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의 노트북에서도 증거가 될 만한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마침 A씨의 메일함이 열려 있었다고 하는데요. A씨가 자취를 감추기 전, 한 학술지가 A씨에게 지속적으로 보낸 메일이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A 연구원님.
지난번 보내드린 메일에 답장이 없으셔서 다시 한번 연락드렸습니다.
저희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하시면 엄격한 동료 심사 없이 유료로 신속하게 논문을 게재할 수 있습니다.
최근 독일에서 명품 세미나 강연으로 유명하신 과학자 J.Famous 교수님께서 저희 학술지 편집위원으로 오실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지난번 드린 자료에 나와 있듯 저희 학술지의 영향력 지수는 상당한 수준입니다.
저희 네이처사이언스에 논문을 투고하시는 건 귀하에게도 매우 좋은 경험이 되실 겁니다.
국제한림원연합회는 부실의심학술지의 주요 특징으로 다섯 가지를 들고 있는데요(IAP, 2022). 놀랍게도 A씨에게 메일을 보낸 학술지는 부실의심학술지의 특징을 띱니다.
부실의심학술지의 5대 특징 1)
- 엄격한 동료심사 없이 유료로 신속하게 논문을 게재할 수 있다.
- 저명한 과학자가 해당 학술지의 편집위원인 것처럼 가장한다.
- 사기성 학술지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 IF) 등을 활용한다.
- 학술지 타이틀이 정통적인 학술지 명칭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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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학술지에 논문 투고를 부추기는 이메일을 적극적으로 발송한다.
A씨 말고도 많은 연구자들이 학술지가 보낸 메일을 받았다고 제보했다는데요. A씨가 받은 메일처럼 부실의심학술지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메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메일 또한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 국제한림원연합회는 부실의심학술지의 약탈적 사기 행위가 계속 진화하여, 부실의심학술지와 일반적 학술지 간의 구분이나 경계가 점점 어려워지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IAP,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