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산·학·연 현장을 두루 경험하신 만큼 향후 새로운 반도체 연구개발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으실 듯합니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기술의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욱 교류의 폭이 더 넓어지고 빈번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학과 연구소 등에서는 단위소자 수준의 연구는 활발하지만 이를 산업체의 제품화로 이끌 수 있는 협력체계가 아쉽습니다. 서로 간의 정확한 정보 제공과 이해가 국내 반도체 기술과 관련 인재양성 등을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단장님께서 생각하시는 기초원천 연구와 산업적 응용의 연계 강화 방안은?
반도체 분야의 산업체는 당장의 제품화가 중요합니다. 이에 따라 미래지향적인 연구에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대학과 연구소의 경우는 원석을 발굴하는 기초원천 연구에 집중할 수 있지만 이를 다이아몬드로 가공하는 첨단 제조공정 이용의 기회를 가지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 연구소가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신소자 후보 과제들을 산업체 파운드리 수준에서 검증을 해볼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협력과제가 필요합니다. 또한 국내 나노기술 개발의 주요 인프라 기관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효율적인 투자를 통해 대학이 보유한 연구개발 시설, 산업체의 양산시설이 상호보완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현재 나노·반도체단에서 추진 중인 국책연구과제를 소개해주세요.
반도체의 미세화 한계를 극복하고 인간 두뇌 수준의 연산능력과 소모전력을 가지는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신소자의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큰 목표입니다. 이에 따라 향후 10년간 2,405억 원을 투입하는 고성능·초저전력 연산처리 신소자 원천기술 및 신소자 설계 및 집적검증 시스템 개발이 진행됩니다. 신소자 원천기술 개발에는 초저전압, 정보밀도개선, 미세전류제어, 스마트 배선, 3차원 집적, 두뇌모사 소자 기술 등이 포함됩니다. 신소자 설계 및 집적검증 기술 개발은 신소자 기반 설계 툴, 이키텍쳐 및 설계, 웨이퍼 레벨 신소자 집적검증 기술 등이 지원 대상이지요. 이밖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자유공모형 신개념 소자 기초 기술과제도 지원할 예정입니다.
차세대 반도체 개발의 또 다른 축인 나노 분야에서는 기존 나노·소재 원천기술 사업의 맥을 잇는 사업으로 올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 사업이 신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일몰 단계인 나노융합 2020 사업의 후속사업으로 나노·소재융합 2030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르면 2021년부터 예산을 확보해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설 나노·반도체단의 첫 번째 책임자로서 뜻하고 계신 바가 있다면?
2년의 임기는 무언가 결과를 내기에 짧은 시간입니다. 하지만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는 이미 많은 대형 국책과제들의 경험이 풍부합니다. 저와 나노·반도체단 구성원들 역시 연구과제의 관리자라기보다는 연구자의 일원이란 마음가짐을 갖고자 하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의 과제 수행 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최종 목표인 원천기술 개발과 사업화의 어려운 점들을 함께 풀어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웹진을 통해 연구자와 재단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산·학·연 현장을 넘어 이제 우리나라의 미래인 원천기술 연구개발의 핵심기관에서도 일할 수 있게 된 것이 정말 기쁘고 또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출근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연구재단이 그간의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름 삼아 이미 국제적으로도 손색없는 훌륭한 연구기획·평가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향후 이 같은 훌륭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더 많은 정보 공유와 신뢰 구축을 통해 한국의 연구자와 기업들이 전 세계적인 기술 리더십을 더욱 굳건히 이어나가는 데 기여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