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배경
멀지만 가까운 질병, 암. 국내 신규 암등록 환자 수는 2009년 이래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전국 27만 4,190명을 기록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암환자들은 암을 이겨내기 위해 투병중에 있다. 전세계 의료진들은 암을 물리치기 위해 1세대 암치료제(화학항암제), 2세대 암치료제(표적항암제), 3세대 암치료제(면역항암제)까지 발전시켜왔다. 더욱이 면역항암제의 원리를 규명한 두 명의 과학자가 2018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면역항암제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연구내용
면역치료는 외부의 적과 싸우는 면역 세포를 이용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암세포를 공격하여 사멸시키는 *세포독성T세포의 경우, 오히려 암세포 및 주변의 다른 세포에 의해 공격 능력이 약해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면역관문억제제’가 개발되어 세포독성T세포의 본래 기능을 되살릴 수 있지만, 일부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그 한계점의 원인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면역반응이 억제된 종양미세환경이다. 특히, M2 종양관련 대식세포는 종양미세환경에서 면역역제환경을 만들어 암의 성장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연구팀은 암세포 주변에 나노입자(M1NV, M1대식세포 유래 nanovesicle)를 주입해 M2대식세포와 조절T세포를 제거함으로써 세포독성T세포의 활성이 억제되지 않도록 유도했다. 이 나노입자는 면역을 유도하는 M1대식세포 유래물질로, 이를 면역관문억제제(PD-L1 항체)와 함께 암에 걸린 동물에 주사하면 암 조직에서 M2대식세포와 조절T세포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T세포의 활성도 크게 향상되었다. 특히 PD·L1 항체를 단독으로 사용할 때보다 암 조직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세포독성T세포 : 암세포를 죽이는 면역 관련 림프구.
PD-L1 : 암세포의 표면에 있는 단백질. 세포독성T세포의 PD-1과 결합하여 암 공격 활성을 저하시킨다.
대식세포 : 동물 체내 모든 조직에 분포하여 침입한 세균, 바이러스 등을 잡아먹는 면역세포.
연구팀은 사이토카인(종양괴사인자 및 인터페론)에 의해 인터루킨-32라는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바이러스 제거에 직접 관여하는 일련의 작용원리를 발견했다. 인터루킨-32는 기존에 사이토카인의 일종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세포외부로 분비되는 기존의 사이토카인들과는 달리 간세포 내부에서 신호 전달을 조절함으로써 직접 바이러스를 제거한다는 것을 새롭게 발견함으로써 인터루킨-32가 간세포에서는 사이토카인이 아닌 강력한 항바이러스 단백질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종양미세환경에서 M1NV 주사가
면역관문억제제의 효과를 증진하는
치료기전
왼쪽그림1NV이 투여되지 않고 PD-L1 항체만을 투여했을 때
왼쪽그림M1NV과 면역관문억제제(PD-L1 항체)가 모두 투여되었을 때, M1대식세포와 T세포의 상호작용이 암 성장 억제에 시너지 효과를 보여 면역관문억제제의 치료효과를 높인다.
핵심성과
면역관문억제제가 소수의 환자들에게만 치료효과를 보인다는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M1 대식세포 유래 나노입자인 M1NV를 통해 종양미세환경을 암 성장에 비친화적인 환경으로 바꾸었고, 이로 인해 세포독성 T세포의 암세포 공격 활성이 높아져서 면역관문억제제의 치료효과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암세포와 M2 대식세포에서 M1NV의 섭취 비율을 비교한 결과, 암세포(12%)보다 M2 종양 관련 대식세포(80.4%)에 M1NV가 더 많이 포식되었다.
암이 걸린 쥐에 M1NV와 면역관문억제제(PD-L1 항체)를 함께 투여했을 때 각각 하나씩 투여했을 때보다 암 성장이 크게 억제됐다.
활용방안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나노베시클은 환자 유래의 세포를 사용해 만들 수 있으므로 실제 환자를 위한 임상연구로 연계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 상업화된 면역관문억제제의 효능을 더욱 높여서 암 환자의 완치율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