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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콘서트 저자와의 대화_
마녀체력 이영미 작가와 함께

속삭이는 음악과 솔직한 대화가
겨울밤을 녹이다

연일 미세먼지 농도가 전국을 강타하고 구름은 빗낱이 떨어질 듯, 한 뼘은 내려앉았다. 정규 운영을 마친 도서관은 삼삼오오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3층 자료실 한편만이 밝은 조명 안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부부끼리 또는 연인끼리, 친구끼리 속속히 모여든 사람들이 자리를 메우고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들어선 아이들의 표정이 생기를 돋운다.


마음을 여는 인문학 콘서트의 첫 페이지

여기는 인문학콘서트가 열리는 김해의 율하도서관이다. ‘마녀체력’ 이영미 작가 강연과 함께 가수 이은철 님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 여느 때보다 볼거리가 많다. 사회를 맡은 이민아 시인의 간략한 소감으로 콘서트의 문이 활짝 열렸다.
먼저 인문학 콘서트의 시작을 알린 가수 이은철 님은 ‘그럼 니가 나랑’, ‘싫어요 싫어요’,
‘0401’ 등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사랑의 심리를 다룬 곡들로 분위기를 풀어주었다.
그 중에서 ‘그럼 니가 나랑’의 가사는 청중들에게 슬그머니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 가사의 내용은 ‘오랜만에 만난 여자 사람 친구가 여자 친구 없는 ’나‘를 위해 ’
넌 참 괜찮은 사람인데.....‘라며 갖가지 말로 위로를 한다. 거기에 던지는 ’나‘의 뼈 있는 한마디’
그럼 니가 나랑 사귀든지.....‘ 이렇게 속 시원한 사이다 가사와 더불어 지나친 무표정이 압권인 노래였다.

“체력 하나만 좋아져도 인생의 많은 것들이 달라집니다”

이영미 작가의 명함에는 이름 뒤에 ‘트라이애슬릿’이라고 적혀있다. 에디터이면서 글을 쓰는 작가인 것 까지는 이해가 가지만 철인3종 경기를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트라이애슬릿’은 아무래도 거리가 있어 보인다. 더구나 그녀를 직접 만나면 ‘이건 뭔가 오해가 있지’ 싶다. 150cm를 조금 넘긴 키에 작은 체구, 여린 목소리......작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는 이유는 충분한 것 같다.

사실 모든 이야기는 책 속에 다 있다. <마녀체력>이라는 책의 제목은 ‘마흔, 여자가 체력을 키워야 할 때‘의 긴 제목을 새롭게 어필하기 위해 만들어 낸 것이라고 했다. 역시 26년 경력의 에디터다운 제목이다. 책 내용을 근거로 조근조근 말로 풀어주니 어느 덧 작가님이 내 옆에 앉아 책을 읽어주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조금씩, 천천히, 꾸준히 밀어 붙이세요. 저는 달리기, 자전거, 수영으로 종목을 옮기면서 ‘6개월은 반드시 하겠다’라는 결심으로 시작을 했고 기간을 반드시 지켰어요. 아무 성과도 없을 것 같던 일이 6개월을 견뎌내자 실체가 보이면서 해볼 만한 일이 되더군요. 여러분도 6개월 후 스스로 변화된 모습을 확인하고 싶지 않으세요?”

이후 먼저 철인3종 경기를 시작한 남편으로부터 자극을 받으면서 철인3종 경기에도 참여하게 되었다니 정말 분명한 ‘삶의 차이를 만들었다’고 본다. <마녀체력>을 들고 강연을 다니는 것이 마치 마음의 변화, 행동의 변화를 밝히는 간증을 하러 다니는 기분도 든다는 이 작가는 자기계발서 느낌의 이 에세이가 꼭 독자 여러분도 변화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거듭 말했다.

인문학 콘서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일단 김해는 독서대전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독서대전을 하는 율하도서관이 콘서트를 기획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초청을 받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20여 군데의 북 콘서트를 진행해 왔는데 율하도서관은 처음인데다가 출판계에서는 워낙 유명한 도서관이라 구경삼아 즐거운 마음으로 내려왔습니다.”

인문학콘서트에 참여하며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일반 독자들과 작가가 직접 만나는 일은 책을 중심으로 다양한 생각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을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까지 다뤄지기 때문에 그런 시간을 함께 한다는 자체가 보람이기도 합니다.”

‘나’에게 ‘교육기부’란?

“‘교육은 기관을 통해서 배운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내가 만나는 사람, 여행, 책 등 모든 매개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게 교육입니다. 저는 제가 몸담고 있는 <인생학교>나 오늘같은 <인문학 콘서트>를 빌미로 강연을 하는 것은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라 작가가 할 수 있는 좋은 기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가급적 지역의 작은 책방이나 아이를 둔 엄마들의 모임에는 꼭 참여하려고 노력합니다. 엄마를 통해 아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책이 가진 무한한 긍정의 힘을 의식하기 때문이지요.”
원래 책을 읽어서 작가님에 대해 나름 정보를 가지고 있었는데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강연회가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 내친김에 콘서트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책을 읽었기 때문에 강의에 대한 이해도 쉬웠고 현장에서 듣는 이야기가 보태져 새롭게 이해되는 부분이 있어 개인적으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너무 좋은 행사라고 생각이 되구요, 바라는 것은 이런 종류의 행사가 꾸준히 이어져서 다른 분들한테도 골고루 참여 기회가 주어졌으면 합니다.”
인문학 콘서트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 뒤 제가 인터넷에서 필요한 정보를 더 찾아보고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체력에 대한 고민에 직면해 있는 찰나 ‘마녀체력’을 읽게 되어서 인지 제 고민을 풀어주는 솔루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개인의 특성이 있으니 전적으로 책 내용대로 할 수는 없지만 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용기를 갖게 한 강의였습니다.
“개인이 변하면 공동체 변화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인문학콘서트가 지역적 제한을 두지 말고 지속적으로 열려서 점차적으로 긍정적인 의식으로 변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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