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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현장탐방

“승객에서 운전자로” 디자인씽킹이 이끄는 융합연구

인제대학교 디자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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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 간 융합에서 종속변수로 여겨져온

디자인이 다학제간 협력의 새로운 리더가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디자인 특유의 사용자 중심 사고와 공감능력으로 U-헬스케어 산업의 새 판을 짜고 있는 인제대학교 디자인연구소를 찾았다.

인간 지향의 과학적 디자인

인제대 디자인연구소는 명예로운, 또 한 편으론 책임감이 무거워지는 2개의 타이틀을 보유 중이다. 예체능 분야에서 ‘최초’로 선정된, 또한 ‘유일’하게 재선정된 중점연구소란 사실이다.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중점연구소는 대학에 특성화·전문화된 연구거점을 육성하고 신진 연구인력을 육성하는 사업이다.

올해로 18년째를 맞고 있는 인제대학교 디자인연구소의 역사는 의과대학으로 출발한 인제대학교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인제대학교는 1997년 디자인학부를 설립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조형 위주가 아닌 사용자 중심의 과학적 디자인 교육을 실천하는데 주력하였다.

2000년 설립된 인제대학교 디자인연구소도 국내 종합병원 중 최초로 인제대학교 백병원 원내에 설치한 디자인실이 기반이 되었으며, 디자인 분야 최초로 중점연구소 지원 사업에 선정된 것도 이런 차별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백진경 인제대 디자인연구소 소장은 “2002년 예체능 계열 중 처음으로 DID(Digital Interaction Design)를 주제로 선정된 데 이어, 2011년 UHD(Integrated u-Healthcare Design)를 연구주제로 재선정될 당시에도 디자인 분야 유일의 중점연구소로 학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면서 “기술과 제품의 마무리 정도로 여겨져 온 디자인이 융합연구와 사회문제 해결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해 온 시간”이라고 말한다.

인제대 디자인연구소

백진경 인제대 디자인연구소 소장

특히 2002년 첫 중점연구소 선정은 당시로서는 일반적이지 않던 ‘인간 지향의 과학적 디자인’이라는 DID(Digital Interaction Design)의 실험을 외부세계로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부상하던 정보통신 환경과 디자인의 상호작용을 연구주제로 삼은 DID는 경영학, 통계학, 심리학, 철학, 보건학, 정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력을 흡수하며 자연스럽게 디자인 중심의 융합연구 방식을 체득하게 된다.

융합연구 이끄는 사용자 중심 공감능력

처음에는 외부에서 디자인이 왜 이런 연구를 주도하는지 의문을 가진 분들이 많았습니다. 서로 다른 학문적 배경을 가진 분들이 모여 함께 연구를 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았고요.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서로의 분야를 함께 공부하고 논문을 쓰고 가시적인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협력하면서 조금씩 연구의 지평을 넓혀갔습니다.

백 소장은 ‘사용자 편의에 대한 끊임없는 고려’와 ‘공감능력’이란 디자인의 덕목이 각기 다른 학문 분야를 이해하고 조율하는 융합연구에서도 큰 힘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런 통합적인 특성을 바탕으로 여러 학문을 거중조정하는 데 주력한 인제대학교 디자인연구소는 논문집과 세미나집 출간을 통해 인접 학문분야와의 다양한 협력연구 사례를 제시하며 디자인의 새로운 학문적 기초를 정립해 갔다.

각기 다른 학문 분야를 이해하고 조율하는 융합연구

인제대학교 디자인연구소는 이러한 디자인 환경의 주도적인 변화를 바탕으로 2011년 당시로선 생소하던 의료산업과 디자인을 결합한 통합형 u헬스케어디자인 ‘UHD(Integrated u-Healthcare Design)’를 개척하기에 이른다.

사용자중심 상호작용이란 융합연구에서 시작해 인간의 생활과 직결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2020년까지 9년간 지속될 UHD 연구에는 현재 인제대학교 내에서 7명의 디자인전공 교수 외에도 의학, 체육학, 디자인심리, 정치학전공의 연구진과 Rutgers University의 Health Informatics 전공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u-Healthcare Design은 사용자(user), 유니버설(universal), 유비쿼터스(ubiquitous)를 포괄하는 광의의 디자인입니다. 사용자 중심 공간구성이나 의료기기 디자인뿐만 아니라 다학제 간의 융합을 통해 환자·의료진·보호자, 치료·예방·관리, 병원시설·기기·정보 등 의료환경 전반의 총체적인 변화를 꾀하는 것이지요.

이에 따라 2012년 헬스케어서비스디자인 연계전공을 개설한 인제대학교 디자인연구소는 국내 의료산업의 고부가가치화뿐만 아니라 특성화된 헬스케어디자인 전문인력 양성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됐다.

헬스케어서비스디자인 연계전공은 디자인, 경영, 보건행정, 의용공학이 결합된 초융합연계전공으 로 이제까지 88명의 전문인력을 배출하였다.

또한 2013년에는 의학계와 디자인계를 중심으로 한 헬스케어디자인학회를 설립하는데 디자인계 대표로 참여하여 학회를 이끌고 있다. 더욱 폭넓은 연구주제를 수렴하며 <JIDR(Journal of Integrated Design Research)>로 명칭을 변경한 디자인연구소 발행 학술지는 한국연구재단의 등재학술지로 디자인을 토대로 한 학제 간 융합연구 성과를 해외에까지 전파 중이다.

백진경 인제대학교 디자인연구소 소장은 “지금까지의 경험자산과 네트워크들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중점연구소 이후의 자립화 방안도 고민 중”이라며 “우리가 디자인의 새 길을 내고 있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더욱 발전적인 융합연구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연구재단에 등재된 디자인연구소 발행 학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