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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협조 | 한국연구재단 디지털혁신본부 정책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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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과학기술 분야는 지난 수십 년간 연구자들의 노고와 정부의 꾸준한 지원으로 매우 놀라울 만한 발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기술보호주의가 심화되면서 세계 최초 및 최고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세계 선도적 위치를 유지하고 한 발짝 더 나아가기 위해 중요한 전환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현재 시스템 재설계를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며 2025년 혁신적‧도전적 R&D 예산을 확대하는 등 국가 R&D 전반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연구재단이 2024년 5월 21일 ‘새로운 혁신의 길, R&D 시스템 대전환’을 주제로 창립 15주년 기념 특별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특별포럼은 우리 R&D 시스템이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였는데요. 학계, 기업, 정부, 언론 등 각 분야 리더가 한자리에 모여 혁신적·도전적 R&D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위한 혁신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새로운 혁신의 길, R&D 시스템 대전환”
기술패권시대에 발맞추어 혁신적·도전적 연구를 해야 한다는 인식과 주장은 그간 여러 주체에 의해 자주 제기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혁신적·도전적 연구를 저해하는 요인과 극복방안에 대한 논의는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번 특별포럼은 과기정통부 한계도전프로젝트, 혁신도전프로젝트, 보건복지부 ARPA-H 프로젝트, 산업부 알키미스트 등 혁신적·도전적 국책연구사업에 직·간접으로 참여한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사업 현황과 한계점을 분석·논의하면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하는 최초의 포럼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큽니다.
한국연구재단 창립 15주년 기념 특별포럼은 2024년 5월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의 엘하우스홀, 엘가든홀에서 진행했으며, Youtube를 통해 생중계했습니다. 발제자, 토론자를 비롯해 대학, 정부출연연구소, 전문기관 관계자 등 청중 약 180여 명이 현장에 참석하였고 유튜브 조회수는 600회를 넘기며 특별포럼이 성황리에 종료되었습니다.
이광복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세계 최고 최초 전략 기술 확보가 국가의 생존을 결정하는 엄중한 시기에 오늘 포럼을 통해 탄탄한 선도형 R&D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길 바란다”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후 이인선 국회의원의 축사, 조승래 국회의원의 축전, 이우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이 축사를 통해 특별포럼 개최에 축하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번 특별포럼의 발제는 오상록 원장(한국과학기술연구원), 최영진 한계도전전략센터장(한국연구재단), 안준모 교수(고려대학교 행정학과)가 맡았습니다. 토론에는 한국연구재단 이광복 이사장이 좌장을 맡았고, 현택환 교수(서울대학교,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 선경 교수(고려대학교,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추진단장), 정민형 추진단장((전)삼성전자 부사장, (전)혁신도전프로젝트 추진단장), 김휘 교수(고려대학교, 알키미스트 사업단장), 주경선 교수(美 코네티컷주립대학교, (전)美 에너지부 및 국립과학재단 PM), 이영완 부국장(조선비즈)이 참여했습니다.
한편, 한국연구재단이 주최한 이번 특별포럼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정책학회, 기술경영경제학회가 공동주관했고, 고려대 혁신정책연구센터, 서울대 산업시스템혁신연구소, 경희대 미래혁신정책연구원이 협력기관으로 참여했습니다.
연구개발이란 매우 불확실성이 높으며, 특히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과제일수록 더욱 복잡하고 불확실하여 끝없이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고, 실패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산업시대를 이끌던 기존 추격형 R&D는 “기초→응용→개발”의 선형적 모델에 따라 R&D 시스템이 운영되어 온 탓에, 예산 및 기획이 확정적으로 운영되고 환경 변화에 따른 연구 진행 중 과제 구조를 변경하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전통적인 논문, 특허 중심의 성과관리로 사업성과의 경제사회적 파급효과도 다소 한계가 있었습니다. 기존의 R&D 시스템에서는 부처 담당 공무원이 예산, 사업평가·관리, 감사 등 사업 전반에 책임을 지는 구조인 까닭에 선형적 모델을 벗어난 혁신적 시도를 하기가 어려웠으며,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결과의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R&D 시스템 전방위에 걸쳐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며, 법, 제도, 예산, 거버넌스, 운영, 관리 전반에서 유연성과 신뢰에 기반을 둔 과감한 개선이 필요합니다.
혁신적이고 도전적 연구개발을 위해서는 첫 번째로, R&D 관리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세계 최초의 연구를 시도함에 있어서는 불확실성이 높아 기획이 지속적으로 수정될 수 있습니다. 연구방법이 변경될 수 있고, 연구수행 중에는 적합한 연구자나 기업 등을 발굴하여 추가로 투입할 수 있으며, 연구과제 진행을 중단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과제의 구조 변경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안된 과제를 2개로 분할하거나, 수행 중인 과제를 한 개로 병합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혁신적‧도전적 R&D에서는 기획, 평가, 관리 과정에서 법과 제도가 정하는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법 개정 및 예외를 허용하는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예산의 경우, 종전에는 과제별로 예산을 배정하여 매우 경직되게 운영될 수밖에 없었는데, 연구과제별 연구추진 시 예기치 못하게 증액이나 감액이 필요할 때 자유롭게 연구과제별 예산이 운용될 수 있도록 유연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단계적으로 先예산배정, 後과제발굴의 골격형(Outline) 예산 체계 도입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독립된 K-DARPA형 기관을 설립하여 예산을 배분하고 유연성과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유연성을 추구하는 거버넌스 또한 필수적입니다. 부처는 민간 최고 전문가인 PM에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하여 새로운 것을 도전적으로 시도해 볼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PM은 투명성에 근거하여 R&D 관리의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하고, 국회, 감사 등 대응에 협조해야 합니다. 조직 구조는 기민하고 유연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2단계(PM→부서장) 수평 조직으로 운영하며, 필요시 위원회는 자문 역할 중심으로 운영할 수 있고, PM이 주요 의사결정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여러 개의 작은 실패를 통해 혁신적 성과가 만들어지기에, 과정이 충실한 경우 목표 미달성에 대해서도 과제 수행자뿐 아니라 PM, 담당 공무원에도 사업·과제·인사 등에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개선해야 합니다. 성과물을 논문, 특허에 제한하지 않으며, 혁신적·도전적 R&D에 맞는 마일스톤별 성과물(프로토타입 등)을 명확히 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유연성 구현을 위해 전문가 중심의 전 주기 R&D 매니지먼트를 강화해야 합니다. 종전의 경우 PM 역할이 기획, 평가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유연한 법·제도를 기반으로 기획, 평가, 진도 및 성과관리 등 연구관리 전 주기에 걸쳐 PM의 역할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PM의 권한 강화와 함께 PM에 혁신적 성과 창출의 책임을 부여하고, 주요 의사결정 근거를 공개함으로써 책무성 또한 강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로, 정부와 혁신적 도전적 R&D를 추진하는 주체 간의 신뢰 구축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정부의 R&D는 부처 담당 공무원이 예산, 사업평가‧관리, 감사 등 사업 전반에서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추진되었습니다. 혁신적 도전적 R&D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이 정책적 실험의 성공 여부에 대한 정부의 부담이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미국의 DARPA 프로그램이 신뢰를 얻기까지 20년이 걸린 것을 감안하여, 우리 모두 이 담대한 시도에 대해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변화는 우리나라 과학기술 분야가 미래를 대비하고 세계적인 도약을 이루는 데 있어 중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연구자, 정부, 국민이 함께 노력하여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를 선도하는 위치로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국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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