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人4色 윤동기 교수

두 아이 아빠의 포근한 모습과 순수한 마음으로 연구하는 연구자의 모습. 열정을 가지고 학생을 지도하는 선생의 모습을 모두 지닌 윤동기 교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인터뷰

저는 카이스트 나노과학기술대학원에 조교수로 재직 중인 ‘윤동기’입니다.

현재 재미있는 연성재료 연구실을 이끌고 있습니다. 생명화학공학과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전자회사 근무와 물리과에서의 포닥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노미터 사이즈를 갖는 연성물질 특히 액정에 대해서 융합적인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액정물질 승화 시 나타나는 3차원 나노구조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연구는 7년이 걸렸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사람의 신체에 관해서 연구를 할 때에 그 아름다운 비율에 집중 했다고 합니다. 이와는 약간은 다른 개념이지만 액정 물질은 자체적으로 복굴절 성질을 갖고 있어서 편광현미경으로 바라보았을 때 매우 아름다운 구조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처음으로 관찰한 액정의 승화현상이고, 3차원 나노구조체이기 때문에 각 분야 전문가들과 토의를 하는 등 보다 완벽하게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렇기에 7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길다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액정 연구에 새로운 분야를 열 수 있을 만큼의 파급력을 갖고 있습니다.

특정한 기능기를 갖는 액정물질은 전자현미경으로 관찰 해야만 보이는 연구였고, 액정물질을 주로 연구하는 분들이 전자현미경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현재에도 많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시일이 지난 후에야 이러한 연구가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제가 없었다면 아마도 5년 내지는 10년 후에 되지 않았을까요?^^하하하

현존하는 액정관련 학계 및 산업계의 문제인 결함구조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연구에 도전하고자 합니다.

1990년대 초, 강유전 액정(ferroelectric liquid crystal)을 이용한 디스플레이가 삼성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되었지만 안정된 수율 확보 실패로 인한 고가의 가격으로 향후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데 실패하였는데요. 이때, 강유전 액정이 필연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는 결함구조가 그 주요한 원인 중의 하나였습니다. 이후에 많은 연구진들이 노력하였지만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이러한 연구가 거의 전무한 상태이므로 관련 분야의 심도 있는 융합연구가 필수적입니다.

to.같이 연구를 진행했던 연구진들에게

주로 많이 풀어놓는 성향이 있어서 평소에 많은 이야기를 하는 편인데요. 특히 학생들을 배려하려고 노력하지만 학생들을 지도하는 입장에 있다 보니 잔소리가 많은 것 같아 미안하게 생각해요. 이건 고치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네요. 그냥 제가 세심하다고 생각해주면 어떨까요?(희망사항).^^

단체사진

to.저희 교수님은요

김대석: 가감 없이 말 그대로 ‘과학자’ 이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현상이나 상상에 강한 호기심과 흥미가 일어 분야를 막론하고 연구하고 살펴보는 그런 어렸을 적 꿈꾸는 과학자의 모습이에요. 언제나 연구의 즐거움을 강조해주시고 창의적이고 연구에 대한 열정과 세심함이 귀감이 되어주시고, 무엇보다 학생들의 안부를 항상 신경써주신 점이 좋습니다.

류성호: 저희 연구실은 특히 학생들 개개인이 서로 다른 주제를 가지고 연구를 진행 중에 있어요. 그렇기에 연구 진행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필요한데, 저희 교수님께서는 모든 학생들의 연구 분야를 총 망라하여 일대일로 지도를 해주시기에 가끔은 교수님의 체력에 놀랄 때도 많아요.

차윤정: 교수님이 말씀하셨듯이 우리 연구실은 학생들 개개인이 비눗방울의 복합적인 색처럼 각자 다른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는데, 교수님께서는 학생들 하나하나 정말 꼼꼼히 지도해 주십니다. 그러면서도 가정과 육아에도 언제나 충실하셔서 일과 가정 모두를 지키는 모습이 정말 존경스럽고, 본받고 싶은 모습입니다.

액정물질 승화시 나타나는 3차원 나노구조 발견

국내 연구진이 승화현상을 이용해 액정내부의 나노구조를 그려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같은 승화현상을 이용하면 간단한 온도조절로 정교한 3차원 나노패터닝이 가능해 차세대 소자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3차원 나노패터닝은 반도체 공정 등에서 원하는 구조를 나노미터 크기로 만드는 나노패터닝 기술 가운데 여러 층으로 된 구조에서 내부의 원하는 층에만 패턴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KAIST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윤동기 교수가 주도하고,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정희태 교수와 콜로라도주립대학 노엘 클락(Noel Clark)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우수신진)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연구결과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2013년 11월 11일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나노물질의 내부를 보기 위해서는 물질을 얼려 깨뜨리는 방법이 많이 이용되는데, 고분자나 액정, 바이오물질 같이 말랑한 연성물질은 이조차도 쉽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연성물질의 내부를 보기 위해, 액정이 고체 결정만큼은 아니어도 준결정 구조로 분자와 결합하는 성질이 강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기체로 승화되어 날아가던 액정분자 일부가 되돌아와 원래 있던 준결정상태의 액정분자들과 재결합하면서 만드는 돔 모양의 3차원 나노구조체를 나노미터(10-9m) 수준에서 현미경을 통해 직접 밝혀낸 것이다. 향후, 디스플레이, 광학스위치, 약물전달체 등에 널리 쓰이는 액정이나 바이오 물질과 같은 연성물질의 구조를 해석하고 응용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재결합을 이용하여 3차원 나노패터닝도 가능할 것으로 주목되는데, 실제로 연구팀은 온도 등을 조절하여 액정의 판상구조를 정교하게 한 겹씩 벗겨내는 데 성공했다. 차세대 트랜지스터로 꼽히는 수직 트랜지스터 제작 등을 위해 기존 2차원 식각공정 대신 3차원 나노패터닝을 이용할 경우 공정 단계와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게 된다.

윤 교수는 “전자기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액정의 고유성질과 이번 재결합 현상을 잘 융합하면 고효율의 광전자 소자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액정의 승화-재조합으로 형성된 3차원 나노구조체의 전자현미경 사진.

(위) (왼쪽) 승화와 재조합을 거쳐 형성된 액정이 원래 갖고 있던 마이크론 크기의 보조개 모양이 돔 모양으로 변형되면서

동시에 나노크기의 링구조가 형성됨을 볼 수 있다.

(오른쪽) 확대된 사진에서 마이크로 크기의 돔 구조위에 기둥 모양의 나노구조체가 지름이 200nm 크기로 나타남.

(아래) (왼쪽) 승화와 재조합 과정 전에 액정의 하나의 결함구조로 보조개 모양의 마이크로 패턴이 형성된다.

(오른쪽) 확대된 사진에서 단순하게 패인 모양만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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