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월호 스페셜 PLUS

역대 선도연구센터장들이 말하는
‘집단연구지원사업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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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연구센터는 장기적·안정적인 지원을 통해 세계적인 선도 과학자 그룹을 육성하고, 새로운 기초과학 지식과 원천기술 확보에 기여하고자 각 대학의 우수 연구인력을 분야별로 조직·체계화해 집중 지원하는 대규모 기초연구지원사업입니다. 올해 30주년을 맞이해, 오랜 세월 걸어온 길을 웹진 8월~12월에 걸쳐 다시 한 번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사업 탄생의 역사적인 순간과 그 의의를 역대 센터장들에게 직접 들어보고, 그동안 켜켜이 쌓아온 수많은 우수성과와 과학계가 꿈꾸는 미래 선도연구센터의 모습을 통해 선도연구센터의 본질을 조명해보고자 합니다.

SRC 식물분자생물학 및 유전자조작연구센터

조무제
  • 前 식물분자생물학 및 유전자조작연구센터 센터장(경상대, 1990년 SRC 선정)
  • 前 울산과기대학교 총장
  • 前 한국연구재단 제5대

30년간 이뤄낸 성과들 중 가장 의미있는 연구성과가 궁금합니다.

‘식물분자생물학 및 유전자조작연구센터’는 재조합DNA기법을 식물에 도입하는 연구를 국내 최초로 시작한 연구센터입니다. 식물 생체방어 신호전달 시스템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고, 이를 응용해서 병충해에 저항성이 있는 작물을 개발하는 연구를 주로 수행했습니다. 그 결과 식물생체방어 신호전달, 특히 칼슘-칼모듈린에 의해 매개되는 식물생체방어신호전달과정을 규명해 내재해성 작물개발의 기초를 만들면서 지방대학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네이처, 셀 같은 국제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인력양성 성과로는 센터 지원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하버드, MIT, 스탠퍼드 등 세계 톱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연수후 대학교수로 연구활동을 이어가는 연구자도 20여 명이나 됩니다. 또 독일 막스프랑크 식물육종연구소와는 2년마다 상호방문하면서, 한·독 식물생명과학 국제심포지움을 만들어 우리나라 식물생명과학의 글로벌화에도 기여했습니다.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 30년이 가진 의미는 뭘까요?

우리나라 최초의 대형, 장기간, 공동연구지원 사업으로 우리나라 연구지원사업의 대표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연구 수준을 국제적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데 이 사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많은 연구지원사업들 중 유일하게 선도연구센터사업만이 30년 동안 지속되어 오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ERC 생물공정연구센터

장호남
  • 前 생물공정연구센터 센터장
    (한국과학기술원,
    1990년 ERC 선정)
  • 前 한국생물공학회 회장
  • 現 한국과학기술원 명예교수

센터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1983년 한국화학공학회가 제3차 화학공학 학술대회(PACHEC III)를 주최했는데 그때 제가 사무총장으로 국제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천여 명 이상이 참석해 여러 분과에서 다양한 연구논문을 발표하며 성황을 이뤘는데요. 이후 아시아 시장을 잡겠다는 마음에 1990년 아시아-태평양 생물화학공학회의(Asia-Pacific Biochemical Engineering Conference, APBioCheC)를 창설하기도 했습니다. 센터지원사업을 받기 바로 직전이었죠. 이후 우수연구센터 지원 덕분에 관련 학회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국제협력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선도연구센터사업에 당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지원규모의 확장도 일부 필요하겠지만, 연구성과가 후속 세대에 전달되어 확대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고려하면 좋겠습니다. 일본의 강좌제라는 독특한 연구 제도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는데요. 교수가 은퇴할 때 우수한 인재를 후계자로 지정해 연구를 이어가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카이스트에서 1명의 시니어 교수와 2~3명의 주니어 교수가 협업 연구를 할 수 있는 초세대 협업연구실 제도를 도입했거든요. 그 안에서 벤처가 나올 수도 있고, 2차 연구성과까지 이어질 수 있으니 학문연구가 단절 없이 진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수연구센터 연구성과전시회

SRC 복합다체계물성연구센터

오세정
  • 前 복합다체계물성연구센터 센터장 (1999년 SRC 선정)
  • 前 한국연구재단 제2대 이사장
  • 現 서울대학교 총장

센터를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SRC 지원을 받은 첫 해에 저희가 일본의 대표적인 학자들과 만나서 매년 교류회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강상관계물질 심포지엄(Symposium on Strongly Correlated Electron Systems)인데, 3~4년 지나자 타이완도 심포지엄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당시 조직위원을 맡은 일본 동경대 학자와 타이완 학자가 모두 저와 같은 나이였어요. 그래서 대화가 잘 통했고 젊은 학생들도 같이 공부하자는 생각에 체류비 등을 지원하며 박사후 연구원과 대학원생들의 참여를 독려했죠. 지금까지 교류가 이어져 20년이 넘었습니다. 젊은 학자들의 네트워크가 만들진 셈이죠. SRC의 지원이 아니었다면 어려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30년을 맞이한 선도연구센터사업에 거는 기대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그동안 공동연구지원을 통해 같은 관심사를 가진 연구자들끼리 토론하고 훌륭한 연구를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집단연구지원사업을 통해 제가 잘 모르던 화학 분야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논문의 질도 더 좋아지는 것을 보았거든요. 무엇보다 이 사업을 통해 우수한 연구자들이 많이 양성됐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선도연구센터가 젊은 연구자들이 성숙할 수 있는 마당이 되면 좋겠습니다.

NCRC 세포신호전달계바이오의약연구센터

이공주
  • 前 세포신호전달계바이오의약 연구센터 센터장
    (2006년 NCRC 선정)
  • 前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보좌관

센터를 운영하면서 겪은 어려움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생명과학과 약학이 모여 공동연구를 통해 성과를 내는 것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었습니다. 두 분야의 연구자들이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공동연구를 할 수 있도록 꾸준한 교수 세미나와 다양한 행사를 통해 공동연구의 판을 깔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죠. 과학계에서는 흔히 ‘논문발표를 하거나 망하거나(publish or perish)’ 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에 저는 ‘공동연구를 하거나 도태되거나(collaboration or collapse)’라는 말을 보태고 싶습니다. 이러한 공동연구를 한 교수들은 센터를 통해 많은 성장을 이뤘습니다. 융합대학원을 운영하기 위해 융합 교과목 개발하는 일도 많은 공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약대 교수들이 ‘자연과학도를 위한 약물학’, 생명과학교수들이 ‘시스템생물학’, 생명/약학교수들이 공동으로 ‘질환동물모델과 약물 개발’, ‘단백질화학과 분자설계’를 대대적으로 개발했고, 그때 개발된 커리큘럼이 지금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30년을 맞이한 선도연구센터사업에 당부의 말씀 한마디 부탁드려요.

센터사업은 강산이 세번 변하는 동안 서른살의 어른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지난 시간동안 배워온 것을 미래의 연구에 펼친다면, 상상을 뛰어넘는 무궁한 발전을 이룰 것입니다. 과거에 비해 풀어야 할 과학분야 문제들은 점점 크기가 커지고 복잡해졌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센터사업의 공동연구가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앞선 성공사례들을 공유하며 융합연구를 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함께 모색한다면 집단연구의 방향성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

ERC 메카트로닉스융합부품소재연구센터

이재현
  • 現 메카트로닉스융합부품소재 연구센터 센터장
    (2011년 ERC 선정)
  • 現 창원대학교 교수

사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저의 연구분야는 뿌리산업인 주조로, 관심분야가 아니었지만 항공/발전 소재인 초내열합금 주조분야 연구에 특화해서 꾸준히 연구를 수행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지방에 있는 젊은 연구자들의 방향을 잘 잡아 연구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이 가장 의미가 있습니다. ERC 연구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미국 박사후 연구원을 보내기도 했거든요. 그 학생들이 돌아와서 우리 연구센터에 도움을 주기도 했고, 이후 대기업 연구소나 대학교수 등으로 진출했습니다. ERC 연구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ERC 중 연구성과가 우수한 센터로 선정돼 2021년까지 3년간 후속지원을 받게 됐습니다. 덕분에 제 전문 분야인 가스터빈 엔진에 들어가는 고온부품 연구를 집중할 수 있게 됐고, 지역 산업체에서 요구되는 상용화 기술의 고도화를 추진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한 것 같습니다. 지난해에는 세계 5번째로 발전용 가스터빈 독자 모델 개발에 성공한 성과도 있었는데요. 우리 연구센터가 사업지원이 종료된 후에도 산업체와 연관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자립화를 위한 노력도 계속 해나갈 계획입니다.

30년을 맞은 선도연구센터사업에 당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10년 전만 해도 교수들이 ‘ERC 참여교수’라고 하면 그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연구비 규모가 큰 연구지원사업이 다양해지면서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이 약화된 측면도 있습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강력한 연구팀이 탄생할 수 있도록, 연구책임자에게 특화된 분야를 중심으로 팀을 구성한 센터를 지원하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센터사업이 젊은 연구자들을 많이 배출해 산업계에 기여할 수 있는 그런 모델로 지속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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