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한지영 부교수대진대학교 교양학부 부교수교양교육연구소 소장대진대학교 교양학부 부교수 및 교양교육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에 있으며, 한국학술단체총연합회 연구윤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공학교육 및 여성이공계인력 양성 및 지원을 위해 (사)한국공학교육학회 학술지 편집위원장, (사)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 총무부회장, (사)한국공학교육인증원 대외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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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들어가며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각국의 무역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혁신기술의 개발과 지적재산권 등의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짐에 따라 건전한 연구생태계 조성은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이슈이다. 이러한 건전한 연구생태계 조성의 첫걸음은 학술적 담화 공동체인 대학에서의 리포트 작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부터 따져봐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 챗GPT 등 생성형AI 출현으로 인해 대학생들의 리포트를 학습성과의 지표로 그대로 인정하기 어려운 현실이 되었다. 본 고에서는 생성형 AI의 장점 및 문제점을 토대로 리포트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 보고, 대학 교원이나 연구자들이 인식하는 리포트의 윤리적 이슈에 대한 인식을 살펴봄으로써 향후 대학에서 건전한 연구생태계 조성을 위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02리포트의 의미
대부분의 학생들은 대학에 입학하면서 여러 교과목에서 리포트를 작성한다. 그렇다면 대학에 입학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며, 리포트를 작성한다는 것은 또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가? 대학은 각국의 교육시스템에서 가장 대표적인 고등교육기관이자 학문의 전당이고, 학문을 가르치고 연구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곳으로, 대학 입학 전까지는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미리 정해진 과목을 공부하나 대학에 와서는 자신이 해야 할 공부를 스스로 찾아서 하게 된다. 즉, 대학에 입학한다는 것은 학술적 담화 공동체로 진입한다는 것을 뜻하고 각 공동체마다 정의하는 독특한 방식과 관습이 존재하여 이것이 대학의 리포트에 고스란히 반영되므로, 대학 졸업자들이 산업현장의 연구자로 종사할 수도 있고 대학원 진학을 통해 R&D 분야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건전한 연구생태계 조성의 첫걸음이 아닐 수 없다.
대학생들은 리포트 작성 시 계획하기, 집필하기, 일정조절하기, 과제 환경의 차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으로 관습 모방하기, 자료의 신뢰성 확보하기, 개인적 자기조절하기, 과제환경 활용하기를 선택한다. 1과제환경 활용하기 전략 중 하나는 컴퓨터 매체/학교시설 활용하기 전략인데 최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ChatGPT의 빠른 기술발달로 인해 나머지 3가지 전략을 모두 해결할 수도 있다. 특히, 교수가 학생에게 리포트 과제를 내는 이유는 그저 공부의 충실성을 평가하기 위함이 아닌, 수업 시간에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스스로’, ‘새로운 문제를 탐구’하게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2챗GPT를 활용한 리포트 작성에 대한 의미를 다시 성찰해 볼 중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03생성형AI의 장점과 문제점
2022년 11월 OpenAI사의 ChatGPT가 발표된 후 2개월만에 1억 월간활성사용자수(MAU) 달성하였는데, 이는 같은 MAU 달성에 30개월이 걸린 인스타그램과 비교해 보았을 때 가히 그 확산속도가 폭발적이라 할 수 있다. 생성형 AI는 대량의 데이터를 학습해 새로운 정보를 생성하고 응답하는 능력을 갖춘 시스템으로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성 속도와 정보의 정확성에서도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예술 창작의 영역까지 전방위적으로 AI에 의해 점령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는 사회 전반에 우려를 던지고 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결과물을 생산하고 창작하는 데 의의가 있으나 결과물의 소유권, 표절 등의 문제로 인해 사회적·윤리적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또한, 챗GPT는 별도 절차없이 회원가입만으로 무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서비스 사용횟수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는 용이한 접근성으로 인해, 표절·부정행위의 우려가 그대로 노출된 채 많은 대학생들이 챗GPT를 활용해 대학교 리포트를 제출하고 있다. 2023년 9월 169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챗GPT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53.8%가 직접 사용해 보았고 교육(리포트)와 학습 목적으로 사용한 비중이 37.1%로 가장 높았는데, 65.7%가 ‘만족 이상’에 응답하였으나 잘못된 정보제공을 단점으로 꼽은 경우가 31%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3
챗GPT4.0이 세상에 나온 직후인 2023년 5월 행정안전부에서 발간된 ‘챗GPT 활용방법 및 주의사항 안내’ 자료에 따르면 챗GPT를 공공에서 활용가능한 분야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1안상희(2017), 대학 신입생 필자의 리포트 쓰기 수행 연구, 고려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안상희(2013), 리포트 쓰기에 대한 대학생과 교수의 인식 연구, 고려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3이용환(2023), 생성형 인공지능 ChatGPT에 대한 대학생의 인식 분석, 조형미디어학, 26(3), 46-55.
한편, 2024년 현재 챗GPT4o에서는 생성형 AI의 기능을 텍스트 생성, 문서요약, 질문응답, 대화 생성, 번역, 이미지 생성, 음악 생성, 비디오 생성, 코드 생성, 데이터 생성, 스타일 변환, 문법 수정 및 개선, 추천 시스템 등으로 제시하고 있고 교육, 비즈니스, 창작, 고객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가능하다. 불과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활용가능한 분야가 크게 확대되고 생성되는 정보의 양이 방대해지면서 학문적 신뢰성 훼손, 창의성 및 독립적 사고 저하, 표절 및 저작권 침해 등의 윤리적 문제 등의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처하기 위해 국가정보원(2023)에서는 챗GPT 등 생성형 AI활용 시 초래될 수 있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보안수칙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04생성형AI 출현에 따른 인식 및 대학 교육 변화에 대한 인식
챗GPT 등 생성형 AI 출현에 따라 대학 교원이나 연구자들이 리포트의 윤리적 문제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이에 대해 대학차원 또는 개인적 차원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온라인 조사에 참여하여 분석에 활용된 응답결과는 총 318명으로 개인적 배경은 다음과 같다.
응답자 중 81.4%는 챗GPT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고 활용한 경험이 없는 경우가 17.9%로 조사되었다. 활용 경험자들은 한두 번 사용한 적이 있음(30.9%), 한달에 1번 이내(25.9%)로 조사되었으며, 매일(6.6%), 일주일에 2∼3회(21.2%), 일주일에 1회 사용(15.4%)로 일주일에 1회 이상 사용하는 경우가 전체의 43.2%로 나타났다.
한편, 챗GPT 활용 교육에 참여한 경우는 31.4%이고 AI 보안수칙을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28.0%로 조사되었다. 소속기관에서 챗GPT 활용수칙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는 12.6.%에 불과하고 50.0%가 모른다고 응답하였으며 관련 수칙의 필요성에 대해 75.5%가 긍정하였다.
‘챗GPT 활용정보의 충분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4점 만점에 2.59, ‘챗GPT 정보의 진위판별능력’에 대해서는 2.55로 나타나 아직까지 연구자들이 상당히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향후 챗GPT가 연구자의 역할을 대행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2.85로 더 높게 인식하고 있었으며 ‘관련 교육에 참여할 의향’은 3.12로 높게 나타났다.
05대학교육에서 생성형AI에 대한 활용 경험 및 인식
조사응답자 중 대학에서 강의경험이 있는 경우는 161명으로 약 51%로 조사되었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실제 수업에서의 활용과 인식에 대해 조사한 결과는 [그림 6]과 같다. 즉, ‘학생들이 과제 수행시 챗GPT 활용여부’에 대한 인식 정도는 2.67로 약간 높은 수준으로 나왔는데 ‘학습효과 제고를 위해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2.77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과제 평가시 공정성 문제에 대해 어려움 정도’에 대해서는 2.54로 조사되었으며, ‘챗GPT 활용 리포트의 구분 여부’를 조사한 결과 2.16으로 다소 낮은 수준으로 확인되었으며, ‘공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표절방지 프로그램의 도움 정도’는 4점 만점에 3.00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챗GPT 관련 표절방지 프로그램을 사용한 경험’은 12.4%에 불과하고 해당 프로그램을 모르는 비율이 약 40%가량 되었다.
조사대상자들은 수업이나 연구지도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챗GPT 활용 유의사항에 대해 별도로 교육’을 하는 경우는 23.0%로 낮은 수준이며, 이때 주로 지도·안내하는 사항에 대해 중복응답을 허용하여 조사한 결과, ‘챗GPT에서 얻은 답변이 매우 논리적일 수 있으나 거짓일 가능성’(81.1%), ‘AI창작물임을 표기해야 함’(75.7%), ‘챗GPT 생성 답변이 거짓 정보일 수 있으므로 검증과 확인의 필요성’(64.9%), ‘편향적이거나 차별적 데이터 학습 시 편향적 답변의 도출 가능성’(40.5%)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교수와 연구자들은 챗GPT를 어떤 분야에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 다음과 같이 응답하였다. 즉, 전반적으로 ‘정보탐색능력 > 컴퓨터능력 > 언어능력’ 순으로 학생들이 과제수행에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응답하였고, 세부적으로는 번역(3.24), 국내외 자료조사(3.12), 업무용 응용프로그램 사용법 탐색(3.09)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이와 같은 챗GPT 활용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문제해결능력 저하’를 가장 우려하고 있었으며, ‘표절이나 부정행위와 같은 학문적 진실성 위반의 문제에 대한 영향’이 4점 만점에 2.56으로 나타났다. 실제 챗GPT를 교육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것은 ‘출처나 불분명한 답안을 생성하는 표절이나 대필 가능성에 대해 참고문헌 작성 강화(50.9%)’, ‘오프라인 시험 시행, 온라인 시험 및 과제물 평가 지양(49.1%)’, ‘특정 주제에 대한 결과도출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함(39.8%)’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학생들이 리포트 작성이나 과제 수행 시 챗GPT를 활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내용에 대해 비교적 쉽게 리포트를 작성할 수 있어서’(54.7%), ‘리포트 작성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33.5%)의 순으로 교강사들은 인식하고 있었으며, 반면에 챗GPT를 활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디지털 리터러시 부족(49.1%)’, ‘챗GPT의 응답결과를 신뢰하기 어려워서(20.5%)’의 순으로 나타났다. 즉, 활용은 리포트 작성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비활용은 활용방법에 대한 이해부족과 리포트 결과물의 질적 타당도 확보의 우려 차원에 기인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응답자들은 ‘대학교육에서 챗GPT 활용 부작용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 3.16(4점 만점)으로 높은 수준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부작용보다는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방안의 중요성을 더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치며
본고는 대학교원 및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대학에서 챗GPT를 활용한 리포트의 윤리적 문제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교원들은 챗GPT의 활용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크게 공감하면서도 교육 차원에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정보탐색능력, 컴퓨터능력, 언어능력에서 모두 활용가치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문제해결능력 저하나 학문적 진실성 위반 등의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미래 연구자들이 건전한 연구생태계 조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제 교육 상황에서 생성형 AI의 적극적 활용을 통해 교육효과를 극대화하고 생성형 AI로 인해 초래될 부작용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면밀한 검토 위에 정부 및 대학 차원의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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