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월호 포커스 人

과학적·합리적 근거로
국가 R&D 성과 증명한다

한국연구재단 디지털혁신본부 데이터정보센터 정현석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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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은 최근 수 년 간 대규모 인적·지적 정보의 집대성과 체계적 관리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에 힘써 왔습니다. 올해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기존의 담임조직을 ‘데이터정보센터’로 확대·개편하고 민간 개방형 직위의 최고정보관리자(CIO)를 선임해 효율적인 전략 수립과 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연구재단의 초대 CIO인 정현석 데이터정보센터장을 만나 연구재단의 데이터 구축 전략과 과제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한국연구재단 최초 CIO

국가 연구개발 예산의 지속적인 확대와 R&D 생태계의 복잡성이 증대됨에 따라 한국연구재단의 정보시스템 고도화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1월 CIO에 선임된 정현석 데이터정보센터장은 향후 2년 간 재단이 추진하는 학술 및 연구개발 사업의 기획·평가·관리·활용 등에 필요한 정보 및 시스템 운영을 총괄합니다. 이와 함께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연구 DB를 활용한 학술연구 정책 수립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Q독자들을 위해 센터장님의 최근 이력을 소개해주세요.

대학에서 국제경제학을 공부한 뒤 1990년대 중반부터 25년 간 정보화 분야에서 계속해서 일해 왔습니다. 시스템 통합 솔루션 기업과 제약사 등에 오래 몸담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업전략 기획과 식스 시그마 등의 혁신 업무도 자주 맡게 됐습니다. 재단에 오기 전 근무했던 화이자제약에서는 때마침 터진 코로나 사태와 백신 개발 등에 대응해 시스템 점검과 보완에 주력했습니다.

Q이른 시기부터 데이터 전문가의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이제는 21세기의 쌀로 불릴 만큼 중요해졌지만 센터장님이 입문하실 당시에는 데이터가 생소한 분야였을 듯 한데요?

대학원에서 계량경제학을 전공하며 생산성 추계와 관련한 논문을 썼습니다. 이론을 공부할 때는 ‘투입 대비 산출’로 생산성이 설명될 수 있었는데 논문을 써보니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게 실감이 났습니다.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데이터들을 다루면서 과학적인 데이터 수집과 분석의 중요성에 비로소 눈을 뜨게 됐습니다. 첫 직장인 증권사에 이어 우연한 기회로 다국적 경영 컨설팅 회사에 입사해 본격적으로 정보화와 데이터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Q그곳에서는 주로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제가 컨설팅 회사에 입사했던 1997년은 때마침 IMF가 터진 해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회사 안팎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던 시기였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기업 내 생산, 물류, 재무, 회계, 영업과 구매, 재고 등 경영 활동 프로세스의 전반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ERP(전사적자원관리)의 구축과 함께 기업 내에 쌓여 있는 데이터 처리에도 시스템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폭넓게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런 고객사들을 도와 디지털 기반의 경영전략과 다양한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다양성의 힘

1990년대 말 미증유의 외환위기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가적 역량이 총동원됐던 초고속인터넷망 구축은 한국을 21세기의 ICT 강국으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이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차원 더 높은 미래상을 구현하기 위한 움직임이 민간과 공공 거의 전 영역에 걸쳐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이른바 DNA(Data·Network·AI) 분야의 역동성을 기반으로 다시 한 번 세계의 디지털 중심지로 거듭나고자 하는 것입니다. 7조 원 이상의 막대한 국가 R&D 예산을 책임지는 한국연구재단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민간 전문가인 정현석 센터장의 이번 영입은 공공기관 중에서도 선도적으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사업을 추진해온 연구재단의 디지털 혁신 의지를 새삼 재확인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QCIO란 직제 도입은 연구재단 사상 최초의 일인 만큼 책임감도 크시리라 여겨집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의 창업자는 모두 이민자 출신입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다양성과 포용성은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라 실제로 조직 구성원의 몰입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조직의 성과를 높인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들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연구재단이 전에 없던 구조를 받아들이고 저를 그 자리에 선임한 것 역시 그간 심혈을 기울여 온 정보화와 데이터 기반 정책지원에 다양성을 더하고자 하는 뜻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공공기관의 특성에 민간의 효율성을 접목해달라는 취지도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주로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다보니 다양성이 가진 힘을 더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제 경험과 지식이 연구재단의 디지털 혁신에 작게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Q부임하신 지 아직 한 달이 되지 않았는데 이미 업무 파악을 마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향후 연구재단의 정보화와 데이터 기반 정책지원의 발전 방향에 대한 센터장님의 견해가 궁금합니다.

국가 연구개발 사업은 처음이라 걱정도 됐지만 그간 해온 일이 주로 분석과 기획이다 보니 대강의 흐름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세한 업무 파악은 계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제가 해야 할 임무는 크게 정보화 기획과 데이터 분석의 발전이라는 두 개의 큰 틀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는 소위 ABCD(AI·블록체인·클라우드·빅데이터)로 불리는 4차산업혁명 기술들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격변기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이런 급격한 변화상을 우리가 어떻게 또 얼마나 받아들이고 활용해야 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과 역량을 파악하는 데 보름 정도가 소요됐습니다. 이제 그를 바탕으로 방향성을 고민 중이고 수일 내로 간결한 보고서 형태로 정리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성과의 정의부터 평가까지 적잖은 변화가 수반되는 일인 만큼 설득과 합의의 과정 역시 꼭 필요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성과의 과학화

미국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구단의 실화를 담고 있는 영화 ‘머니볼’은 정보와 데이터에 근거한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약체에 구단 살림도 적어 늘 성적을 고민하던 구단주는 거액의 스타 선수 대신 데이터 전문가 영입을 선택합니다. 그의 조언에 따라 팀은 방대한 경기 자료를 철저히 분석했고, 오직 데이터에 따른 전술과 선수기용만으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과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의 20연승 신기록 달성에 성공합니다.

Q언론에 연재하신 기고문 중 “불안과 불신을 해소하는 힘은 데이터에서 나온다”는 내용이 인상적입니다. 데이터정보센터의 첫 수장으로서 뜻하고 계신 바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옳고 그름, 합리와 불합리를 가릴 수 있는 것은 정보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입니다. 아울러 이를 올바르게 판단하고 해석하는 능력 역시 중요합니다. 2년의 임기는 무언가 결과를 내기에 짧은 시간이라 마음이 급해지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제게 부여된 임무는 연구재단의 정보화와 데이터 분석의 기초를 놓는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흔히 10리를 갈 때와 100리를 갈 때는 싸는 짐부터 달라야 한다고 말합니다. 앞으로 연구재단의 백 년을 책임질 일이라 생각하며 정보화와 데이터 분석의 올바른 방향을 설계하고자 합니다. 이로부터 추출하고 정제되는 과학적 분석과 전망이 연구재단의 R&D 지원·관리 체계에 내재된 가치와 성과를 보다 확실하게 증명하는 과학적 근거가 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습니다.

Q웹진을 통해 재단 구성원들과 연구자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한국연구재단으로 가게 됐다는 소식을 주변 지인들에게 알리자 ‘나라를 위해 일하러 간다’는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친한 친구들이 격려 반 농담 반으로 웃자고 하는 이야기였겠지만 제게는 좀처럼 가볍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평소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을 키우며 ‘수신제가치국평천하’란 말의 의미를 곱씹곤 했는데요. 수신(修身)과 제가(齊家)도 이렇게 어려운데 치국(治國)은 도대체 얼마나 힘든 일일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제가 국가 R&D에 관한 일을 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제 이익과 안위 위주로만 생각해도 됐던 민간기업 시절과 마음가짐이 많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재단에는 이미 나라 일에 풍부한 경험을 쌓은 전문가 동료들이 많다고 생각하니 크게 의지가 되고 있습니다. 그들과 함께 한 나라의 국가경쟁력의 초석이라 할 수 있는 국가 R&D 체계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About the Interviewee 정현석 데이터정보센터장

서울대 국제경제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기술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교보증권 국제금융부를 시작으로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버스(현 IBM), 액센츄어(현 메타넷 글로벌), 삼성SDS 솔루션 사업부 등의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화이자제약 정보전략부 CIO(최고정보책임자), 아시아·태평양 비즈니스테크놀로지 총괄 책임자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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