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 인터뷰

인간 뇌 모사한 혈관-뇌 장벽 칩 개발 | 김홍남 박사(한국과학기술연구원
뇌로 이물질이 침입하는 것을 막는 혈관-뇌 장벽. 뇌 기능에 필수적인 물질만 출입을 허용하기에 뇌질환 치료제의 투과도 까다롭습니다. 때문에 치료제 후보물질들의 혈관-뇌 장벽 투과능 및 치료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혈관-뇌 장벽 등을 모사한 플랫폼이 필요한데요. 이 가운데 입체적인 장기 칩 형태로 혈관-뇌 장벽을 모사한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장기칩 : 특정 자기를 구성하는 세포를 플라스틱, 고무 등으로 제작된 칩 상에 배양하여 해당 장기의 특성과 기능을 모방하는 기술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김홍남·최낙원 박사, 서울대 이강원 교수 공동 연구팀이 건국대 나승열 교수와 협력하여 혈관-뇌 장벽을 모사한 체외 플랫폼을 선보인 것인데요. 연구팀은 혈관-뇌 장벽을 구성하는 3종 세포(뇌혈관 세포, 성상교세포, 혈관위주세포)를 하이드로겔 기반으로 공배양하여 실제와 유사한 혈관-뇌 장벽을 칩 상에 구현했습니다. 여기에 3차원 형태의 뇌 암세포를 함께 배양하여 실제와 유사한 암 미세환경이 모사된 뇌종양 모델을 구현했죠.
이를 통해 이들 3종 세포가 존재할 경우 뇌 암세포가 주변 조직으로 침윤하는 특성과 항암제에 대한 약물 저항성이 커지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나아가 혈관-뇌 장벽을 개방시키는 약물인 진토닌과 만니톨을 이용하여 일시적으로 혈관-뇌 장벽 비투과성 항암제의 전달 효과가 증대되는 것을 통해 이 모델을 검증하였습니다.
연구팀은 사람과 상이한 약물반을을 보일 수 있는 동물모델이나 실제 암 미세환경을 모사하기 어려운 암세포 단독 세포배양 모델보다 높은 신뢰도로 약물의 반응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이번 연구결과는 혈관-뇌 장벽 칩을 이용한 뇌종양 연구와 치료제 발굴, 효능 검사 등을 위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구자 Q&A | 김홍남박사 서수영연구원 | Q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동물 실험을 지양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실험동물을 대체할 수 있는 3차원 기반의 장기 칩 개발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이 계속해서 커졌다. 그 중에서도 뇌 질환 치료제 개발 단계에서 사용 될 수 있는 뇌혈관 모사플랫폼 개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는데, 뇌혈관의 장벽 기능이 뇌조직으로의 약물 전단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기대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뇌 질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치매와 같은 뇌 질환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자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 Q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그동안 개발된 뇌 암 칩의 경우 뇌조직의 핵심이며, 약물 전달에 필수 고려 요인인이 혈관-뇌 장벽을 모사하지 않았다. 그리고 여러종류의 세포가 같이 섞인 형태로 존재하여 암세포만을 독립적으로 분리하여 분석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번 연구에서는 실제와 같은 혈관-뇌 장벽을 구현한 환경에서 암세포의 침윤 특성과 약물 저항성이 커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암 세포만을 독립적으로 분리하여 유전자 발현 등을 분석하여 침윤 및 약물 저항성과 관련된 기전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혈관-뇌 장벽을 개방할 수 잇는 물질들(만니톨, 진토닌)을 함께 사용하여 혈관-뇌 장벽을 개방함으로써 혈관-뇌장벽 비투과성 약물의 전달 효과가 향상되는 것을 칩 상에서 확인하였다. | Q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A 실제 해당 플랫폼이 실용화된다면 병원에서는 환자의 맞춤형 치료제 발굴에, 연구기관이나 제약 회사에서는 개발 중인 치료제의 효능 예측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실용화를 위해서는 칩의 제작 단계를 단순화 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high-throughput screening*이 가능하도록 칩의 디자인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 High-throughput screening(HTS) : 동시에 다수의 물질에 대한 분석을 고속으로 수행할 수 있는 고효율의 물질 탐색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