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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리포트

세계는 지금
: 선장 없는 배가 떴다

국내외 연구 현장에서 포착한 변화의 흐름과 이슈를 한 자리에서 읽는 시간. 트렌드리포트에서는 매월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세계 각지의 연구 개발 흐름과 주요 이슈를 전해드립니다.

"전방 100m, 다른 선박 접근 중. 항로를 변경합니다." 선장이 아닌 AI가 내리는 판단입니다.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바다의 환경을 읽고, 최적의 항로를 선택하며 목적지까지 항해하는 자율운항선박은 더 이상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는데요. 국제 규정 마련과 함께 세계 각국도 상용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바다 위를 질주하는 자율운항선박, 어디까지 왔을까요?

이달의 트렌드리포트
  • 선박 레벨 업! 자율운항선박 시대가 왔다
  • 바다 위 AI 경쟁, 세계는 어디까지 왔을까?
  • 자율운항의 핵심은 AI, AI의 핵심은 데이터!

Chapter 01 선박 레벨 업!
자율운항선박 시대가 왔다

#MASS #자율운항선박

자동 조종 장치로 사람 없이 비행하고, 도로 위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시대, 그렇다면 배는 어떨까요? 이제 바다에서도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이 항로를 판단하고 선박을 운항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자율운항선박(MASS, Maritime Autonomous Surface Ship)은 AI와 각종 센서, 통신 기술을 활용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최적의 항로를 스스로 판단하며 운항하는 차세대 선박입니다. 항해 장비와 기관 설비, 레이더, 카메라 등에서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충돌 위험을 예측하고, 안전한 항로를 선택하는 것이죠. 물론 모든 자율운항선박이 '완전 무인'인 것은 아닙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자율운항 수준을 총 4단계로 구분하고 있는데요. 1단계는 AI가 선원의 의사결정을 돕는 자동화 지원 단계, 2단계는 선원이 탑승한 상태에서 원격 제어가 가능한 단계, 3단계는 선원이 승선하지 않고 원격으로 운항하는 단계, 마지막 4단계는 인간의 개입 없이 AI가 모든 운항을 수행하는 완전 자율운항입니다. 현재 세계 각국은 3~4단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IMO(국제해사기구)의 자율운항선박 단계 구분

단계, 수준, 운항
단계 수준 운항
Level 1 자동화된 프로세스를 갖추고,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선박 부분자율운항
Level 2 선원이 탑승하고, 원격제어가 가능한 선박
Level 3 선원이 탑승하지 않고, 원격제어가 가능한 선박
Level 4 선박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는 완전 자율운항선박 완전자율운항

최근 변화에 발맞춰 국제 기준도 마련됐습니다. 지난 5월 국제해사기구(IMO)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해사안전위원회(MSC) 회의를 통해 '국제 자율운항수상선박 안전규정(MASS Code)'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이 규정은 자율운항선박이 기존 유인 선박과 동등한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마련된 기준으로, 2028년부터 의무 적용될 예정이며 2026년 7월부터는 시범 운영이 시작됩니다. 국제 규범이 마련되면서 자율운항선박은 연구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상용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세계 최초 자율운항 전기 컨테이너선을 운항하고 있으며, 덴마크는 무인 자율운항 하버버스를 시험 운행했죠. 일본 역시 첫 자율운항 여객페리 상용화를 앞두고 있고, 우리나라도 AI 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핵심 기술 개발을 통해 미래 해운산업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제 바다는 사람만의 항로가 아닌 AI와 함께 항해하는 새로운 무대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Chapter 02 바다 위 AI 경쟁,
세계는 어디까지 왔을까?

바다 위 AI 경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각국은 자율운항선박을 차세대 해양산업의 핵심 기술로 보고 물류, 여객 운송, 친환경 해운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고 있는데요. 국가별 사례를 통해 자율운항선박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겠습니다.

세계 최초 자율운항 전기 컨테이너선의 탄생

#전기 #친환경

노르웨이는 자율운항선박 분야에서 앞서 있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대표적으로 비료 기업 ‘Yara International’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전기 자율운항 컨테이너선(Yara Birkeland)을 꼽을 수 있는데요. 길이 80m 규모의 이 선박은 전기를 동력으로 최대 120개의 컨테이너를 싣고 약 12km 구간을 운항하죠. 2021년 첫 시험 운항을 마친 뒤 2022년부터 상업 운항을 시작하며 자율운항 시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Yara Birkeland가 주목받는 건 단순히 사람이 없는 선박이라는 이유만은 아닙니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해상 운송은 매년 약 1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요. 이 컨테이너선은 연간 약 4만 대의 디젤 트럭 운행을 대체해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자율운항과 전기 추진 기술을 결합해 물류 효율과 탄소 감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시도인 셈이죠. 2023년에는 사람의 감독 아래 완전자율운항에 성공했지만, 현재는 국제 규제와 안전 문제를 고려해 최소한의 승무원이 승선한 상태로 실증 운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람이 조종하지 않는 친환경 선박이라는 미래를 시험하고 있는 노르웨이의 도전은 앞으로 해운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습니다.

※ https://www.hani.co.kr/arti/science/future/1020417.html ※ https://buly.kr/Csm2lSZ

전기 자율운항 컨테이너선 ‘Yara Birkeland’

※ 출처: Yara International 누리집

대중교통도 AI가 운항하는 시대

#하버버스 #대중교통

자율운항 기술은 화물선뿐 아니라 시민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덴마크는 해사청 주도로 연안 도서를 오가는 무인 자율운항 하버버스(Harbour Bus)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 2022년 실증을 마쳤는데요. 도심과 섬을 잇는 짧은 항로를 자율운항으로 운영해 안전성과 경제성을 검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히 반복적인 항로를 운항하는 선박일수록 자율운항 기술의 효율성이 높아 향후 항만 셔틀이나 연안 여객선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화물 운송을 넘어 일상 속 교통수단으로까지 활용 범위를 넓혀가며 자율운항 기술의 가능성을 한층 확장하고 있습니다.

※ https://www.news1.kr/economy/trend/5568092

선원이 부족하다? 해답은 자율운항!

#여객페리 #MEGURI_2040

일본은 심각한 선원 고령화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운항 기술 개발에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결실 가운데 하나가 자율운항 시스템을 탑재한 여객페리 'Olympia Dream Seto'인데요. 이 선박은 약 70분 항로를 운항하는 약 1,000톤급 여객페리로, 승객 500명과 차량 60대를 실을 수 있습니다. 2025년 말 자율운항 시스템 인증을 획득하고 정기 항로에 투입되면서 일본 최초의 자율운항 여객페리 상용화 사례가 됐습니다.

여객페리 ‘Olympia Dream Seto’

※ 출처: The Nippon Foundation 누리집

성과의 배경에는 일본재단이 추진하는 국가 프로젝트 'MEGURI 2040'이 있습니다. 조선소와 선사, IT 기업, 연구기관 등 50여 개 기관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는 2040년까지 일본 연안 선박의 절반을 자율운항 선박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요. 반복적인 항로에서 발생하는 인적 오류를 줄이고, 선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장기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기술 개발과 제도 정비를 함께 추진하며, 자율운항선박이 일상이 되는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고 있는 셈입니다.

※ http://www.haes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4179 ※ https://en.nippon-foundation.or.jp/what/projects/ocean/meguri2040/olympiadreamseto ※ https://buly.kr/883aHg6

Chapter 03 자율운항의 핵심은 AI,
AI의 핵심은 데이터!

세계가 자율운항선박 상용화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우리나라도 미래 해운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기술 개발을 넘어 국제표준을 선도하고, 실제 바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요. 먼저 정부는 기존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2020~2025)'의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2032년까지 'AI 완전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완전자율운항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국제표준 제정에도 적극 참여해 국내 기술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안전성과 신뢰성을 갖춘 자율운항선박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것이 목표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AI라도 학습할 데이터가 부족하다면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는 '자율운항선박 AI 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는데요. 총 346억 원 규모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실제 운항 중에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표준화해 AI가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충돌 회피, 최적 항로 설정, 선박 고장 예측 등 자율운항의 핵심 기능은 모두 실제 운항 데이터에서 시작됩니다. 정부는 대형 조선사뿐 아니라 중소 조선사도 활용할 수 있는 고품질 데이터셋을 구축해 산업 전반의 기술 경쟁력을 높일 계획인데요. 나아가 AI 완전자율운항 기술개발 사업과 연계해 실증과 사업화는 물론 국제표준 반영까지 이어간다는 구상입니다.

국내 자율운항선박 사업

구분, AI 완전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사업, 자율운항선박 AI 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
구분 AI 완전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사업 자율운항선박 AI 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
기간 2026년~2032년 2026년~2029년
주요 역할
  • 완전자율운항 핵심 기술 확보
  • 국제표준 제정 적극 참여
  • 학습 데이터 수집
  • 데이터 플랫폼 구축
  • AI 모델 개발 및 활용
핵심 목표 안전성과 신뢰성을 고루 갖춘
선박 상용화 앞당기기
대·중소 조선사 모두 활용 가능한
고품질 데이터 환경 조성
자율운항선박 시대의 경쟁력은 더 이상 선박을 얼마나 잘 만드는가에만 달려 있지 않습니다.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AI가 안전하게 학습하도록 만들 수 있는지가 미래 해양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 전해드린 트렌드 리포트는 국내외 자료를 참고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이외 더 많은 연구 동향, 트렌드 소식이 궁금하신 분들은 NRF 정책도서관, 기획마루에 접속해 다채로운 간행물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본 코너의 내용은 국내·외 동향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참고 자료로, 한국연구재단의 공식 견해는 담겨있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경우 이메일(nzine@nrf.re.kr)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