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 인터뷰

초저전력 극미세 나노레이저 개발 박홍규 교수(고려대학교 물리학과)
작은 공간에 빛을 강하게 집속, 최소전력으로 구동할 수 있는 극미세 나노레이저가 개발됐습니다. 고려대 박홍규 교수 연구팀이 호주국립대 키브샤 교수와 공동연구로 새로운 공진(共振)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해 기존보다 천만 배 낮은 에너지로 발진시킬 수 있는 초저전력 나노레이저를 설계했습니다.
레이저가 소형화되면 부품인 공진기도 작아지는데, 작은 공진기에 빛을 얼마나 잘 집속시키는 지가 레이저의 성능을 좌우합니다. 이에 연구팀은 동작조건이 까다롭고 소형화에 한계가 있는 기존 방법 대신 여러 BIC*를 동시에 결합한 '슈퍼 BIC'를 고안했습니다. *BIC(Bound states in the continuum): 연속 스펙트럼 공간과 상호작용하지 않는 에너지 상태. 에너지의 품위값이 무한대로 발산하는 특징이 있다.
이와 함께 기판에 사각격자 구조를 만들고 격자구멍 간격을 1nm수준으로 미세하게 조정하면서 '슈퍼 BIC'레이저를 실험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레이저는 발진에 필요한 에너지인 문턱값이 기존 나노레이저에 비해 천 만 배까지 낮아졌습니다. 소모전력을 크게 낮출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에너지 손실이나 발열 문제에서 자유로운 초소형 광원으로서 나노레이저를 이용한 광소자 상용화를 앞당길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구자 Q&A 박홍규 교수 Q.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본 연구실은 중견연구지원사업 과제를 진행하면서 위상 상태의 다양한 나노광소자들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광학분야에서 가장 큰 이슈는 외부로 새어나가는 빛의 손실을 완벽히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이다. 특히 BIC의 위상 상태를 도입하여 독특한 나노구조에서 에너지 손실이  0이 되도록 만드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기존의 BIC는 이론상 무한대 크기의 구조에서 무한대의 품위값이 나타나지만, 실제로 유한한 크기의 레이저 소자를 만들게 되면 BIC의 특성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레이저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작은 공간 안에 레이저 빛을 강하게 속박시키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BIC가 아닌 다른 형태의 위상 상태를 연구할 필요가 있었다. Q.이번성과, 무엇이 다른가? '슈퍼 BIC'레이저는 위상공간에서 위상 전하들의 위치를 조절하며 고안된,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레이저이다. 작은 크기와 높은 품위값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최초의 위상상태 레이저이다. 본 연구에서 개발된 '슈퍼 BIC' 레이저는 문턱값이 1.47㎾/㎝2 인데, 이는 이전에 보고된 BIC 레이저와 비교해서 천 만 배까지 작아진 결과이다. 실험 품위값 또한 '슈퍼 BIC' 조건에 다다를때 7300 이상의 큰 값으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Q.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슈퍼 BIC'로 동작하는 나노레이저는 실용적인 초소형 광원으로서, 불필요한 에너지 손실이 없고 문턱값이 낮으며 발열 문제가 없어 레이저의 크기를 최소로 줄일 수 있기에 그 효용성이 매우 크다. 현재는 광펌핑을 통해 구현되지만, 향후 전기펌핑을 통해 구동된다면 초저전력의 궁극적인 광원으로서 실용화 될 수 있을 것이다. Q.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슈퍼 BIC' 레이저는 나노 단위의 정밀한 구조 제작이 필요하기 때문에 구조 제작이 쉽지 않다. '슈퍼 BIC' 레이저의 실질적인 활용을 위해서 격자 상수를 유연하고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잇는 신축성 있는 소자를 기반으로 한 레이저를 개발하고자 한다. 또한, 앞서 얘기한 전기 구동 '슈퍼 BIC' 레이저도 개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