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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을 위협하는 위암·대장암,
    입속 미생물로 조기 진단해요! 연세대학교 김지현 교수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병’이라고 하면 여러분은 어떤 단어가 먼저 생각나시나요? 아마 ‘암’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다른 질병에 비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고 치료가 힘들어 사망률이 높기 때문인데요. 최근 국내 연구진이 입 속 미생물로 위암과 대장암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비침습적으로 검사할 수 있어 편의성과 조기 발견율을 크게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요. 첨단 마이크로바이옴 분석기술을 바탕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연세대학교 김지현 교수의 이야기입니다.

    해당 이미지는 AI를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김지현 교수가 걸어온 길

    김지현 교수

    소속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교수

    주요학력 & 경력

    • 2021 ~ 현재 연세대학교 마이크로바이옴연구원 원장
    • 2016 ~ 현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준회원/정회원
    • 2014 ~ 2022 다부처 유전체사업 농림축산식품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단 단장
    • 2012 ~ 현재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부교수/교수
    • 2009 ~ 2015 한국연구재단 자문위원/전문위원
    • 2000 ~ 2012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선임연구원/책임연구원
    • 1993 ~ 2000 Cornell University 분자식물병리학 박사, 박사후연구원
    • 1985 ~ 1991 서울대학교 농생물학 식물병리전공 학사, 석사

    연구성과 몰아보기

    Mouth-to-gut microbial transmission signatures enable robust, non-invasive diagnosis of gastrointestinal cancers
    논문명, 저널명, 키워드, 저자
    논문명 Mouth-to-gut microbial transmission signatures enable robust,
    non-invasive diagnosis of gastrointestinal cancers
    저널명 Cell Host & Microbe (2025 JCR IF = 23.2)
    키워드
    • Gastroenterology (소화기학)
    • Disease biomarker (질병 바이오마커)
    • Metagenomics (메타유전체학)
    • Meta-analysis (메타분석)
    • Machine learning (기계학습)
    저자 김지현(공동교신저자/연세대학교), 장래근(공동제1저자/연세대학교),
    허지원(공동제1저자/충남대학교), 김설아(공저자/연세대학교),
    이지영(공저자/연세대학교), 황희수(공저자/연세대학교),
    윤재경(공저자/연세대학교), 이현권(공저자/연세대학교),
    김태일(공동교신저자/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이용찬(공동교신저자/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지선하(공동교신저자/연세대학교)
    연구의 필요성
    • 위암과 대장암은 조기 진단이 중요한 위장관 암이다. 하지만 기존 검진법은 검사 순응도, 민감도, 침습성, 반복 검사 편의성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했다.
    •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서는 장내 미생물뿐 아니라 구강 미생물도 위장관 질환과 밀접하게 관련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일부 구강 세균은 위장관 암 조직이나 대변에서 검출되며, 암 발생 및 진행과의 관련성이 보고되고 있다.
    • 기존 연구들은 특정 세균의 존재 여부나 상대적 풍부도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아, 구강 미생물이 장까지 이동하는 현상을 개인 단위에서 정량화하고, 이를 암 진단 모델로 연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성과 요약
    • 연구팀은 건강인, 대사질환자, 위암 환자, 대장암 환자 등 총 507명으로부터 구강 및 대변 샘플을 확보하고,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수행했다.
    • 구강과 대변에서 동일한 증폭서열변이체(ASV)가 공유되는지를 추적해, 대변 내 미생물 중 구강에서도 동일하게 검출되는 미생물의 비율을 계산하는 구강-대변(MF) 미생물 전이 지수를 개발했다.
    • 분석 결과 위암과 대장암 환자에서 MF 지수가 건강인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이는 구강-장 미생물 전파 증가가 위장관 암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질병 관련 신호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Deep Talk 연구자 인터뷰

    • 교수님,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에 재직 중인 김지현 교수입니다. 저는 1997년 코넬대학교에서 분자식물병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2000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과학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에는 연세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미생물유전체학 및 시스템/합성생물학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는데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다부처 유전체사업 농림축산식품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단 단장으로서 농생명 분야의 미생물 및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을 이끌었고, 현재는 연세대학교 마이크로바이옴연구원장을 맡으며 연구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 특정 환경에 서식하는 미생물군집과 그들이 가진 메타유전체 및 생산되는 생체물질 전체를 의미
    • 교수님께서 지도하고 계신 전공 또 현재 관심 있게 다루고 계신 연구 분야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시스템생물학은 생명 현상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분자, 세포 수준으로부터 개체, 나아가 전 지구적 수준에 이르기까지의 통합적인 연구를 목표로 하는 학문입니다. 제 연구실은 미생물유전체학과 메타유전체학을 기반으로, 사람의 몸뿐 아니라 식물과 해양 생태계에 서식하는 다양한 미생물을 폭넓게 연구해 왔습니다. 서식 환경은 다르지만 “미생물이 숙주 또는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그 시스템 전체의 건강과 균형 유지에 기여하거나 질환과 불균형의 원인이 되는가?”라는 질문은 인체든 자연생태계든 공통적으로 저희 연구를 관통하는 주제인데요. 최근에는 기초과학의 발견을 실제 문제 해결의 도구로 삼고, 첨단 마이크로바이옴 분석기술을 바탕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진단·치료하며 예후를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 최근 입속 미생물에서 위암과 대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몸에는 사람 세포보다 더 많은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는데, 주로 구강과 장관계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구강과 위, 소장·대장은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각각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종류의 미생물군집을 형성하는데요. 하루 약 1조 마리에 이르는 구강 미생물이 소화기에 유입되지만, 건강한 사람의 소화관에서는 위산과 쓸개즙, 장내 미생물, 면역 체계 등이 방어막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입속 미생물이 위장관에서 살아남아 정착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각종 질환자의 경우, 이러한 구강-장 미생물 경계가 무너지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저희는 생태계의 구분이 약화될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건강이나 질병 상태에 따라 공간적 구분이 달라지고, 구강의 미생물이 위와 장으로 이동하는 양상 자체가 질병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러던 중 2021년부터 연세대학교에서 세계적 수준의 융합연구그룹을 육성하기 위한 연구지원 프로그램 ‘연세 시그니처 연구클러스터 사업’이 착수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연세 시그니처 연구클러스터 사업’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연구 분야를 선정해 집중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저희가 생각한 연구도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건강과 위암·대장암 관련 구강-장관계 축의 유전 및 마이크로바이옴 생태동역학’ 과제를 신청했고, 연구대상에 선정되어 안정적으로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구강-장관계 축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하여 소화기암 판별 모델을 개발한 연세 시그니처 연구진.
      (왼쪽부터) 허지원 충남대 교수, 장래근 연세대 박사후연구원, 김지현 연세대 교수, 이용찬 연세대 의대 교수, 김태일 연세대 의대 교수, 지선하 연세대 교수
    • 연구성과가 탄생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위암과 대장암은 어느 한 가지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위암의 중요한 위험요인인 Helicobacter pylori에 감염돼도 실제 암으로 진행되는 사람은 일부에 불과하고, 대장암에서도 Fusobacterium nucleatum을 비롯한 특정 미생물의 역할이 보고되어 왔습니다만 모두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희는 숙주의 유전적 소인, 생활환경, 그리고 마이크로바이옴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암 발생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점에서 연구를 설계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임상적 활용 가능성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건강인과 위암·대장암 환자의 구강과 대변, 그리고 암 조직의 마이크로바이옴을 함께 분석하고, 구강에서 위·대장·대변으로 이어지는 특징적인 패턴을 찾고자 했습니다. 처음부터 특정 미생물 종을 암 진단 마커로 찾으려 했던 것은 아닙니다. “입과 장의 미생물 생태계 연결이 암에서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추적하다 보니, 구강과 장에서 함께 발견되는 미생물을 정량화하게 되었고 이것이 자연스레 MF 지수와 소화기암 판별 모델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 연구 초기에 세웠던 가설이 실제 시험 결과와 달라 연구의 방향을 바꿔야 했던 순간도 있었나요?

      이번 연구는 여러 분야의 연구자가 여러 해 함께 힘을 합쳐 이뤄낸 결과입니다. 저희는 연구를 위해 건강인과 대사질환자, 위암 및 대장암 환자 등 총 507명으로부터 구강과 대변 시료 1,010개를 확보해 분석했습니다. 중요한 점은 단순히 여러 사람의 구강과 대변 자료를 모은 것이 아니라, 같은 사람에게서 구강과 대변 시료를 최대한 같은 시점에 동시에 확보했다는 것인데요. 그렇게 해야 입에 있는 미생물이 같은 사람의 장에서도 발견되는지를 직접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 초기에는 구강과 장에서 어떤 미생물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지, 전체적인 미생물군집 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구강 미생물이 실제로 장에서 얼마나 발견되는지’를 개인별 숫자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구강과 대변에서 동일한 염기서열을 갖는 증폭서열변이체(amplified sequence variant), 즉 ASV를 추적했고, 이를 바탕으로 ‘구강-대변 미생물 전이 지수(mouth-to-feces microbial transmission index, 이하 MF 지수)’를 개발했는데요. 그 결과 위암과 대장암 환자에서는 건강인보다 MF 지수가 약 2.6~3배 높게 나타나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건강인-대사질환자-위암 및 대장암 환자의 구강·대변 시료를 분석해
      구강-대변(MF) 미생물 전이 지수를 산출한 과정을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위암·대장암 환자-건강인 MF지수 비교 결과
    • 연구를 수행하시면서 여러 난제에 부딪힌 경우도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어떤 어려움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큰 난제는 저희 코호트에서 발견한 신호가 다른 연구 대상 집단에서도 그대로 재현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국가와 연구기관마다 대상 인구집단도 다르고, DNA 추출법이나 분석한 16S rRNA 유전자 영역, 시퀀싱 방법도 서로 다릅니다. 더구나 일부 외부 데이터는 구강과 대변을 한 사람에게서 함께 채취한 자료도 아니었죠.

      저희는 연세대학교에서 발견한 전이 미생물을 ‘종’이나 ‘속’과 같은 일반적인 미생물 이름으로 변환해 외부 구강 데이터에 적용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위암이나 대장암을 구분하는 성능이 거의 무작위 수준까지 떨어져 상당히 당황했었는데요. 원인을 하나씩 추적해보니 중요한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구강에서 나타나는 암 관련 신호는 단순히 ‘어떤 종의 미생물이 존재한다’라는 정보보다 같은 종 안에서도 정확히 어떤 염기서열을 가진 미생물인가 훨씬 더 중요하고 민감하게 나타난다는 것. 이후 저희는 분류학적 이름을 비교하는 대신 외부 코호트의 원래 염기서열로 돌아가 연세대학교에서 발견한 전이 미생물과 100% 동일한 ASV를 직접 찾아 비교하는 방식으로 분석 전략을 바꿨습니다. 그 결과 여러 외부 코호트에서 구강 시료만으로도 위암과 대장암을 분류할 수 있는 신호를 포착, 성능을 검증할 수 있었습니다.

      외부 코호트 환경에서 관찰한 위암·대장암 분류 성능 검증결과
    • 기존에도 구강 미생물을 활용해 암과 질환을 진단하는 연구가 여러 차례 시도 된 바 있습니다.
      선행 연구들을 미뤄볼 때 이번 연구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기존에도 구강 미생물이 장이나 종양 조직에서 발견된다는 개별 사례 보고는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특정 균의 ‘존재 여부’나 ‘상대적 풍부도’를 기술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고, 개인별로 얼마나 많은 구강 미생물이 장으로 이동했는지를 정량화한 표준화된 지표는 없었습니다. 저희 연구는 이 전이 현상을 MF 지수라는 재현 가능한 숫자로 만들어냈다는 점, 그리고 이를 실제 위암·대장암 진단 모델로 연결해 7개의 독립 코호트에서 검증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특히 대변 시료 없이 구강 시료만으로도 암 관련 신호를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은 이번 연구의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 시스템생물학, 역학, 위암 및 대장암 임상 연구자 등 여러 연구진이 연구에 함께 참여했는데요.
      다학제 연구를 수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다학제 연구의 가장 큰 장점이면서 동시에 어려운 점은 각 분야가 연구를 바라보는 관점과 사용하는 언어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입니다. 기초과학자는 생물학적 기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역학 연구자는 코호트 설계와 교란요인의 통제를 중요하게 보며, 임상의는 실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서로가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를 충분히 공유하고, 하나의 연구 질문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역할 분담이 비교적 명확했습니다. 지선하 교수님 연구진은 건강인과 대사질환자 코호트를, 이용찬 교수님 연구진은 위암 코호트를, 김태일 교수님 연구진은 대장암 코호트를 중심으로 연구 설계와 임상적 해석에 참여했습니다. 저희 시스템생물학 연구진은 확보된 구강·대변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하고, 구강-장 미생물 전이를 정량화하고, 이를 기계학습 기반 암 판별 모델로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대상자 모집과 시료 관리에는 현장의 연구간호사와 연구원들의 역할도 매우 컸습니다. 특히 마이크로바이옴은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약물, 질병 상태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어느 한 분야의 자료만으로는 제대로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연구가 가능했던 것도 기초 생물학, 역학, 임상의학, 생물정보학 전문가가 각자의 전문성을 가지고 같은 질문을 오랫동안 함께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다학제 연구는 조율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한 연구실만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질문과 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연구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번 성과는 숙주-미생물 상호작용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세포 숙주와 미생물(Cell Host & Microbe)’에 온라인 게재되었는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긴 시간 함께해 주신 공동연구자들과 학생, 연구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이번 연구는 건강인과 대사질환자, 위암·대장암 환자의 시료를 확보하고, 이를 분석해 여러 외부 코호트에서 다시 검증하기까지 많은 연구자와 의료진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연구 결과 가운데 특히 의미 있게 생각하는 것은 구강 시료만으로도 위암과 대장암과 관련된 신호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구강과 장은 원래 서로 다른 미생물 생태계를 이루는데, 암 환자에서는 그 구분이 약해지는 현상을 정량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이러한 연구가 숙주-미생물 상호작용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인 Cell Host & Microbe에 ‘실험실 벤치에서 병원 병상까지(bench to bedside)’ 기초과학의 임상 적용 연구를 싣는 ‘임상 중개 보고서(Clinical Translational Reports)’ 형식으로 소개됐다는 점도 뜻깊게 생각합니다. 이는 임상적 활용 가능성과 중개연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지만, 물론 아직 임상에 바로 적용할 단계는 아닙니다. 관련 특허가 출원되어, 향후 전향적 연구와 실제 검진 환경에서의 검증을 통해 보다 간편한 암 선별 방법으로 정착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 바이오·의료기술개발, 국가연구소(NRL2.0) 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추진되었습니다. 연구 수행 간 기억에 남거나 도움이 된 부분이 있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사람의 시료를 장기간 확보하고 대규모 시퀀싱과 데이터 분석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연구 지원이 특히 중요합니다. 이번 연구도 처음부터 현재와 같은 결과를 예상하고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구강과 장에서 함께 발견되는 미생물을 어떻게 정량화할지, 또 그 신호가 다른 코호트에서도 재현되는지를 확인하는 등 새로운 질문이 계속 생겼습니다.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 덕분에 이러한 질문을 추가 분석하고 외부 검증으로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현재 참여 중인 국가연구소(NRL2.0) 사업에서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마이크로바이옴뿐 아니라 숙주의 유전정보와 생활습관, 임상정보까지 함께 분석해 질병 발생 기전과 예측 연구로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연구자 입장에서는 한 번의 연구 성과보다 그 다음 질문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연구재단의 지속적인 지원이 이번 연구를 완성하고 후속 연구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연구자로서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번 연구로 확인한 건 이미 암으로 진단된 사람과 건강인을 구분할 수 있다는 가능성입니다. 다음 질문은 ‘이 신호가 진단 이전에도 나타나는가?’입니다. 이걸 확인하려면 건강검진 대상자와 고위험군을 장기간 추적하면서 구강·장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를 반복 관찰하는 전향적 연구가 필요합니다. 두 번째로는 ‘전이’ 자체를 더 정확히 규명하고 싶습니다. 16S rRNA 유전자 분석만으로는 같은 서열이 입과 장에서 함께 발견된다는 것까지는 보여줄 수 있지만, 두 미생물이 정말 같은 균주인지, 어느 방향으로 이동했는지까지는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롱리드 시퀀싱 기반의 대규모 메타유전체 분석으로 이 부분을 직접 추적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미생물 쪽에서만 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가고 싶습니다. 같은 미생물에 노출돼도 어떤 사람은 장에 정착시키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은데, 그 차이는 결국 숙주 쪽 유전정보, 생활습관, 임상정보 등 요인을 같이 봐야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이걸 다 엮어서 개인별 미생물 전이 감수성과 질병 위험도를 예측하는 쪽으로 연구를 키우고 싶습니다. 이렇게 되면 입을 한 번 헹구는 것만으로 소화기암 위험이 높은 사람을 먼저 골라내고, 필요한 사람에게만 내시경 같은 정밀검사를 권하는 실용적인 선별검사로 이어질 수 있을 거라 봅니다. 그리고 이 ‘구강-장 전이’라는 틀 자체는 암뿐 아니라 염증성 장 질환이나 간·담낭·췌장 질환, 노화 등으로도 넓혀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