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하나쯤의 비밀을 품고 살아갑니다. 쉽게 설명할 수 없는 마음, 오래 가라앉아 있던 감정, 때로는 스스로에게조차 숨기고 싶었던 기억들까지. 「나의 비밀」은 조용하게 자리하던 내면의 목소리를 들여다보는 작품입니다.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시작되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마음 한구석을 마주하게 되지요. 김효신 교수는 시인으로 유명한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가 생전에 친한 친구들도 읽지 못하게 했다는 「나의 비밀」을 원전에 충실하게 우리말로 옮겨냈습니다. 시대와 언어를 건너온 이야기가 오늘의 독자에게 닿기까지, 김 교수가 전하는 페트라르카의 내면세계를 함께 들여다봅니다.
김효신
대구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 이태리어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남대에서 국문학 박사(비교문학전공) 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구가톨릭대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문화 그리고 문화적 혼종성」, 「시와 영화 그리고 정치」, 「이탈리아문학사」 등을 쓰고, 역서로 「페트라르카 서간문 선집」, 「칸초니에레:51~100」, 「이탈리아 시선집」 등이 있다.
#01 책을 쓰다
시대를 건너온 내면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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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신 교수님 반갑습니다. 한국연구재단 웹진 독자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 이태리어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남대에서 국문학 박사(비교문학전공)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37년간 재직하며 이탈리아 문학을 중심으로 연구와 강의를 이어왔고, 올해 3월부터 대구가톨릭대학교 한국학전공 명예교수가 되었습니다. 이탈리아 문학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페트라르카의 작품 세계를 깊이 탐구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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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의 대표 산문인 「나의 비밀」을 처음 우리말로 옮기셨습니다. 이 작품을 번역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라틴어 원서 <Secretum(나의 비밀), De vita solitaria(고독한 생활), De otio religioso(종교적 여가)>는 페트라르카의 대표 산문입니다. 하지만 인문주의의 중요한 흐름을 보여주는 이 작품들이 국내에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데다 번역서도 없었죠. 그래서 이 텍스트는 반드시 번역되어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신부님들과 함께 번역 스터디를 했지만, 자연스럽게 흐지부지되고 스터디 노트도 서가 한쪽에 묻혀가고 있었는데요. 그러던 중 일본 서점에서 페트라르카 작품들이 활발하게 번역되어 있는 걸 보고 자극받았습니다. 순간 다시 번역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살아났고, 한국연구재단에 명저번역 신청을 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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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저서는 한국연구재단의 명저번역지원사업을 통해 번역, 출간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업 지원 배경과 출간까지의 여정이 궁금합니다.
페트라르카의 이탈리아어 시집 「Canzoniere」 일부를 번역했던 경험(김효신 외, 2004) 이후, 한동안 번역 작업은 부담스럽고 고된 일로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대학 구조조정 과정에서 다른 전공을 고민하던 시기에 멀리하고 싶었던 번역이 뇌리를 떠나지 않더군요. 결정적 계기는 일본 도쿄의 서점에서 「나의 비밀」 일본어 번역본을 마주했을 때였습니다. 다른 언어로는 활발히 번역되어 있는데 한국에서 제대로 소개조차 되지 않은 현실이 크게 다가왔고, 번역에 대한 의지가 다시 구체화되었습니다.
이후 2017년 명저 번역 작업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했으며, 원전 이해와 여러 자료 검토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나의 비밀」과 함께 「고독한 생활」, 「종교적 여가」까지 균형 있게 담아내려 했지만 최종 과정에서 일부 보완이 필요해 1년 연장 끝에 3년 만에 출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출판사의 적극적인 협업과 세심한 편집이 큰 힘이 되었고, 여러 차례 교정을 거치며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 작업을 완주하기 어려웠을 것이며, 이 경험은 페트라르카의 다른 라틴어 산문 번역을 이어가게 하는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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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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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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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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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과정에서 이탈리아어·영어·일본어 판본까지 함께 참고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여러 언어를 경유하며 우리말로 옮길 때 교수님의 세웠던 원칙이 있었을까요?
번역은 반역(反譯)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로 작업을 하다 보면 그 말이 정말 와닿습니다. 라틴어 원문을 그대로 한국어로 옮기면 뜻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탈리아어, 영어, 일본어 번역본까지 함께 참고하면서 가장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우리말 표현을 찾아야 했습니다. 같은 단어, 문장도 볼 때마다 고쳐야 할 부분이 보였고, 어느 날은 하루 종일 한 문장만 붙잡고 있던 적도 있을 정도였어요. 교정도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길어져 결국 7교까지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번역은 출판 직전까지도 끝났다고 말하기 어려운 작업입니다. 아마 지금 다시 보면 또 고치고 싶은 부분이 보일 것 같아요. (웃음) 그리고 페트라르카의 의도를 왜곡하지 않고 정확하게 옮겨야 한다는 책임감이 끝까지 저를 붙들고 있었습니다.
#02 책을 읽다
사흘간의 대화, 평생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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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밀」은 단순한 철학적 대화를 넘어, 사흘에 걸쳐 점차 내면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는 흐름이 인상적입니다. 이 책의 중심 내용을 설명해 주세요!
이 책은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1304-1374)가 자신의 정신적 위기를 계기로 자기구원을 위해 쓴 작품입니다. ‘진리의 여신’ 앞에서 그녀가 지켜보는 가운데 프란체스코와 아우구스티누스와의 대화가 사흘에 걸쳐 계속되는데요. 그 대화를 적어둔 것이 「나의 비밀」 전 3권이죠. 페트라르카를 괴롭히는 영혼의 병과 그 원인을 밝히고, 그 치료법을 더듬어 찾는 것이 이 책의 중심 테마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충고를 들으면서도 페트라르카는 끝내 자신의 학문과 사랑을 완전히 포기하지 못하는데요. 하느님을 향한 영적인 삶에 대한 갈망과, 인간적인 사랑과 명예에 대한 욕구를 억누를 수 없는 현실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최초의 근대적 지식인 페트라르카의 진솔한 자기 고백서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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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인간의 비참함과
구원에 대한 첫 번째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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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영혼의 병에 대한
두 번째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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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사랑과 명예욕에 대한
세 번째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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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밀」은 페트라르카와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사흘 동안 대화를 나누는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페트라르카가 대화 형식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인간의 내면이나 사유 방식은 무엇이었다고 보시나요?
단순히 문학적인 장치가 아니라, ‘중세적 가치’와 ‘근대적 자아’ 사이의 치열한 내적 투쟁을 시각화한 것입니다. 그가 이 형식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핵심 사유 방식은 세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먼저 페트라르카는 자신을 두 인물(성 아우구스티누스, 페트라르카)로 분리해 객관화된 자아 성찰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자기 내면을 타자화하여 객관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인간이 가진 모순과 약점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분석했죠. 이는 근대적 의미의 ‘심리학적 자기 분석’의 시초로 평가받습니다.
그리고 고뇌하는 단독자로서 개인의 모습도 보여주는데요. 무조건 그의 말에 굴복하지 않고, 인간적인 욕망을 간직한 채 대화가 마무리됩니다. 결론이 나지 않는 갈등 그 자체로, 회의하고 갈등하는 개인의 존재감을 부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영적 나태라는 개념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게으름이라기보다 세상의 덧없음을 느끼면서도 머무를 수밖에 없는 영혼의 무기력함을 의미하는데요. 번역서에 ‘우울병’으로 기재된 이 개념을 중세 시대에는 죄로 여겼지만, 페트라르카는 지적인 인간이 필연적으로 겪는 우울로 재해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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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아우구스티누스
초자아(Superego)
엄격한 도덕적 잣대이자,
신 중심의 중세적 가치관을 대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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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라르카(프란체스코)
현실의 자아
세속적인 욕망, 명예욕, 라우라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못하는 자아
대화 형식을 통해 페트라르카가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인간은 신을 향한 갈망과 세속적 성취 사이에서 영원히 방황하는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정답을 내리기보다 자신의 영혼이 찢기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외부의 권위(교회, 교리)가 아닌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인문주의적 사유 방식을 제안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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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저자 페트라르카의 실제 삶에 대해 궁금해지는데요.
교수님께서는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페트라르카의 인간적인 면모를 어떻게 바라보셨나요?
페트라르카의 실제 삶은 작품 속에서 보여준 고뇌보다 훨씬 역동적이고 모순적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지극히 근대적인 인물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그는 1341년 로마에서 계관시인* 칭호를 받으며, 고대 이후 단절되었던 전통을 부활시킨 상징적 인물이었죠. 동시에 자신의 이름과 글이 후대에 읽히도록 의식적으로 편집하며 남긴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삶엔 이상과 현실 사이의 균열이 끊임없이 드러납니다. 라우라를 향한 사랑이 자신을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했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현실에서는 두 명의 사생아를 두었거든요. 그리고 자연과 고독을 찬미하면서, 끊임없이 떠돌며 방랑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페트라르카는 늘 스스로를 ‘고독하고 슬픈 존재’로 묘사했습니다. 고독 속에 고전을 탐독하며 내면을 성찰한 인문주의자의 모습과 동시에 우울함이 죄인 줄 알면서도 그 슬픔을 즐기는 듯한 묘한 태도를 보였죠.
* 국가나 왕실, 특정 기관에서 공식적으로 임명하는 명예 시인
페트라르카는 늘 남 앞에 설 때 단정하고 깔끔한 인상을 주려고 노력하는 시인, ‘거울 앞에서 끊임없이 옷매무새를 고치는 사람’처럼 생각됩니다. 하느님을 향한 영성이 깊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했지만, 동시에 세상이 자신을 당대의 빼어난 ‘계관시인’으로 기억해 주길 바랐고, 아름다운 여인을 사랑하는 몽상가이고 싶어 했습니다. 결국 페트라르카의 인간적 매력은 이러한 모순을 숨기지 않고 『나의 비밀』 속에서 끝까지 드러냈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인이 되기보다는, 갈등하는 인간으로 남기를 선택했고, 그 지점에서 비로소 르네상스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봅니다.
#03 책을 건네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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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고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불안정한 시대 속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를 찾으려는 능동적인 움직임 아닐까요? 젊은 세대는 고전 속 주인공들이 겪는 고민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서 묘한 위안을 얻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와 같은 질문에 대해 고전은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묵직한 답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불확실성이 가득한 현실에서 이미 수백 년간 검증된 고전의 지혜는 흔들리지 않는 가이드라인 역할을 해주죠. 여기에 최근 출판사들이 젊은 감각에 맞춰 고전 작품을 디자인하고, 홍보하면서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이런 현상이 디지털 디톡스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봅니다.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에서 한 발 물러서 긴 호흡의 고전을 선택하는 '느린 읽기'가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독자들에게 고전은 가장 세련된 자기 증명의 도구이자 삶의 철학적 뿌리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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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밀」은 영혼의 병을 들여다보며 자기 구원을 고민하는 작품입니다.
독자들이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보면 좋을까요?
페트라르카는 세속적인 명성과 사랑에 집착하면서도, 그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무기력함과 우울병을 고백합니다. “지금 무엇을 간절히 원하면서도, 동시에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지 않은가? 나의 성장을 가로막는 ‘달콤한 우울’이나 ‘익숙한 무기력’은 무엇인가?” 또한 페트라르카는 시인으로서의 명예(월계관)와 라우라를 향한 사랑이 영혼을 고결하게 한다고 말하지만,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그 역시 결국 ‘세속적인 집착’이라 꼬집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다고 믿으며 추구하는 목표가 혹시 내면을 채우기보다, 타인의 시선에 비친 모습을 치장하기 위한 것은 아닌가?” 「나의 비밀」은 성 아우구스티누스와의 가상 대화를 통해 자신의 치부를 낱낱이 파헤칩니다. 자기 구원은 자신의 병명을 정확히 아는 것에서 시작되죠. “나는 나의 모순과 약점을 정당화하거나 회피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무도 보지 않는 내면의 법정에서 나는 나 자신에게 얼마나 솔직한가?” 이 외에도 독자 분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내면의 대화를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스스로에게 질문해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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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금 무엇을 간절히 원하면서도, 동시에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지 않은가?
내 성장을 가로막는 ‘달콤한 우울’이나 ‘익숙한 무기력’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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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가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다고 믿으며 추구하는 목표가
내면을 채우기보다, 타인의 시선에 비친 모습을 치장하기 위한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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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의 모순과 약점을 정당화하거나 회피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무도 보지 않는 내면의 법정에서 나 자신에게 얼마나 솔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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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로서 이 책을 아직 읽지 않은 독자에게 딱 한 문장에만 밑줄을 그어 선물할 수 있다면,
어떤 문장을 고르고 싶으신가요? 그 문장에 담긴 의미와 이유도 함께 들려주세요.
서문에 등장하는 이 구절은 이 책이 대중에게 보이기 위한 '과시용'이 아니라 철저히 '자기 성찰을 위한 고백록'임을 선언하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페트라르카는 책 제목을 직접 언급하며, 책 자체를 하나의 인격체(너)로 대우합니다. 당시 명망 높은 시인이었던 그가 외부 평판이나 화려한 명성에서 벗어나 오직 자신의 영혼과 마주하고자 했던 절박함을 보여주죠. 페트라르카는 세상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자신의 업적과 사랑이 영혼을 갉아먹는 구속일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서문의 이 구절은 고통스러운 자각을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그러나 반드시 기록해야만 하는 이중적인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특히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개인'의 탄생이라는 문학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중세의 글쓰기가 주로 신학적 진리나 공동체의 가치를 담았다면, 페트라르카는 "나의 작은 책"이라 부르며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고뇌를 기록의 중심에 세웠습니다. 페트라르카가 이토록 이 책을 비밀로 간직하려 했던 이유가, 그가 가졌던 세속적 욕망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구절이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오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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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독자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영혼의 안식은 외부의 찬사가 아니라, 오직 자기 자신과의 정직한 화해에서 온다.” 페트라르카의 「나의 비밀」은 답을 주는 책이라기보다, 우리 마음속에 잠자고 있던 ‘불편한 진실’을 깨우는 책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질문을 통해 페트라르카가 느꼈던 치열한 자기 구원의 과정을 독자 여러분의 삶 속에서도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