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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게재를 예방하기 위한 연구윤리

사례로 알아보는 연구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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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가 정직하고 책임 있는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지켜야 할 원칙이나 행동 양식을 ‘연구 윤리’라고 하는데요. 연구윤리 주제가 워낙 광범위하다보니 개별 연구자나 대학 및 연구기관은 이에 대한 크고 작은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연구재단은 매월 발행되는 웹진을 통해 연구윤리에 대한 고민들을 해소하고자 합니다.

웹진 7월호에서는 중복게재를 예방하기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연구윤리를 소개합니다.

사례1

연구책임자로 참여한 연구과제
보고서를 기초로 하여 박사학위 논문의
작성이 가능할까?

A

연구책임자로 참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다음의 사항을 유의하여야 한다. 첫째, 연구보고서의 재사용, 재출판 등이 가능한지 확인이 필요하다. 국가 또는 자체 연구기관의 연구 결과 활용과 관련한 규정 및 협약 내용 등에서 사용 가능한 과제여야 한다. 둘째, 저자자격(authorship)의 문제다. 연구보고서의 내용 중에서 자신이 기여한 내용을 재사용하면서 출처를 표시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실제로 기여하지 않은 내용을 학위논문에 적절하게 출처를 밝히지 않고 사용한다면 이는 표절이나 저작권 위반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작자격을 갖춘 상태에서 논문의 작성이 가능한 상태에서도 연구보고서의 대부분을 사용하였을 경우, 새로운 연구 결과로서의 가치를 가지지 못할 경우 중복출판 및 자기표절에 포함될 수 있다. 반면 연구보고서의 일부만을 인용하여 활용하고 추가 연구를 통하여 학술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새로운 내용이 포함될 경우 학위논문으로의 작성이 가능하다.

사례2

국내 학술지에 출판한 논문에서의 실험
데이터를 이용하여 해외 저널에 후속
논문을 출판한 A연구원. 해외 저널에
국내 논문의 실험 데이터를 활용한
사실을 밝히지 않았을 경우,
중복게재일까?

A

중복게재에 대한 판단 기준은 학문 분야나 학술지마다 다소의 편차가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사항은 투고 논문에 이미 발표된 자신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중요한 데이터를 사용했을 경우 반드시 출처를 표시해야 하며, 중복게재에 해당되는지의 여부가 모호할 때는 투고할 때부터 관련된 선행 연구물을 투고 논문과 함께 해당 학술지의 편집인에게 알려 확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이 국내 학술지 논문과 뚜렷한 차이가 있다하더라도 이에 대한 출처표시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옳다.

위 사례의 경우, 중복게재에 대한 판단 여부는 전적으로 해당 학술지의 편집위원회에서 최종 판단하므로 논문을 게재한 외국 학술지 편집인에게 연락하여 중복 사용한 데이터에 대한 출처표시가 누락된 점을 밝히고 논문 수정(사안의 중대성에 따라서는 논문 철회)을 요청하는 것이 적절하다.

사례3

연구기관에 소속된 연구원 B는 본인이
작성한 연구보고서를 일부 수정하여
학술지 논문으로 재출판할 수 있을까?

A

중복게재를 피하려면 자신의 학술적 저작물을 인지할 수 없는 다른 독자군을 위해 일차 출판물(이 경우에는 연구보고서)의 발행인(또는 편집인)과 이차 출판물(이 경우에는 학술지) 편집인 양자의 동의를 받아 출처를 밝히고 게재하여야 한다. 위 사례에서 기관 내 연구보고서와 학술지의 독자는 일부 겹치기는 하겠지만 구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소속 기관으로부터 동의를 확보한 이후, 연구보고서를 출처로 표기하고 논문을 투고하고, 학술지의 정상적인 심사과정을 거쳐 출판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만약 기관에서의 연구보고서의 외부 재출판 관련 가이드가 없다면, 기관에서는 이에 대한 지침 등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연구 성과의 개별 인정 기준 등도 제정하여 연구자에게 안내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동일한 연구 결과를 가지고 복수의 연구 성과가 생긴 경우에는, 보다 이득이 되는 연구 성과를 선택하여 사용하거나 복수의 연구 성과 모두를 기록하여야 할 때는 연구의 선후 관계나 중복출판, 2차출판 정보를 함께 표기함으로써 연구 성과가 중복으로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여야 한다.

사례4

A와 B라는 실험 데이터로 각각 논문을
출판한 후, A와 B의 연계성을 주제로
하는 신규 C논문 출판은 중복게재일까?

A

A와 B 각각의 학술지 저널의 실험 데이터를 활용하여 새로운 연구 결과로서의 가치를 가진 C논문 출판은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중복게재 문제의 소지를 예방하고 신규 논문이 새로운 연구결과로서의 가치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

첫째, A와 B의 논문에 있는 내용과 데이터를 C논문에서 재수록할 경우 인용 및 출처표시를 해야 하며, 논문의 제출 시 해당 학회에 C논문의 배경과 연구의 목적을 충분히 알려야 한다. 둘째, 위 과정을 통해 이전 연구 결과물의 정당한 사용을 했다 하더라도 새로운 연구 결과가 부족하면서 A와 B의 지나친 재사용이 있다면 중복게재에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C논문이 가치를 지니려면 A와 B논문의 지나친 재사용과 유사성을 제거하고, 신규 연구 성과로서의 독창성을 지닐 수 있도록 논문을 작성해야 한다.

사례5

국내 학술지에 영문으로 출판한 논문을
몇 년 후 해외 학술지에 동일한 내용의
논문으로 게재한 D연구원. D연구원은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가?

A

해외 학술지에 동일한 내용의 영문 논문으로 다시 게재하면서 선행 논문인 국내 학술지에 대한 출처표기를 하지 않았고, 국내 학술지 편집인에게 동일한 연구 내용의 후속 출판에 대한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면 이는 명백한 동종언어 간의 이중게재이다.

연구자가 소속된 기관에서 이중게재로 판단을 했다면, 두 논문이 발표된 학술지에 통보하고 그 학술지에서 논문 철회 혹은 수정 조치를 결정하게 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는 연구자가 논문을 철회했는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진행되어야 한다.

사례6

사회과학연구에서 동일한 연구 모형을
수립한 후, 한국과 미국 데이터로 결과를 분리하여 각각 한국과 미국에
출판하고자 하는 E연구원.
이 경우 문제가 될까?

A

유사한 내용을 단순히 언어를 달리하여 출처 표시없이 중복으로 출판하거나 자신의 연구 결과를 재사용함에 있어 관련 지침이나 허용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는 중복게재에 해당될 수 있다.

본 사례의 경우, 비록 연구 모형이 동일하더라도 두 개의 논문이 모두 별개의 연구 논문으로서의 가치를 가지도록 상이한 데이터와 그에 대한 차별화될 수 있는 해석이나 결론이 있다면 중복게재의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물론 이때 사용된 동일 연구 모형에 대해서는 나중에 출판하는 논문에서 선행 논문에 대하여 출처를 밝혀야 한다.

사례7

학술대회에서 포스터 발표한 내용을
심화하여 학술지 논문으로 출판하는 것은 중복게재일까?

A

포스터와 논문은 연구 성과의 발표 과정이라는 의미는 동일하지만 연구 성과를 전달하고자 하는 방식이나 온전함 등에서 차이가 있다. 포스터 보다는 논문에서 더 완성된 연구 결과를 포함하게 되는데, 보통 포스터 발표가 선행되고 출처를 밝힌 후 정식 논문으로서의 행태를 갖추고 학술지 논문으로 완성하여 출판한 경우가 많다. 이는 포스터 논문을 기반으로 하여 심화시키고, 미처 담지 못한 연구 성과를 더해가는 연구의 심화 과정으로서 중복게재와는 뚜렷하게 구분된다.

국제의학학술지 편집인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중복게재 부문에서 ‘전문 학회에서 포스터 발표 등 예비보고를 한 결과를 완성시킨 논문은 중복게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표기하고 있다. 다만 포스터 발표에서 연구 데이터의 핵심 자료를 포함시킨 이후, 출처표기 없이 논문으로 작성하여 투고했다면 연구 데이터에서의 중복게재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투고자는 후속 논문에서 포스터 발표 사실을 밝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유명 과학 관련 저널들에서도 출판 전 관련 자료를 학회나 동료 간에 발표 또는 논의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으나 매체와의 접촉은 유의하도록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