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월호 포커스 人

인공지능의 시대, 연구지원도 지능화돼야

한국연구재단 최영완 ICT·융합연구단장(중앙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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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CES 2020은 인공지능으로 시작해 인공지능으로 막을 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전과 정보통신, 모빌리티, 바이오헬스, 스마트팜까지 거의 모든 산업 영역에서 AI를 앞세운 제품과 솔루션이 등장했습니다. ‘일상 속의 AI’라는 슬로건처럼 예상보다 빠른 인공지능 시대를 전 세계인 모두가 피부로 실감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느새 일상 속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는 AI 기반 융합기술은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책임지고 있는 R&D 생태계에서도 큰 화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최영완 ICT·융합연구단장과 함께 인공지능 시대의 연구지원 방향 및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AI 관심 고조, 과제도 대폭 확대

최영완 ICT·융합연구단장은 전기·전자·통신·컴퓨터·소프트웨어 등의 ICT 분야와 함께 정보·기술, 바이오·의료, 에너지·환경, 산업기술 등 다양한 학제 간 융합연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가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AI와 5G, 데이터산업 등을 망라하는 분야인 만큼 최 단장과 동료들 역시 여느 때보다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Q인공지능이 ICT·융합연구단에서 주관하고 있는 분야인 만큼 일도 많이 늘어나셨을 듯한데요.

AI가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어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국가연구개발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관련 기술과 융합 서비스 개발에 대한 지원이 계속해서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초연구실 지원의 경우 과제 수가 전년 대비 4배가량 늘어났고 유형도 3개로 더욱 세분화돼 연구지원과 관리를 맡고 있는 연구재단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Q연구 현장에서도 인공지능이 큰 화두가 되고 있는지요?

올해 CES는 향후 10년간 AI, IoT, 5G 등의 광범위한 기술 융합을 통해 인류 생활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지능화된 서비스가 제공되리라 예고하고 있는데요. 학계 역시 관련 기술을 이용한 연구 아이디어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큰 흐름은 과제 평가 시에 보다 분명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Q인공지능과 관련한 최근의 경향이 과제 선정과 평가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이용한 연구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적인 지표는 될 수 없습니다. 그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여전히 창의성입니다. 신기술을 이용해 과거의 연구를 좀 더 발전시키겠다는 식의 쉬운 접근방식보다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도전적인 시도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ICT 경쟁력이 곧 AI 경쟁력

각국 정부와 다국적 기업 등에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는 매킨지 사는 2017년 다보스 포럼에서 AI의 파급효과에 관한 예측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AI를 기반으로 한 4차산업혁명 시대의 글로벌 생산성이 정보통신 기술에 따른 3차산업혁명 시대의 0.6%보다 두 배 높은 1.2% 이상으로 향상될 것이란 보고서입니다. 최 단장은 이런 큰 변화가 ICT 강국인 우리나라에게 또 다른 호기로 작용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QICT 분야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계신 만큼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관심이 크실 텐데요?

최근 CES에서 볼 수 있듯이 사물이 연결되는 지능화 사회는 가깝고도 당연한 미래입니다. 또한 이런 전망 속에서 향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AI 생태계 조성이 해외에 뒤처지고 있는 데 대해 우려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시각을 달리해 보지요. 모든 것이 연결되는 지능화 사회가 가속화 되려면 먼저 대규모로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프로세서와 메모리, 센서 등의 하드웨어와 이를 결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반도체와 5G 등의 적용과 통합 기술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만큼 4차산업혁명 시대가 분명 호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Q인공지능 시대 역시 ICT 인프라가 중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습니다. 일본이 소재강국인 것처럼 우리나라는 ICT 분야의 강국입니다. 비록 메모리 기반이긴 하지만 지능화 시대의 필수 인프라인 반도체와 정보통신 분야의 원천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왔기 때문에 미래가 밝다고 여겨집니다.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가 아직 확보하고 있지 못한 AI 엔진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균형 있게 발전이 이뤄진다면 현재보다 더 강력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Q새로운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관련 R&D를 관장하는 연구단의 역할도 클 듯합니다.

기초원천기술을 확보하고자 하는 정부의 인식과 노력이 배가되고 있는 만큼 연구단에서도 기존의 경쟁력 유지에 필수적인 기초원천 연구와 함께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과제 기획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시민들의 생활에서 실제로 응용될 수 있는 융합과제들을 계속해서 발굴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지원체계의 자율성이 필요해

최근 정부는 사회 전 분야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AI 시대를 열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과 5G, 데이터산업 관련 연구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방침도 함께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AI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융합산업과 서비스 발굴에 앞장설 계획입니다. 이른바 ‘AI+X’ 프로젝트입니다. X는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QICT와 함께 연구단의 또 다른 큰 축인 융합연구 발굴과 관련해 주목하고 계신 바가 있다면?

융합은 어떻게 보면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물리학 기초연구가 전자공학이란 새로운 학문을 탄생시킨 것처럼 특별한 목적성에 기초해 다양한 지식들이 모이고 쌓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융합이 일어나게 됩니다. 목적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시스템과 제품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요소를 통합해나가는 융합이 있고, 또 다른 하나는 기존에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은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나가는 초학문적 융합입니다. 이에 따라 우선 인공지능 혹은 4차산업혁명 기술의 실제 응용을 위해서는 목적이 확실한 다학제적 융합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전례가 없던 새로운 융합을 위해서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방식의 새롭고 다양한 융합연구 과제도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Q융합연구 분야의 혁신을 위해 계획하고 계신 바를 좀 더 말씀해주세요.

ICT 분야의 원천기술 연구 이상으로 중요한 부분이 융합연구 활성화입니다. 실제로 국민이 체감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기술 또는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는 분야이지요. 앞에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 말씀드린 것처럼 융합연구는 덧셈이 아니라 곱셈의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패의 가능성도 있지만 성공한다면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목적 지향적인 융합이기보다 목표가 불확실한 경우가 많아 가시적인 성과를 낳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학문의 차이는 존중하되, 공동의 목표에 대한 평가를 강화해 융합연구의 내실화를 기하려 하고 있습니다.

QICT·융합연구단장으로서의 어려움과 보람을 꼽아주신다면?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의 R&D 예산이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연구재단이 관리해야 하는 과제도 큰 폭으로 늘어났습니다. 어려운 점은 이렇게 제 전공분야를 넘어서는 다양하고 많은 과제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입니다. 또 잠시 떠나온 연구실과 학생에 대한 걱정도 크지요. 반대로 그런 어려움이 좋은 경험이자 보람이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들을 잘 관리해서 제가 속한 연구자 사회에 조금이라도 더 합리적이고 공정한 평가시스템을 제공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것이 보람입니다.

Q단장 부임 전 여러 차례 전문위원을 역임하시며 이미 연구재단에 대한 이해가 깊으셨으리라 여겨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장으로 일하시며 새롭게 보고 느끼시는 점들이 있으실 듯합니다. 끝으로 재단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오래 전부터 지원사업의 수혜자로, 또 PM의 한 사람으로 연구재단과 오랜 인연을 맺어왔습니다. 그리고 연구재단과 유사한 다른 많은 기관에도 몸을 담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연구재단이 규모와 수준 모두에서 명실 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연구지원 기관이 분명하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국가 R&D의 패러다임이 정부 중심에서 연구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와중에도 여전히 연구재단의 자율성이 확보되고 있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점점 더 지능화하는 미래사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구자의 자기주도성뿐만 아니라 연구지원기관의 자기주도적인 의사결정 권한 역시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정부의 전향적인 관심이 필요하지만, 재단 구성원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더해진다면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의 처음이자 끝인 R&D의 미래에 더 큰 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About the interview

최영완 ICT·융합연구단장

집적광학을 이용한 초고감도 센서 분야의 전문가로 고신뢰도 분자감지 기술의 혁신과 융합에 힘쓰고 있다.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버팔로 대학에서 전기 및 컴퓨터, 화합물반도체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거쳐 중앙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로 일하고 있으며 한국연구재단 전자정보단 전문위원, 전자정보·융합연구단 전문위원, 중앙대 창의ICT공과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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