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그림은 우리나라 여섯 개 대학의 QS 세계대학평가와 US News & World Report에서 진행한 연구력 평가결과를 보여준다. QS 평가결과를 보면, 2014-2019년 이후에는 우리대학들의 세계 순위가 거의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편 US News & World Report 결과는 오히려 해가 갈수록 그 순위가 계속 내려가고 있다. 왜 그럴까. QS평가의 경우 연구력 뿐 아니라 외국인 학생 비율, 외국인 교원 비율 등과 같은 다른 요소들도 포함되지만, US News & World Report의 경우 오로지 연구력만 평가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래 표는 2023년 US News and World Report의 전 세계 2165개 대학을 조사한 세계대학 연구력 평가 결과다. 서울대 129위, 성균관대 263위, KAIST 282위, 고려대 290위, 연세대 292위, 포항공대 409위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QS 평가 결과보다 순위가 한참 밑으로 내려가 있다. 그 이유는 표를 자세히 보면 명확히 나타난다. 표에는 13개의 평가지표와 배점, 그리고 각 대학의 지표별 등수가 적혀 있다. 우선 “global research reputation”과 “regional research reputation”을 보면 우리대학들의 등수가 나쁘지 않다. “publication”은 연구자 수가 많으면 많은 논문을 게재하게 되므로 진정한 연구력을 나타낸다고 볼 수 없다. 그렇지만 그 등수들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books”도 연구자 수에 비례하지만 우리대학들의 성적이 매우 나쁜 것을 볼 수 있다. 서울대학교의 경우 333등이며 다른 대학들도 성적이 참담하다. 논문을 나타내는 “publication”에 비하여 등수가 매우 낮은데, 이는 지난 20여년간 BK21사업에서 논문과 Impact Factor(IF)를 강조해 옴으로써 나타난 결과로 생각된다. 다행히 BK21 4단계에서는 책 출간을 장려하고 논문 수, IF와 같은 정량적 요소를 모두 없앴기 때문에 향후 책 출간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각 대학에서 게재한 논문들의 피인용 수를 나타내는 “total citations”의 우리 대학들의 성적은 world ranking에 비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total citations”를 각 대학에서 게재한 논문 수로 나눈 “normalized citation impact”는 그 성적이 참담하다. 서울대 749위, 고려대 924위 등 모든 대학이 700위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각 대학에서 인용되지 않는 논문들을 너무나 많이 양산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연구분야 별 최상위 10% 및 1% 피인용되는 논문 수를 나타내는 “number of publications that are among the 10% most cited” 및 “number of highly cited papers that are among the top 1% most cited”의 우리 대학 성적들도 그리 나쁘지 않다. 그러나 이를 각 대학의 논문 수로 나눈 “percentage of total publications that are among 10% most cited”와 “percentage of highly cited papers that are among the top 1% most cited”는 심지어 1000위대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국제공동연구를 통한 논문 수를 나타내는 “international collaboration”과 “percentage of total publications with international collaboration”은 두 지표 모두 포항공대를 제외하고는 우리대학들의 성적이 참담하다. 우리대학들의 해외대학 또는 연구소와의 국제공동연구가 매우 부족함을 알 수 있다.
- 2023년 US News and World Report, 세계대학 연구력 평가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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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에서 볼 수 있듯이, US News & World Report에서의 순위 하락은 우리대학에서 너무 많은 논문을 게재하는 데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는 많은 논문을 게재하는 연구자 우대정책에 기인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박사과정 학생들의 졸업요건으로 SCIE 등재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요건으로 말미암은 부실의심학술지로의 논문게재도 그 원인 중 하나로 생각된다. 그리고 대학의 승진임용 요건에서 저서 활동에 대한 평가절하도 원인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국제공동연구로의 방향 전환 부족도 큰 이유다. 대학 단독으로 쓴 논문에 비해 국제공동연구를 통한 논문의 피인용수가 몇 배가 됨은 주지의 사실이다. QS평가의 경우에도 세계대학평가는 교원당 논문의 피인용수를 따지는 반면 아시아대학평가는 논문당 피인용수를 따지게 되어 있어, 지나치게 많이 논문을 게재하는 것이 아시아대학 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