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호 생생 연구현장

기후변화는 정말
돌이킬 수 없는 것일까?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SRC) 연세대학교 비가역적기후변화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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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관측사상 최고기온(41℃)과 최장폭염일수(32일), 가장 긴 장마(54일)까지 최근 수년간 계속되는 역대급 기록들은 한반도 역시 기후변화의 영향에서 예외일 수 없음을 실감하게 하고 있습니다. 나라 밖에서 들려오는 기상이변의 규모와 강도는 더 놀라울 때가 많습니다. 기후변화는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른 것일까요? 돌이킬 수 없다면 스티븐 호킹 박사의 경고처럼 새로운 터전을 찾아 지구를 떠나야 할 만큼 나쁜 상황이 펼쳐지게 될까요? ‘연세대학교 비가역적기후변화연구센터’(이하 기후변화센터)에서는 이런 인류 초미의 관심사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연구가 한창입니다.

범지구적 공동대응

지난여름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게재된 논문 한 편이 국내외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지구의 기온이 현재보다 1℃만 상승해도 여름철 북극의 얼음이 완전히 사라질 확률이 28%나 된다는 연구결과입니다. 기후변화센터가 국제공동연구진과 함께 발표한 이 연구결과는 시사 하는 바가 컸습니다. 날로 현실화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의 위협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지금보다 더 강력한 공동의 노력에 나서야 할 이유를 설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는 전 세계 195개국이 모인 가운데 신기후체제 출범을 논의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렸습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극심한 이견 속에 난항을 거듭하던 회의는 “우리가 차선책으로 택할 행성은 없다(There is no Plan B, because we do not have a Planet B)”는 유엔사무총장의 강한 압박 끝에 마침내 극적으로 최종 합의문 채택에 이르게 됩니다. 바로 ‘파리기후협약’입니다. 파리기후협약은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며 적어도 2℃ 미만으로 유지한다는 전 세계적 결의를 담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센터의 최대 관심사는 기후변화의 원인 파악입니다. 또한 이를 통해 파리기후협약을 바탕으로 전개되고 있는 범지구적 공동행동이 장차 지구 기후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각기 다른 임계점과 지역적 특징을 갖고 있는 대기와 해양 등의 기후요소(climate elements)들을 추적하고 이를 유기적으로 통합해 과연 지구가 돌이킬 수 없는 비가역적 기후변화로 향하고 있는지, 아니면 인류의 바람대로 산업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를 내다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과학적인 의사결정

안순일 센터장

기후변화센터를 이끌고 있는 안순일 센터장은 2014년 작성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 제5차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의 주요 집필진 중 한 명입니다. 안 센터장은 엘니뇨 장주기 변화의 주원인이 열대 해수 표면의 지구온난화에 대한 지연적응과정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한국연구재단 이달의 과학기술자상(2008) 등을 수상하기 했습니다. 국내 학자의 IPCC 실무그룹 참여는 선진국에 비해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연구역량이 빠르게 국제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작성된 IPCC의 ‘지구온난화 특별보고서’는 지구의 온도상승을 억제하지 못하면 인류가 적응하기 힘든 비가역적 생태계 변화가 초래될 것이란 경고로 이듬해 파리에 모인 국제사회가 2주간 마라톤협상의 종지부를 찍게 하는 결정적인 지렛대가 됩니다. 하지만 안 센터장은 “파리기후협약으로도 북극 해빙 가능성을 완벽히 차단하기 어렵다는 기후변화센터의 최근 연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얼마나 억제해야 하는가는 여전히 과학계의 큰 화두”라며 “우리 기후변화연구센터가 해야 할 일은 국제사회가 계속해서 올바른 판단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보다 정확한 과학적 근거와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를 위해 기후변화센터는 전 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40여 개 이상의 기후모형들을 종합해 기후변화의 메커니즘을 찾고 있습니다. 독자적인 통계적 기법은 각각의 기후모형들이 갖고 있는 장단점을 파악하고 가중치를 부여해 보다 정확한 미래 기후 변화를 산출하는데 이용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기후 모형을 이용한 다양한 기후 민감도 실험을 수행하여 지구 기후시스템의 비가역성 및 관련 메커니즘을 밝히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식생, 해빙, 영구동토층, 지면변화 등의 비가역적 기후요소들의 발현 요소와 시기, 상호작용 등에 관한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도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한두 해만으로, 또 기후변화센터만의 노력만으로는 구체적인 성과를 얻기 힘든 방대한 연구 주제입니다. 참여 연구원들의 우수한 연구 역량에 더해 국제적인 융합연구가 필수적입니다.

해외의 기후 모형을 분석 중인 연구원들

지구·인류 공존의 나침반

짧은 시간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한국의 산업계처럼 국내 기후변화 연구역량 역시 지난 30여 년 간 양과 질 모두에서 장족의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안 센터장은 “외국 학자들이 종종 국토도 넓지 않는 한국이 왜 그렇게 기후 연구를 열심히 하느냐고 묻는다”는 말로 최근 해외 학계가 바라보는 한국의 달라진 위상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는 특히 국내 신진 연구자들의 활약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는 점을 가장 긍정적인 발전요소로 꼽고 있습니다. 한양대(예상욱), 포항공대(민승기·국종성), 서울대(박록진·안진호·손석우), 연세대(홍진규)의 젊은 교수진들로 진용을 꾸린 기후변화센터 역시 네이처, 사이언스 등의 유명 과학저널과 함께 IPCC 6차 보고서의 저자들을 배출하며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연구그룹으로 부상 중입니다.

기후변화센터의 연구진들은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전대미문의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도전과 함께 신기후체제에 대한 국가적 대응의 싱크탱크로 발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성급한 비관이나 막연한 낙관이 아닌, 과학적 사실에 기반을 둔 예측과 전망을 제시하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이 인류와 지구 생태계 모두의 공존을 위한 올바른 나침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한편 한국연구재단은 창의성과 탁월성을 보유한 우수 연구집단 발굴과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핵심연구 분야 육성, 집단연구를 통한 차세대 인재 양성과 젊은 과학자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위해 이학(SRC)·공학(ERC)·기초의과학(MRC)·융합(CRC)·지역특화(RLRC) 등 5개 분야에 걸쳐 선도연구센터를 선정·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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