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월호 스페셜 PLUS

인문사회연구본부장
1년을 보내면서...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 이강재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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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연구본부장
1년을 보내면서...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 이강재 본부장

생소한 듯, 생소하지 않은 듯한 조직에 들어와 1년이 넘었다. 나는 왜 이곳에 왔고 이곳에 와서 무엇을 했는지 돌아보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한다.

연구재단에 합류한 것이 1년 남짓이라고는 하지만 2년이 넘은 기간 나의 생각에서 연구재단이 떠난 적이 없었다. 2018년 여름부터 인문사회연구본부의 학술지원 사업의 중장기 정책과 관련된 연구를 시작으로, 2019년 4월 교육부, 과기부, 문체부가 공동으로 준비한 “인문사회 학술생태계 활성화 방안” 발표에도 참석하였다. 2019년에만 이와 관련된 정책연구 내용을 5회 발표하였다. 이보다 앞선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2015년 9월부터 연구재단에 합류할 때까지 4년 여 시간을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의 부원장과 원장을 역임하면서 학술연구지원 문제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지냈다. 또 다시 거슬러 올라가면 2006년 서울대 인문대학 기획실장(현 기획부학장)을 맡으면서 인문학진흥을 위해 현재의 인문한국(HK) 사업의 기획에 일부 참여하고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당시의 인문학단장, 서울대 인문대학장님들과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 그렇게 본다면 이미 15년 가까이 연구재단과 무관하지 않게 지냈다.

연구재단의 학술지원사업 중 일반공동연구, 토대연구사업, 연구소지원사업, 인문한국사업 등에 공동연구원과 연구책임자로 여러 차례 참여하였기에 어지간한 연구지원 사업에도 익숙하다. 그럼에도 나 스스로는 연구자보다 교육자로서 자리매김하기를 더 선호한다. 세계적인 학자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교육에 대한 열정, 학생들에 대한 애정은 그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다. 아마도 내가 연구재단에서 학문후속세대의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일을 하는 것도 후학들에 대한 애정에서 나오는 것이리라. 결국 이런 점에서 볼 때, 내가 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지난 1년 남짓 가장 중점을 두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명확해진다.

연구재단에 들어와서 바라본 이곳 구성원들은 외부에서 바라본 것과 많은 차이가 있다. 연구자들은 외부의 시각에서 불만스러워하는 것들이 많지만, 실상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나름대로 전문적인 역량과 의식을 가지고 연구자를 위한 행정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물론 정부 부처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공공기관으로서의 특성 때문에 많은 한계가 있다. 과기부와 교육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거세고 때로는 연구재단 식구들이 감당하기 어려워 보이는 것들도 적지 않다. 외형상 좋은 급여와 안정적 직장인 것으로 보이지만 승진과 승급의 기회가 별로 없고 경험이 풍부한 직원들이 불안해할만한 요소도 상당하다. 평가를 위해 연구자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중요함에도 때로는 모든 면에서 자유로운 특성을 갖고 있는 연구자들을 상대하기에 어려움이 크다. 이는 아마도 인문사회 분야에서 더 두드러질지 모른다.

그럼에도 다수의 연구원들은 각자 맡은 역할에서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 내가 속한 본부의 경우 인문, 사회 예술, 체육, 융복합 영역을 다루는데, 각 학문의 특성에 맞는 평가를 해나가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통해 계속 발전해나가고 있다. 또 연구자에게 좀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도 고민해나가고 있다. 인문사회 분야 연구자는 연구비가 적기는 하지만 어느 누구보다 학문에 대한 자부심이 크고 그것을 존중해 주어야할 많은 이유가 있다. 아무리 사회가 당장 눈앞의 이익과 편의를 향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더라도 결국은 인간의 문제를 떠날 수 없으며 그것은 결국 인문사회연구본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인문사회연구본부에 합류하여 본부장으로서 일하면서 이것이 갖는 역사성을 잊지 않는다.

이곳에서 나는 대학의 교수보다 더 좋은 직업이 없음을 실감한다. 외견상 본부장이라는 큰 직함을 달고 있지만 제도적으로 본부장의 지위는 대학의 일반 교수보다 못하다. 비록 좋은 대우를 받기위해서 온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닥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지금보다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적 보완은 분명 필요하다.

그렇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혹자는 말한다. 대학에 있던 사람이 정부기관에 들어와서 1년 정도 지나면 예산 문제나 세부적인 사업 등으로 정부부처와 갈등을 겪고 실망하며 그 다음부터는 적극성을 잃거나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나도 여기에 해당할 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나는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아직 가야할 길이 있고 또 그것이 조금이라도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면 그냥 여기에서 끝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그동안 살아오면서 잘 지치지 않는 것이 내 특성이었다는 것을 내 스스로 잘 알고 있으니까...

임중도원(任重道遠), 임무는 막중하고 갈 길은 멀다. 지난 1년 열심히 달려왔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세부적인 사업의 평가와 관리 문제를 넘어 안정적인 인문사회 학술기반의 확보를 위한 노력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우리 사회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학문이고 또 학문을 유지하기 위해 학문후속세대에 대한 지원은 계속되어야 하기에 나에게 주어진 임무가 막중하며 갈 길이 아직 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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