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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페이스

‘AI 시티’ 견인해가는
건설환경공학자
성균관대학교 윤성민 교수

설레는 마음으로 구입한 소설책. 빳빳한 양장 표지를 지나 첫 페이지를 넘기면 이야기의 주인공이 우리를 반깁니다. 세상을 바꿔갈 연구성과 이야기도 마찬가지인데요. NRF웹진 뉴-페이스에서는 최근 괄목할 만한 성과로 떠오르는 과학자, 이제 막 새 이야기를 그려갈 신진 연구자를 만나 연구성과와 일상 이모저모를 들여다봅니다.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은 날씨, 환경변화에 따라 매일 관리됩니다. 더울 때 에어컨을 켜거나, 습할 때 창문을 여는 것처럼 말이죠. 회사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건물의 경우, 별도의 시설관리팀을 두기도 하는데요. 꼭 필요한 시설 관리, 사람이 아닌 건물이 스스로 문제를 판단하고 대처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질문에 성실히 답을 해나가는 연구자가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 AI엔지니어링 기술을 기반으로 자가진화하는 초지능형 도시·건물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는 성균관대학교 윤성민 교수의 이야기입니다.

#Prologue 오! 나의 연구이야기

  • 교수님,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부교수 윤성민입니다. 저는 건설환경 분야에서 건축물, 설비시스템, 도시 환경, 에너지 시스템을 대상으로 여러 데이터와 정보를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AI가 실제 환경을 이해하고 판단하며 제어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즉, 건물과 도시가 사람이 관리하는 대상을 넘어, 스스로 상태를 인식하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발전토록 돕는 일을 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죠. 현재는 건설산업의 설계, 시공, 운영, 유지관리 전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활용해 AI 기반의 컨트롤 루프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에너지 절감, 실내환경 개선, 설비 운영 최적화, 탄소 저감 등 여러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 플랫폼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교육 측면에서는 건축설비시스템,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AI Engineering, 지능형 디지털 트윈 관련 교과목을 학부와 대학원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 전공을 지도하고 계십니다.
    해당 분야가 낯선 웹진 독자들을 위해 교수님께서 지도하고 계신 전공에 대해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평소 수업이나 특강을 할 때 ‘건설환경공학’이라는 분야를 어떻게 설명 드리면 좋을지 자주 고민합니다. 저는 보통 지구의 환경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는데요. 하나는 자연 그대로의 환경이고, 다른 하나는 인류가 자연 위에 만들어온 건설환경입니다. 우리가 생활하는 건축물, 도로, 교량, 터널, 지하공간, 도시 인프라 등이 모두 건설환경에 해당하죠. 인류는 오랜 시간 자연환경 위에 건설환경을 만들어왔고, 이제는 첨단 도시를 넘어 지속가능하고 안전하며 사람 중심적인 건설환경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과거의 건설환경공학이 설계, 엔지니어링, 시공에 큰 비중을 두었다면 현재는 이미 만들어진 건물과 도시 인프라를 어떻게 운영하고 유지관리 할 것인가도 중요한 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건물과 도시는 한 번 만들어지면 오랜 기간 사용되기 때문에, 운영 단계에서의 에너지 효율, 실내환경, 안전, 탄소 배출, 유지관리 비용이 매우 중요한데요. 저는 여러 산업의 전문가와 엔지니어들이 만들어낸 건설환경을 이제는 보다 과학적이고 책임감 있게 운영·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도하고 있는 연구는 이러한 건설환경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와 정보를 도메인 지식, AI 기술, 디지털 트윈 기술과 결합하여 더 나은 의사결정과 서비스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건설환경공학은 현실 세계의 인프라를 잘 만드는 것뿐 아니라 그 인프라를 이해하고 예측하며 최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가상공간, 즉 디지털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는 방향으로 확장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건설환경공학은 AI가 매우 많이 요구되고 도입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 ‘지능형건축설비연구실(BIST)’을 이끌고 계신데요. 연구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능형건축설비연구실은 2018년 인천대학교 도시건축학부에서 처음 시작되었고, 2022년부터는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제가 ‘건축공학’과 ‘건축설비시스템’을 세부 전공으로 다루고 있는 만큼, 연구실의 국문 명칭은 기존 학문 체계를 반영하여 ‘지능형건축설비연구실’로 정했는데요. 전통적인 건축설비 분야를 기반으로 하되,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해 건물을 보다 지능적으로 이해하고 운영하는 연구 방향을 담고자 했습니다. 영문 명칭은 연구실의 장기적인 비전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담아 Building Information Science & Technology, BIST로 정의했는데요. 건설환경, 특히 건물 운영 단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정보와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기술로 구현하는 융합 연구를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의 미션은 건물 시스템에 대한 공학적 이해와 건물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정보를 기반으로 지능형 건물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건축설비시스템, 건물 에너지,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디지털 트윈, AI 에이전트, 온톨로지, 가상 센싱, 건물 운영 최적화 등을 주요 연구 분야로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개별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건설산업 전 생애주기에서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며, 나아가 AI를 엔지니어링 할 수 있는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설계, 시공, 운영, 유지관리 단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연결하고, 이를 건물과 도시의 더 나은 의사결정과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는 연구자와 엔지니어를 길러내고자 합니다.
  • 세계 최초로 건물운영단계에서 자가 진화하는 디지털 트윈 가상센싱 기술을 개발 하셨습니다.
    본 성과는 2024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기존에 건물 운영 및 관리에 사용되던 기술과 비교할 때, 어떤 장점이 있는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건물은 우리가 매일 생활하는 공간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크고 복잡한 시스템입니다. 사람마다 생애주기가 다르듯이 건물도 설계, 시공, 사용 방식, 노후화 과정이 다른데요. 또한 건설산업은 제조업과 달리 현장 중심의 산업이기 때문에, 운영 단계에서 디지털 기술을 구현하고 유지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습니다. 디지털 트윈 가상센싱 기술개발 연구는 “운영 중인 건물의 상태를 어떻게 더 정확하고 풍부하게 관측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건물을 과학적으로 운영하려면 먼저 건물의 상태를 잘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건물 내 모든 공간과 설비에 센서를 설치하기 어렵고, 센서를 추가로 설치하는 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데요. 따라서 기존 레거시 시스템과 이미 설치된 센서, 그리고 건물 시스템에 대한 전문 지식을 활용해 신뢰성 있는 관측 환경을 만드는 것이 주된 목표였습니다. 가상센싱 기술은 과거에도 Soft Sensor 등의 이름으로 연구되어 왔지만, 주로 제조업이나 제품 중심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실험실에서 모델을 만들고 이를 제품에 탑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죠. 하지만 건물은 현장마다 조건이 다르고 운영 과정에서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데요. 저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건물 운영 단계에서 스스로 모델을 만들고 보정해 나가는 현장 기반 가상센서, 즉 in-situ virtual sensor 개념과 방법론을 제시했습니다. 이 기술은 기존 센서 데이터, 물리적 관계, 설비 시스템 지식, 디지털 트윈 모델을 결합해 직접 측정하지 않는 물리량까지 추정합니다. 다시 말해, 센서를 새로 설치하지 않아도 건물 안에서 보이지 않던 정보를 가상적으로 관측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죠. 이를 통해 건물 전체의 침기 분포를 실시간으로 추정하거나, 전력량계로 측정되는 값을 공간별·용도별로 분리하고, 실물 센서 없이도 설비시스템의 온도, 유량, 압력 등을 관측하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기존 기술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대규모 센서 설치 없이도 건물의 센싱 환경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건물마다 다른 조건에 맞춰 모델이 현장에서 보정되고 진화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차별성 중 하나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현재는 이러한 디지털 트윈 가상센싱 환경 위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건축물이 스스로 상태를 인식하고 운영 전략을 제안하는 자율운전 기술로 연구를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 지난해에는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AI시티 실현, 운영 중심 서비스 산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젋은과학자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소감 한 말씀.
    먼저 큰 상을 받게 되어 매우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배우고 도전해야 할 것이 많은 연구자라고 생각하는데, 그동안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 AI 기반 건물·도시 운영, 운영 중심 서비스 산업과 관련해 시도해온 연구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신 것 같아 큰 격려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연구해온 학생들과 공동연구자들, 그리고 실제 현장에서 연구를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저는 최근, 앞서 말씀드린 디지털 트윈과 가상센싱 기술의 연장선에서 새로운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건물과 도시를 지능적으로 운영하려면 먼저 실세계와 가상세계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건물, 설비, 센서, 에너지, 공간, 사용자, 서비스 사이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표현하는 온톨로지를 정립하고 있습니다. 온톨로지는 AI가 건설환경을 이해하고 추론하기 위한 일종의 지식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AI 에이전트 기술을 결합하면, 단순히 데이터를 모니터링 하는 수준을 넘어 건물과 도시의 상태를 이해하고, 문제를 진단하며, 필요한 서비스를 스스로 생성하고 실행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기술을 AI엔지니어링과 온톨로지의 융합을 통한 초지능형 서비스 기술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현재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연구를 구현하기 위해 ‘티라노(T-ranno)’라는 AI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티라노는 건설환경 분야의 데이터, 지식, AI 에이전트, 전문가 도구를 하나의 체계 안에서 연결하는 플랫폼입니다. 국내 건물과 도시를 넘어 지구 스케일로 연구 범위를 확장해가고 있는데요. 여러 국가에서 공개되거나 수집 가능한 건설환경 관련 데이터를 AI 에이전트가 탐색하고 정리하며, 연구실의 티라노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전 세계 건물과 도시의 운영 데이터를 연결하고, 이를 바탕으로 건설환경에 대한 글로벌 모델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연구 결과와 지식을 도출하고, 나아가 전 세계 여러 건축물의 운영관리를 티라노 플랫폼 안에서 지원하는 것이 장기적인 비전입니다. 저는 이러한 연구가 향후 AI시티 실현, 탄소중립, 도시 운영 효율화, 건설산업의 서비스 산업화에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Journey 연구자로 서기까지

  • 교수님께서는 언제부터 ‘과학(건설환경공학)’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보면, 장래희망을 적는 란에 항상 ‘축구선수’와 ‘과학자’를 함께 적곤 했습니다. 지금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어쩌면 축구선수가 될 만큼 축구를 잘하지는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웃음).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이 많았던 것은 분명합니다. 단순히 어떤 정보를 아는 것보다, 관심이 있는 대상이 ‘왜 그렇게 작동하는지’, ‘그 안에는 어떤 원리와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른 10대를 돌이켜보면, 저는 또래 남학생들이 좋아하던 자동차보다 집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여러 건축물을 보면서 공간의 형태와 구조, 그리고 사람이 그 안에서 생활하는 방식에 자연스레 흥미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후 건축공학을 공부하면서 건축물이 구조, 설비, 에너지, 환경, 사람의 생활이 모두 연결된 복합적인 시스템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관심이 지금의 연구로 이어졌습니다. 특정한 하나의 사건이나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호기심이 많고 원리를 생각하기 좋아했던 제 성향이 자연스럽게 지금의 길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 이야기를 듣다보니 사뭇 학창시절도 궁금해집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떤 학생이었나요? 석사과정 때 수행했던 공동주택의 공기유동 측정 실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저는 3일 동안 실제 30층 아파트 건물의 여러 세대를 직접 돌며 데이터를 측정했는데요. 추운 겨울이라 몸도 힘들고 현장 조건도 쉽지 않았지만 실제 건물을 대상으로 이론과 시뮬레이션, 현장 측정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깊이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처음에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현장 측정 결과와 많이 달라서 매우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책과 수업을 통해 배운 이론을 바탕으로 모델을 만들었지만 실제 건물은 훨씬 더 복잡했고, 현장 조건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면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배웠던 지식을 바탕으로 현장 상황을 다시 해석하고, 시뮬레이션 조건을 하나씩 수정해나갔는데요. 그 과정에서 계산 결과가 점점 현장 측정값과 유사해지는 것을 직접 확인했고, 그때 큰 쾌감을 느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이론과 시뮬레이션이 실제 건물 현상을 얼마나 잘 설명할 수 있는지, 또 반대로 현장의 어떤 부분은 모델이 충분히 묘사하지 못하는지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연구를 바탕으로 생애 첫 SCI 논문을 출판할 수 있었고, 저에게는 매우 기억에 남고 보람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실제 건물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이론과 시뮬레이션, 데이터와 현장을 연결하려는 현재의 연구 관점이 그 시절의 경험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여러 전공 중 디지털 트윈, 스마트시티 분야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디지털 트윈은 단순한 가상공간이 아니라 현실과 가상세계가 데이터를 통해 연결되고, 가상세계에서의 분석과 판단이 다시 현실 세계의 운영과 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체계입니다. 즉, 건물과 도시를 더 잘 이해하고, 예측하고, 운영하기 위한 핵심 기반이라고 할 수 있죠. 다만 기존의 디지털 트윈 개념은 주로 제조업과 제품 생애주기에서 발전해왔기 때문에, 이를 건설산업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건설환경은 현장마다 조건이 다르고, 운영 과정에서 계속 변화하는 복잡한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건설환경의 특성을 반영한 디지털 트윈 방법론을 고민하는 일이 저에게 매우 흥미로운 연구 주제가 되었습니다. 스마트시티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기존의 스마트시티가 여러 도시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디지털 환경을 구축해왔다면, 앞으로는 그 위에 도시 차원의 온톨로지와 AI 에이전트를 결합해 도시 운영을 지능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인류가 자연환경 위에 물리적인 건설환경을 만들어왔다면, 앞으로의 건설산업은 그 건설환경을 이해하고 운영하기 위한 가상공간, 즉 디지털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디지털 트윈과 스마트시티는 이러한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연구 분야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난제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을 것 같습니다.
    지나온 여러 연구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혹은 어려웠던 프로젝트가 있었다면요?
    2018년 대학에 처음 임용된 이후 있었던 일입니다. 교수로서 수업을 준비하고, 학생을 지도하고, 연구실을 운영하며, 동시에 개인 연구자로서 독립적인 연구 방향을 만들어가야 했던 시기였습니다. 여러 역할을 한꺼번에 감당해야 했기 때문에 쉽지 않은 하루의 연속이었으며, 동시에 연구자로서 앞으로 어떤 정체성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기억에 남는 건 대학에 와서 처음으로 단독저자 논문을 작성하고 투고하여 출판했던 경험입니다. 당시 100편이 넘는 참고문헌을 읽으며 연구의 배경과 방향을 다시 세웠던 기억이 나는데요. 때로는 논문이 잘 정리되지 않아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치열하게 고민했던 개념과 질문들이 지금의 연구 방향과 교육 내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연구실을 운영하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었고, 지금도 대학원 수업에서 당시 논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강의를 개설하고 운영하고 있거든요.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제 환경과 역할을 다시 생각해보는 일이었습니다. 막연히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에만 집중하기보다 ‘내가 왜 이 연구를 해야 하는지’, ‘이 분야에서 어떤 질문을 던지고 싶은지’, ‘학생들에게 어떤 연구 방향을 보여주고 싶은지’를 원점에서 다시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연구의 출발점과 의미를 다시 확인하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던 것 같아요.

#Epilogue 연구실을 넘어 교단으로

  • 교원으로서 교수님의 모습도 궁금합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바쁘지만 재미있게 지내고 있습니다. 연구자로서 새로운 연구 주제를 고민하고, 교원으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며, 동시에 건설환경 분야에서 AI 기술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다양한 현장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건설산업에서는 AI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국가적 차원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하나의 공학적 대상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AI를 어떻게 설계하고, 검증하고, 운영하며, 산업과 도시, 건물, 특정 서비스에 맞게 엔지니어링 할 것인가가 앞으로 매우 중요한 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수업과 외부 강연을 통해 AI 엔지니어링과 건설환경 분야의 융합 가능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에서는 앞서 말씀드린 AI 서비스 플랫폼 티라노(T-ranno)를 활발하게 개발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보다 구체적인 사용자와 활용 목적을 정해 티라노 HVAC, 티라노 Engineer, 티라노 Citizen 등과 같은 형태로 서비스를 확장해가려 합니다. 또한 스마트시티에 이은 AI 시티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시티가 도시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결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면, AI 시티는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도시가 스스로 이해하고 판단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개념입니다. 우수한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건설환경 AI 분야에서 선도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나만의 교육철학’이 있다면요? 대학에서의 교육은 이미 정리된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직 답이 완전히 정해지지 않은 문제를 함께 탐구하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업과 연구 지도를 할 때, 최신 연구 흐름과 실제 산업의 문제를 함께 연결해 설명하려고 노력합니다. 즉,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일이 제가 해야 할 일이자 과제라고 생각해요.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쉽게 설명하는 교육입니다. 저는 제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은 쉽게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려운 용어나 공식만 전달하기보다 ‘그 개념이 왜 필요한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는지’, ‘실제 현장에서는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를 함께 설명하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수업에서는 학생들에게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도 중요한데요. 정답을 바로 알려주기보다 ‘이 기술이 왜 필요한가?’, ‘기존 방법으로는 왜 충분하지 않은가?’, ‘현장에 적용하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이 지식을 잘 아는 사람을 넘어, 문제의 의미를 이해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설계할 수 있는 연구자와 엔지니어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특히 건설환경 분야의 학생들이 전통적인 공학 지식과 AI, 데이터, 디지털 트윈 기술을 함께 이해하고, 미래 산업을 이끌 수 있는 인재가 되도록 돕는 것이 저의 교육 목표입니다.
  • 연구자로서 또 교육자로서, 올 한 해 이루고 싶은 목표 혹은 도전해 보고 싶은 연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올 한 해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는 현재 연구개발하고 있는 AI 에이전트 기반 건설환경 운영 기술을 실제 활용 단계로 확장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건물과 도시를 대상으로 디지털 트윈, 가상센싱, 온톨로지, AI 에이전트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데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이 기술들이 실제 건설환경의 운영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어떻게 동작할 수 있는지 본격적으로 실험하고자 합니다. 특히 연구 범위를 대한민국 차원, 더 나아가 지구 차원으로 확장해 건설환경에 관한 글로벌 모델을 만들고, 새로운 연구 질문과 지식을 도출하고 싶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목표는 AI 에이전트 기술을 실제로 운영하면서,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다시 연구 자산으로 축적하는 것입니다. 즉,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로 사용하며, 그 사용 과정에서 다시 새로운 연구를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실 내 GPU 클러스터와 같은 AI 연구 인프라도 확보하고자 합니다. 학생들이 대규모 데이터 처리, AI 모델 실험, 에이전트 기반 서비스 개발을 보다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또한 제가 해야할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교육자로서는 학생들이 단순히 AI를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건설환경 분야의 문제를 이해하고 AI를 설계·검증·운영할 수 있는 미래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건설공학에 관심 많은 학생, 후배 연구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건설환경공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적 세계를 직접 다루는 매우 크고 복잡한 엔지니어링 분야입니다. 즉, 건설환경 연구는 에너지 절감, 탄소중립, 안전, 도시 문제 해결, 삶의 질 향상 등 인류의 여러 중요한 가치와 깊이 연결되어 있는데요. 그래서 이 분야에서 연구하고 일한다는 것은 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입니다. 좋은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물과 도시는 이제 단순히 설계하고 시공하는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데이터를 통해 이해되고, AI를 통해 운영되며, 디지털 트윈을 통해 예측되고 관리되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는데요. 건설환경공학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과 후배 연구자들이 이 분야를 자신 있게 바라보고, 다가올 미래 건설환경공학의 변화에 함께 도전해보면 좋겠습니다.
About the Interviewee

윤성민 교수 (1987년생)

  • 소속

    •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학력 및 경력

    • 2006.03 ~ 2009.08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 학사
    • 2009.09 ~ 2011.08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시스템공학 석사
    • 2011.09 ~ 2014.09 버츄얼빌더스(주) 디지털공간연구소 연구원
    • 2015.08 ~ 2018.08 Univ. of Nebraska-Lincoln 건축공학 박사
    • 2018.09 ~ 2022.02 인천대학교 도시건축학부 조교수
    • 2022.03 ~ 2024.08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조교수
    • 2024.09 ~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