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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학술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재단의 선도적 활동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예정인데요. 대학에서 부실의심학술지에 의해 발생하는 연구업적평가, 논문 인센티브 등 주요 이슈를 예방하기 위한 대응모델을 개발해 정책연구를 추진합니다. 단과대학 차원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해 다른 대학에서도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11월에는 2024 연구윤리 포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연구 현장의 움직임도 이전과 사뭇 다릅니다. 대학과 학회에서도 건전한 학술생태계 조성을 위해 자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번 호에서는 외부 평가위원의 정성평가를 도입한 한양대 교원업적평가 제도 사례와 대한수학회의 자율적인 학술 활동 사례를 중점적으로 소개합니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연구업적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학의 연구력이 곧 경쟁력이라는 의미에서 비롯된 제도인데요. 하지만 논문의 질이 아닌 개수가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으며 제도 자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 대학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동료평가(피어리뷰)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는데요.
일반적으로 동료평가의 경우, 교수의 업적을 평가할 때 외부 교수들이 평가위원 일부로 참여합니다. 심사대상 교수가 속한 학과장은 임의로 국내 교수 위주의 외부 평가위원을 선정합니다. 때문에 익명성이 거의 보장되지 않을 뿐 아니라 교내 평가위원과 심사가 함께 이루어지기에 독자적인 평가 자체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죠.
한양대학교는 이런 공정성의 문제와 한계점을 인지하고 2019년부터 ‘정년보장 레퍼런스 심사제도(이하 레퍼런스 제도)’를 도입해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이미 미국에서는 다수의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제도로, 다만 한양대학교 역시 아직 연구업적평가에는 도입하지 않고 교수들에 대한 정년보장 심사를 진행할 때 활용하고 있는데요.
레퍼런스 제도는 심사 대상 교수의 대표업적 논문 3~5편을 외부의 시각에서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평가는 해외 유명 학술지의 편집위원, 국내외 타 대학의 교수 등 학과 및 본부 정년보장심사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선정한 총 5명 내외의 외부 평가위원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외부 평가위원은 평가 문항별로 A+부터 E까지 11개 구간으로 점수를 배정하고, 정성평가 내용을 기술하여 평가서를 제출하는데요. 레퍼런스 제도는 외부 평가위원의 독립적인 평가를 가능하게 하며 정성평가를 통해 질적인 평가를 끌어냅니다. 이를 통해 교수가 학계 및 산업계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을 공신력 있게 평가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 심사 대상 교원별 총 5인의 외부 Referee 선정 후 심사 요청
구분 | 2021 전반기 | 2021 후반기 | 2022 전반기 | 2022 후반기 | 2023 전반기 | 2023 후반기 | 2024 전반기 | 총계 |
---|---|---|---|---|---|---|---|---|
전체 외부 Referee | 125명 | 50명 | 190명 | 65명 | 145명 | 70명 | 140명 | 785명 |
해외 Referee | 32명 | 7명 | 17명 | 6명 | 11명 | 17명 | 30명 | 120명 |
해외 Referee 참여비율 | 26% | 14% | 9% | 9% | 8% | 24% | 21% | 15% |
학술단체에서도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자율적인 학술활동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대한수학회의 사례를 꼽을 수 있는데요. 수학연구 평가는 ‘피인용 횟수에 기반한 정량평가지표의 평가를 지양‘하고 연구성과의 질적지표 평가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연구평가에서 양적인 측면만 부각되는 건 개선의 여지가 있죠. 전 세계적으로도 과학자의 연구성과를 평가하는 방식이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인데요. 이에 대한 논의를 담은 대표적인 제안서로는 ‘연구 평가에 관한 샌프란시스코 선언(San Francisco Declaration on Research Assessment)*’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해당 선언은 연구비 책정, 고용, 승진 등 심사 시 IF와 같은 학술지 지표 사용을 제한하자는 내용을 포함해 연구기관 및 연구자들에게 구체적인 권고 사항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양적인 측면 외 연구의 질적인 측면을 평가 시 함께 고려하려는 연구계의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대학수학회는 학계에 종사하는 국내 연구자들이 이 선언에 동참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영문 약어로 DORA, 미국세포생물학회 연례회의에서 학술지 편집자와 출판인이 모여 만든 제안서로 ‘새로운 연구 평가 선언’이라 부른다.
뿐만 아니라 대한수학회는 건전한 학술생태계 조성을 위해 학회원들에게 ‘수학분야 권장학술지 목록’을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목록을 업데이트해 갈 계획인데요. 연구자들에게는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담을 학술지를 고르는 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만일 부실의심학술지(약탈적 학술지)에 논문을 출판하게 될 경우 학문적 품질 저하는 물론 신뢰성 손상, 리소스의 낭비, 피해 연구자의 부당한 대우 등 일련의 문제들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대한수학회의 활동은 학술지 선정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밖에도 대한수학회는 출판윤리에 대한 국제 학계의 현황과 이슈를 조사하고, 국내 학자들의 인식도 조사를 병행하면서 건전한 학술 생태계를 구축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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