한국연구재단 석학인문총서 ‘괴테, 토마스 만 그리고 이청준’ (안삼환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 내용출처

    한국연구재단 인문공감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