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문사회분야 교육 현장에서 학문후속세대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대학 교육에서 이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인문사회분야에서는 박사과정․수료생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미비하다는 제도적 한계와 우수인력의 타지역 유출 등으로 인해 지방대학 박사과정생이 감소하는 지역적 한계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인문사회분야 박사과정생 육성을 위한 사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1)
인문사회분야에서 학술연구를 진행하고 교육하고 있는 여러 주체들은 인문사회분야의 중요성과 학문적 특성을 고려한 학술연구를 뒷받침할 지원이 부재하다는 점을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22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2023년도 교육부 소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이 확정되었습니다. 교육부는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지원」을 통해 확충된 재원으로 대학의 자율적 혁신을 촉진하고, 지방대학을 지역 혁신의 중심으로 집중 육성하며, 대학의 교육·연구 여건 개선과 학문 간 균형적인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중 인문사회 연구지원을 통해 인문사회분야 박사과정생 등 학문후속세대가 주도적으로 연구역량을 배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 신설되었습니다. 그럼 9월 1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인문사회분야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인문사회분야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은 연구 생애의 시작단계인 박사과정생들의 학문·연구 현장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고 향후 국가 발전을 이끄는 핵심 인력으로의 성장을 지원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한계에 부딪히거나 그 외 다양한 이유로 학업을 포기하고 학문·연구 현장을 떠나는 박사과정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신설된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은 학술·연구 활동 단절과 학업 포기를 예방하여 학술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학술 환경 구축 및 지원을 위해 필요한 사업입니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균형 있는 지원을 통해 박사과정생의 연구 수요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원활한 학술·연구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올해 300건의 과제를 지원하고, 내년에도 지원 규모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국가의 핵심 연구인력이 될 학문 후속세대에 연구기회를 제공해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 지원사업의 지원대상과 선정현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원대상은 국내 대학에 재학(소속)* 되어 있는 자로 연구 수행기간 중 미취업자**상태이며, 국내 국적소지자로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자로서 학문 연구 현장에서 학술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박사과정생과 박사과정수료생입니다.
- * 휴학생도 신청은 가능하나, 연구개시일 이후 연구기간 동안 휴학은 불가능함.
- ** 연구 전념을 위해 취업(사업)자(건강보험 직장가업자)는 연구 개시 전 퇴직(폐업) 필수
- *** 국내·해외 거주자 모두 신청이 가능하나, 연구기간 중 국내 거주가 증명되어야 함(국내 거주자가 아닌 경우 선정 취소)
2023년 4월, 신규과제 신청요강을 공고한 후 총 1,105건의 과제가 접수되었고 연구계획의 우수성 및 연구자의 연구역량 및 발전 가능성을 중심으로 3단계의 평가를 거친 결과 293건의 과제가 최종 선정되었으며 7건의 과제가 추가 예비 선정 공고가 진행 중입니다.
총괄 통계
선정자 연령 및 지역 통계
-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 선정자 인터뷰① : 경북대학교 최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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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경북대학교 철학과 박사과정 최우창입니다. 학부와 석사과정에서 모두 철학을 전공했습니다. 석사과정 때는 지식에 관한 철학적 문제를 다루는 인식론으로 학위를 마쳤고, 지금은 윤리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에 신청하시게 되었나요?지도교수님께서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이 인문사회계열에도 신설되었다는 것을 알려주셔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연구자님의 연구 내용은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해주세요.제 연구 관심사는 윤리학 중에서도 ‘복리 윤리학’(welfare ethics)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복리는 기본적으로는 어떤 개인과 관련되는 것으로, 어떤 것이 어떤 사람의 복리를 증진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에게 좋은 것(good for someone)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이 말을 조금 넓게 이해하면, 복리 개념은 좋은 삶의 개념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연구계획서를 쓰시면서 어려웠던 점(또는 가장 강조한 점)은 무엇인가요?
철학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 복리를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론을 제시해왔습니다. 복리 증진을 쾌락 혹은 즐거움의 증진이라고 보는 쾌락주의 이론, 각자가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것이라고 보는 욕구 충족 이론, 그리고 복리를 증진시키는 것들의 객관적인 목록이 있다고 보는 목록 이론 등이 대표적인 이론입니다.
저는 제 연구에서 좋은 삶을 자신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추구하고 성취하는 가운데에서 기쁘고 즐거워하는 삶이라는 것으로 이해해보는 작업을 해보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어떤 것을 가치 있게 여긴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성취하는 것이 복리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또 전통 이론들에서 배울 점과 버릴 점은 무엇인지 등을 선행연구들을 검토해가며 앞으로 연구해나갈 예정입니다. 저는 한국어 표현 중에 ‘사는 게 즐겁다!’라든가 ‘살 맛 난다!’와 같은 말이 자기 자신의 삶을 스스로가 정말로 좋다고 여길 때 쓰는 말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 연구를 쉽게 말하면,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 때 진심으로 저런 말을 할까?’에 답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저는 제 스스로 생각하기에 제가 자기 PR을 하는 것이 아직도 많이 어색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어떤 것을 했고, 어떤 것을 할 수 있으며, 내가 만들어낼 성과물이 얼마큼 중요한지 같은 것을 밖으로 내세우기 어려워하는데다가 스스로에게 비판적인 사람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연구계획서를 작성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이번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 연구계획서는 장기간에 걸친 프로젝트로서 개별적인 연구들이 하나의 큰 주제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계획서를 작성해야하다 보니 다른 계획서보다 저에게는 품이 훨씬 많이 드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름대로는 제 연구주제가 갖는 포괄성과 확장성, 그리고 비전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그러한 확신과 함께 이 연구가 차근차근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잘 기술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덕분에 개인적으로도 앞으로 할 연구방향성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주세요.많은 과정생 분들이 그러하듯 공부를 더 깊게 해서 좋은 논문을 쓰고 또 의미 있는 논의들을 생산해내는 것이 저에게도 일차적인 목표, 학자로서의 목표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욕심을 내는 게 허락된다면 앞으로도 학생들을 많이 만나고 또 가르치고 배우면서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철학하는 사람들을 길러내고 싶기도 합니다.
-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 선정자 인터뷰② : 이화여자대학교 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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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인사조직전공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정지영이라고 합니다. 저는 조직이론분야를 공부중에 있으며, 특별히 조직 내 조직구성원의 인식과 조직 내에서 구성되는 담론에 관심이 있습니다.
어떻게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에 신청하시게 되었나요?박사과정생 연구장려금 지원사업에 대해 처음에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박사과정에 재학하면서 연구하는 동안 좀 더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고 싶었고, 지도교수님께 조언을 부탁드리는 과정에서 교수님께서 사업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셨고, 도움을 주셨습니다.
연구자님의 연구 내용은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해주세요.저의 연구는 조직 내 ‘꼰대’와 관련한 부분입니다. 사실 꼰대라는 용어는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것으로 단어 자체는 단순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단어가 조직 내에서 사용되어질 때는 조직이 가진 구조적 특징과, 조직내 구성원들의 인식과정과 연계되어 같은 단어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연구에서 사용된 방법론은 텍스트마이닝 방법론인데, 익명의 직장인 커뮤니티의 광범위한 담론을 의미있게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연구계획서를 쓰시면서 어려웠던 점(또는 가장 강조한 점)은 무엇인가요?연구계획서를 쓰면서 가장 어려웠고 또 강조했던 점은 왜 이 연구가 필요한지와 앞으로 이 연구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를 어필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아직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학생이고, 실현 가능한 연구계획을 구체적으로 작성한다는 부분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본 연구에 대한 애정과 진심이 있다는 것, 앞으로의 연구 계획에 대한 실제적인 계획을 작성하였다는 점, 향후 연구방향에 대한 단계별 진행 계획이 있었다는 점 등이 어려웠지만 장점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주세요.현재 하고 있는 꼰대 연구에서 좀 더 나아가서 다양한 조직의 특징과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방법론 부분에 있어서도 고민중인데요, 좀 더 다양화된 방법론의 사용을 통해 더 설득력 있고 발전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 선정자 인터뷰③ : 영남대학교 송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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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융합비즈니스학을 전공하여 데이터분석 중에서도 주로 네트워크 분석을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대부분의 연구들이 대구·경북 지역과 관련되었기 때문에 나고 자란 지역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흥미를 느꼈습니다. 이러한 흥미는 개인연구에 그치지 않고, 이후 대구경북연구원 입사로 이어졌습니다. 박사과정과 연구원 생활을 병행하며 대구·경북과 관련한 폭 넓은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관광, 교육, 행정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며 지역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고, 이는 제가 좋은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는 양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지역을 나아가 국가에 도움이 되는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어떻게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에 신청하시게 되었나요?박사 수료를 앞두고 학위논문에 전념하고자 퇴사를 결심한 후 연구계획서를 작성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장의 생활비와 같은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에 부딪혀 주저되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 때, 좋은 기회로 한국연구재단에서 인문사회분야 박사과정생에게 연구장려금을 지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저의 상황과 부합하다 판단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저에겐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고, 그 기회가 왔으니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저와 같은 상황에 놓인 많은 박사과정생들이 연구장려금 지원을 통해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연구자님의 연구 내용은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해주세요.이 연구는‘아이돌봄서비스’수기공모전의 수상작품을 연도별, 수상별, 지역별로 분류하여 그 차이를 분석하고자 합니다. 서술형 텍스트로 구성된 수상작품은 계량적 데이터로 아카이빙하여 사회적 의미망 기반 빅데이터 분석을 수행할 것입니다. 특히 지역별 비교 분석을 통해 도출된 결과는 공급기관의 획일적 서비스 제공이 아닌 지역 맞춤형, 혹은 수도권 중심의 운영 탈피 등 질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연구계획서를 쓰시면서 어려웠던 점(또는 가장 강조한 점)은 무엇인가요?
나아가‘아이돌봄서비스’키워드로 수집한 포털사이트 기사를 사회적 인식으로 보고 실제 이용자 경험과 비교해보고자 합니다. 아이돌봄서비스와 관련하여 언론이 다루는 핵심 이슈와 수기 공모전 수상작품에 드러난 이용자의 실제 경험 관련 핵심 주제를 파악하는 것은 공급기관의 향후 정책 수립 및 사업 홍보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수기 공모전 수상작품을 빅데이터 분석한 경험적(empirical) 연구라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으며, 의사소통정교화모델(ELM)을 적용한 공공 서비스 이용자 분석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도 있습니다.연구계획서를 쓰며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은 바로 이 연구가 지역별 이용자의 핵심 이슈 차이를 파악하여 아이돌봄서비스의 로컬리티(locality)를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와 불균형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제공되고 있는 대부분의 여러 서비스들은 여전히 획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서는 아이돌봄서비스의 지역별 이용자 핵심 이슈 차이를 파악하여 서비스 불균형 현상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서비스를 점검 및 보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급기관의 향후 정책 수립 및 사업 홍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의 이점들을 연구계획서에 잘 녹여내고 싶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주세요.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처음 연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저의 목표입니다. 물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나고 자란 지역에 이바지하고 싶어 시작한 연구는 여전히 즐겁습니다. 제가 연구를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이러한 즐거움입니다. 과정이 힘들고 지치더라도 그 순간들은 연구의 결론이 지어지는 순간 즐거움으로 다가옵니다. 이 연구가 작게나마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를 계속하며 연구의 즐거움을 느끼며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