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TOP
인문학
산책

외국인 근로자들은 우리나라에 잘 적응하고 있을까?

일터에서의 비인격적 감독에 대하여
SCROLL

여러분들은 ‘외국인 근로자’라고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국인 근로자와 관련된 뉴스를 접해도 자신과는 관련이 없고,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는 우리의 삶과 아주
가까이에 있습니다. 법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취업비자를 발급받은 외국인
근로자의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여기에 취업 체류 기간이 지난 불법체류자 32
만 명을 합치면 전체 외국인 근로자의 숫자는 13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이제는 농어촌 뿐만 아니라 영세 중소기업의 공장, 이삿짐센터, 식당 주방, 건설 현장, 요양병원 등 일손이 부족한 전 업종에 외국인 근로자가 종사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외국인 근로자의 수는 급속도로 증가했지만, 그들이 직장에서 받는 대우와 환경은 과연 그들의 중요성만큼이나 긍정적으로 변화되었을까요?

외국인 근로자들의 현주소

앞서 이야기했듯이 외국인 근로자의 수가 100만 명에 육박하면서, 이제는 어엿한 우리나라의 주요 노동인력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내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오히려 이주노동자 고용 비율이 1% 높아질 때마다 1인당 영업이익이 7.8% 정도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주노동인력은 중소 제조업이나 농·축산업 등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미약하지만 국내 소비활동에도 기여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외국인 근로자를 한시적으로 왔다가는 이방인으로 대우하기보다 잠재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간주해 육성할 필요가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무부 자료에 의하면 고용허가제 도입 후 재입국 근로자는 2013년 당시 표본의 14.7%에 불과했습니다. 조사대상 외국인 중 94.4%가 체류 기간이 종료되면 귀국할 의사를 보였다고 합니다. 또, 한 사업장에서 장기근속하며 숙련도가 향상된 외국인의 재고용을 가능케 하는 ‘성실외국인 근로자 재입국 취업 특례 제도’가 시행된 2012년 하반기 이래 재입국 및 귀화가 기대만큼 늘지 않았는데요. 외국인 근로자들은 왜, 국내에 안정적으로 잘 정착하지 못하는 걸까요?

외국인 근로자들이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

외국인 근로자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지 못하는 원인은 이주생활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일터에서의 경험’에 있습니다. 한국인들의 직장인 이직 원인 1순위가 ‘상사와의 갈등’인 것과 같이 외국인 근로자들의 이직 원인 또한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외국인들에게는 일터가 한국 문화를 본격적으로 처음 접하게 되는 공간입니다. 따라서 한국에 대한 첫인상과 문화 적응 또한 일터에서 이루어지죠.

하지만 일터 내 상사의 비인격적인 감독행위가 외국인 근로자들의 적응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상사의 감독행위는 과연 어떤 식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의 적응을 저해하는 것일까요?

외국인 근로자의 권리 향상을 위한 노력 (사진출처: 이주와 인권연구소)

비인격적 감독이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지속해서 적의를 표출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깔보듯이 호명하는 것을 비롯해 눈을 부릅뜨거나 응대를 해주지 않는 식의 격한 감정을 표출하는 것, 여러 사람 앞에서 조롱이나 창피를 주는 것 등을 말하죠. 외국인 근로자들은 이러한 비인격적 감독에 상당히 노출되어 있는데요. 이에 대한 대응 방식이 미숙할 뿐만 아니라 요구되는 자원을 획득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또한 이러한 경험들이 반복될수록 점차 자존감이 더 낮아져, 자신을 무능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내국인과 비슷한 상황이라 할지라도 더욱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게 되는데요. 경제적으로 종속되어 있는 외국인들이 비인격적 감독의 피해자가 될 경우, 이를 바로잡는 것은 역부족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피해가 더욱 늘어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데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인식 변화 방향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비인격적 감독이 이주 노동자들의 적응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만큼, 직장 내 상사들은 자신들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단순한 감정 손상 이상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음을 반드시 인식해야 합니다. 같은 편견이라고 하더라도, 특히 외국인들에 대한 편견은 ‘차별과 무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죠.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사전에 불공정한 부당대우를 방지함으로써 내·외국인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조직문화의 정착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 사업주들은 비인격적 감독이 외국인 근로자들의 역량 발휘 가능성을 저해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충분한 역량 발휘의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자신만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며 주변인들의 도움 또한 다문화 사회 정착 준비에 있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상사의 비인격적 감독은 물론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특히 비인격적 감독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는 이유는 단순한 감정 손상이 아닌 생존 위협의 차원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생계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직장에서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못한다면 타국에서의 생활 자체가 힘들어질 것입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한 사람들은 비단 사업주들만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 전체 구성원들이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인식을 조금씩 바꿔나가야 그들이 일터에서 받는 대우 또한 달라질 수 있겠죠?

출처
  • 자료출처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비인격적 감독과 외국인 근로자들의 문화 적응’ (인하대학교 강대석, 김정은)

  • 내용출처

    한국연구재단 인문공감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