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월호 포커스 人

바이오헬스 전성시대
“협력과 소통 도구 되겠다”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차세대바이오단 오민규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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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와 건강수요의 증가 추세 속에 바이오헬스는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핵심 산업이 될 것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수출 500억 달러, 신규 일자리 30만 명 창출의 비전을 담은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2019)을 수립하고 연구개발 지원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연구재단 역시 바이오헬스 산업 중흥의 교두보가 될 국책연구과제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차세대바이오단은 그중 바이오헬스 미래기술 연구와 인프라 구축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부임한 오민규 신임 차세대바이오단장은 최근 부쩍 더 활기가 넘치는 연구현장의 분위기를 전하며 이 기세를 모아 혁신적인 R&D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연구현장의 열기

우리나라의 바이오헬스 산업은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은 세계 2위 규모입니다. 신약 기술 수출액은 전년 대비 4배가 증가한 5조 3천억 원, 같은 기간 의약품·의료기기의 수출액도 19%가 증가했습니다. 특히 초음파영상진단기기는 세계 수출 1위, 치과 임플란트는 5위를 기록 중입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은 현재 전체 산업의 기술력이 최고 기술국 미국의 78%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Q바이오헬스가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때 차세대바이오단을 맡게 되셨습니다.

대대적으로 발표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에서도 알 수 있듯이 최근 부쩍 높아진 정부와 국민의 기대를 피부로 실감하고 있습니다. 차세대바이오단은 특히 국내 바이오헬스 전반의 미래 지향적 연구와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정책 사업을 담당하고 있어 책임감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바이오헬스 육성과 관련한 국책연구본부 내 신약단, 뇌·첨단의공학단의 단장님들이 저보다 앞서 부임해 이미 많은 경험을 축적하신 상황이라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Q가장 최근에 부임하신 단장님 중 한 분이신데요. 요즘 일선 연구현장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지난 3~4년 간 분위기가 크게 바뀌고 있는 것을 확실히 체감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몸담고 있는 저는 동료 교수들의 창업이 늘고 있는 모습에서 이런 동향을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바이오헬스는 많은 기술과 자본이 필요한 산업입니다. 연구개발에 매우 긴 시간이 소요되고 비용도 막대해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인데 기업 상장과 같은 가시적인 성과들이 빠르게 늘면서 기술 창업에 나서는 추세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Q차세대바이오단장으로 새로운 2년을 맞게 되셨습니다. 특별히 계획하신 목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의료와 식품 등에 적용 가능한 미생물들을 연구하고 학계와 산업현장을 오가며 지난 10년 간 바이오헬스 산업이 얼마나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지를 피부로 실감해 왔습니다. 앞으로 10년간은 과거의 10년과도 비교 불가할 만큼 더 급성장할 게 분명해지면서 관련 분야 전반의 전망을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이오헬스 분야는 연구개발 기간이 긴 만큼 연구자들도 대부분 각자의 분야에만 천착할 수밖에 없어 인접 학문이나 산업계 동향을 폭넓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드문 편입니다. 미래에는 특히 신기술 창출과 성공을 위해 다양한 학문들의 융합이 필수적인데 아직은 초기 단계라 이와 관련한 데이터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2년 간 다른 분야와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더 큰 지적 호기심과 연구를 불러일으키는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해보고 싶습니다.

미래기술과 인프라

바이오헬스 산업의 세계시장은 매년 5% 이상 폭풍성장하고 있습니다. 2016년에 이미 시장 규모가 1조 8000억 달러(한화 약 2040조 원)를 넘어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 열린 CES에서는 AI·데이터·5G 등의 첨단 정보통신기술과 융합하는 바이오헬스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미래사회의 주요 트렌드로 떠올랐습니다. 차세대바이오단은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K-DNA)’ 프로젝트 본사업의 과기정통부 소관 분야 대응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차세대바이오단이 추진 중인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은 지난해 1단계 시범사업에 돌입했습니다. 2029년까지 100만 명 규모의 인체정보를 수집해 분석하는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은 조만간 범부처 사업으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될 예정인데요. 시범사업에서는 희귀질환자를 포함해 총 2만 명의 임상정보를 차세대염기서열분석 (NGS) 기술로 분석, 고품질의 인간 전장 유전체 데이터를 생산하고 개인정보를 알 수 없도록 비식별화한 뒤 폐쇄망을 통해 연구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입니다.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 전반의 기초가 될 사업이기 때문에 차세대바이오단 구성원 모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사업입니다.

Q다른 주요 사업들의 현황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

차세대바이오단은 미래지향적인 연구와 기반 구축이 가장 중요한 임무입니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사업들로 오믹스 분석을 포함한 공통기반기술, 차세대바이오 원천융합기술, 감염병대응, 생물소재 분야의 프로 젝트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7개 부처가 공동으로 지원하고 있는 포스트게놈유전체사업을 통해 유전체와 전사체, 단백체 등에서 이뤄낸 연구 성과들을 어떻게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며 후속사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와 연구장비 등 지역별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연구 자원들을 연구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선진화 사업도 올해 진행될 예정입니다.

Q향후 바이오헬스 연구개발 지원에서 보완되어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바이오헬스는 많은 기술과 자본이 필요한 산업입니다. 연구개발에 매우 긴 시간이 소요되고 비용도 막대해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가 희박한 가능성에 도전을 멈추지 않는 것은 성공했을 때의 천문학적인 편익과 파급효과 때문입니다. 고도로 숙련된 경험과 지식을 가진 연구자의 창업은 특히 바이오헬스 산업 활성화와 직결되는 부분입니다. 현재 연구현장의 창업 열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기술 기반의 창업 여건이 그리 녹녹치 않다고 보입니다. 이는 연구개발과 사업화의 연계, 그리고 이 과정에 필요한 역할 분담이 아직까지 잘 안 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조화를 개선하기 위해 기술창업을 국가 과제로 지원하는 방향에 대해서 검토해보고자 합니다.

대의를 위해

바이오헬스 분야의 국책연구사업은 연구자뿐만 아니라 병원, 의사, 환자, 기업,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관련된 사업입니다. 또한 오늘보다 내일을 준비하는 일인 만큼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과 협력을 고려하며 연구 과제를 기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요즘 관심 있게 보고 계신 책이 있으신가요?

물리학자이면서 유능한 경영인이기도 한 사피 바칼의 ‘룬샷’(Loon Shots)을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어떻게 전쟁과 질병, 불황의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패권을 잡게 되었는가를 설명하는 책입니다. 애플 같은 기업과 영화산업, 바이오테크의 성공뿐만 아니라 연구 분야에서도 어떤 연구가 성공하고 어떤 연구가 실패했는지를 자연과학적 관점에서 조망하고 있는데요. 창의성과 효율성이 조화를 이루는 혁신 조직에 대한 내용이 차세대바이오단장의 임무를 고민하는 제게도 많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대학 때 읽은 자크 모노의 ‘우연과 필연’도 최근 다시 읽게 되었는데 학생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분자생물학의 지식을 철학적으로 고찰하는 내용인데 생명 현상과 인간 사회의 원리를 연결하는 마지막 장의 내용이 특히 더 새롭게 다가오더군요.

Q끝으로 연구자와 웹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바이오헬스가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산업이 되리라는 기대감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바이오헬스는 특히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먹거리인 까닭에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고른 발전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바이오헬스 분야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높은 이때야말로 연구자들이 더욱 힘을 합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기입니다. 개별적이고 파편적인 연구에서 벗어나 대의를 위해 힘과 지혜를 모은다면 정부와 국민이 보내주고 있는 신뢰와 공감대를 더욱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About the Interviewee 오민규 차세대바이오단장

서울대학교 공업화학과를 졸업하고 UCLA에서 생물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세다스 시나이 메디컬센터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2004년부터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UIUC(일리노이대 어바나 샴페인) 식품공학과 방문교수를 지낸 바 있다. 한국생물공학회 학술이사와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 생물공학부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유전체 편집, 합성생물학, 오믹스 등의 도구를 활용해 산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미생물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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