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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

인문도시 군산의 숨겨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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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며
여름의 열기가 사그라들고 있습니다.

여름과 가을 사이, 모처럼 천천히 걸으며 군산으로 시간 여행 어떠세요?

군산은 ‘온 나라에 흉년이 들어도 이곳 농사만 잘되면 큰 걱정이 없다.’라고 할 정도로 예부터 쌀이 풍부한 곳입니다. 하지만 바로 이 쌀 때문에 가슴 시린 역사의 길을 걷게 되었죠. 섬나라로 쌀이 부족했던 일본은 군산을 쌀 수탈지로 점찍고 그들의 흔적을 군산 곳곳에 남겨두었습니다.

오늘은 그 흔적을 시작으로 군산 곳곳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픔의 기억이 머무는 곳, 근대미술관

군산항 부근에 자리한 근대미술관은 원래 일본 나가사키에 본사를 두고 있던 일본 18은행의 지방은행이었습니다.

군산에는 1907년에 조선에서 일곱 번째 지점으로 건립되었는데요. 일본의 은행 설립 속내는 쌀을 일본으로 반출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토지를 강매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이곳은 광복 이후 대한통운의 지점으로 사용되다 2008년 2월 28일에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며 보수 및 복원 후 지금은 근대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본관에는 군산 및 전라북도 출신의 예술가들이 분기마다 다양한 주제로 기획전을 열고요. 금고동에는 안중근 의사 기념 전시관과 일제강점기 때 사용했던 대형금고가 전시되어있습니다. 또, 관리동에는 근대역사경관지구 조성 사업을 통해 수집된 근대건축 부재들이 전시되어있어 당대 건축양식들을 엿볼 수 있죠.

일본의 수탈 흔적은 근대미술관 외에 채만식문학관에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채만식 작가는 소설 ‘탁류’를 통해 일제강점기 시절 군산의 모습을 그렸는데요. 금강 변에 자리한 채만식 문학관에서 채만식 작가의 삶의 여정 또한 느껴보면 좋겠습니다.

승리의 미소가 만개한 곳, 진포해양공원

군산과 일본의 악연은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일본의 해적 집단은 고려 시절부터 오랫동안 백성들을 괴롭혀 오고 있었는데요. 지금으로부터 626년 전, 금강 하구에 있는 진포로 침입해 온 왜선 500여 척을 고려의 최무선 장군이 우리나라 최초로 화포를 이용해 물리친 전투가 바로 진포대첩입니다.

진포해양공원은 이 진포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되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과 자긍심을 전달할 수 있는 현장인데요. 진포대첩 전투 현장이었던 진포 내항 일대에 육해공군의 퇴역장비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현재 전함과 자주포 등 총 13종류, 16대의 군장비를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과거를 딛고 더 높이 서는 곳, 여미랑

이번에는 아픈 일제강점기의 역사와 현재를 잇는 여미랑을 찾아가 보겠습니다.

여미랑은 일제강점기 시절 군산의 월명동에 조성되었던 일본식 가옥을 복원해 만들어진 숙박체험관인데요. 나라를 잃고 서러웠던 시대의 아픔을 되새길 목적으로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현재 게스트하우스, 투룸 펜션, 2인실, 원룸 펜션 등의 형태로 숙박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바리스타가 직접 내린 향긋한 커피도 맛볼 수 있습니다. 군산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온 이들에게 잠드는 순간까지도 일제의 역사를 기억하며 오늘을 살아갈 힘과 교훈을 찾게 하는 여미랑. 방문하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든든히 다져줍니다.

여미랑에서 나와 부근 작은 골목을 거닐자면 1998년에 개봉해 인기를 끌었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가 눈앞에 나타납니다.

초원사진관은 원래 사진관이 아닌 차고였는데요. 영화 촬영을 위해 초원사진관으로 개조되어 사용되었다가 지금은 관광객들이 관람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초원사진관으로 개조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새로 생긴 사진관인 줄 알고 찾아오는 경우도 많았는데요. 극중 가족사진을 찍는 이들 가운데 일부는 엑스트라가 아닌 실제 방문객들이라고 합니다.

예부터 아름다운 그곳, 은파호수공원

해 질 녘 물결이 반짝이는 모습이 아름다워 ‘은파’라 불리게 된 은파호수 공원은 고산자 김정호 선생의 대동여지도에도 표시되어 있을 정도로 역사가 깊은 곳입니다. 오늘날에는 애기바우, 중바우, 개바우 설화를 배경으로 만든 물빛다리와 오색찬란한 음악분수를 설치해 현대적인 묘비를 더하고 있죠.

주변에는 벚꽃 산책로, 인라인스케이트장, 수변무대, 연꽃 자생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조성되어 군산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되었고요. ‘전국 100대 관광명소’로도 선정되었습니다. 은파관광지 근처에 있는 군산대학교 박물관에서는 선사시대에서 역사시대에 이르는 300여 점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으니 함께 즐기면 더욱 좋겠죠?

시간의 흔적들이 남아있는 군산!

지나간 세월에 푹 젖어들고 싶다면 군산으로 지금, 떠나보세요.

출처
  • 자료출처

    한국연구재단 인문도시사업'군산'

  • 내용출처

    한국연구재단 인문공감 블로그

  • 이미지출처

    군산시청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