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호 목록보기 다음호

“가짜뉴스 꼼짝 마!”
지능정보형 저널리즘 연구 박차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뉴스 생산과 유통을 독점해온 신문과 방송이 인터넷과 모바일에 주도권을 내준 지 이미 오래입니다. 기자와 아나운서의 자리 역시 블로거, 유튜버에 이어 로봇기자와 가상인간에게도 빠르게 잠식되고 있습니다. 21세기 정보통신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불러온 미디어 생태계의 지각변동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까요?

급변하는 미디어 지형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는 1963년 설립돼 반세기 넘게 한국의 커뮤니케이션학 연구를 선도해온 전문가 집단입니다. 이들이 최근의 미디어 환경 변화에서 특히 더 주목하고 있는 것은 가까운 미래가 된 인공지능 시대, 인간의 통찰력과 사유를 바탕으로 발전해온 저널리즘은 어떤 양상으로 진화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전망입니다.

▲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이준환 소장(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2018년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 분야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선정은 이들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저널리즘 지형 변화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할 수 있는 중요한 지렛대가 되었습니다. 인문사회분야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은 대학부설연구소를 대학 내 연구거점으로 육성해 대학의 전반적 연구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입니다. 선정된 연구소에는 최대 6년간 연간 2억 원 내외의 연구비가 지원됩니다.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가 한국연구재단에 제안한 연구과제는 ‘알고리즘 기반의 지능정보형 저널리즘 연구’입니다. 개인화된 기사를 생성하는 알고리즘의 개발과 평가 연구를 통해 곧 다가올 지능정보형 저널리즘 시대의 진흥방안과 규제정책 등을 선도적으로 제시하려는 것입니다. 연구책임자인 이준환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이제 공중파의 뉴스룸에도 AI 기술이 활발히 도입되며 이런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미치게 될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대한 연구가 시급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합니다.

“더불어 최근에는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공급하고 유통하는 개인미디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뉴스의 신뢰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흔히 가짜뉴스라고 불리는 허위정보들의 범람인데요. 이런 저널리즘의 신뢰 위기를 알고리즘을 활용한 인공지능 기술로 해결하는 방안, 또 그에 따라 파생될 문제들에 대한 고민이 이번 대학중점연구소 연구과제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알고리즘과 저널리즘

독자들의 클릭률을 높이기 위한 정교한 알고리즘은 이미 뉴스 산업 전반에서 중요한 비즈니스 도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알고리즘을 활용한 뉴스가 허위와 진실을 가리는 저널리즘의 가치와 균형 잡힌 뉴스 소비 환경을 저해한다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합니다.

이에따라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는 중점연구소 1단계 사업에서 알고리즘 기반의 인공지능이 저널리즘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는 한편,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이 가져올 뉴스 유통과 소비 환경의 변화를 추적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또한 이 같은 뉴스 환경의 변화가 내포하고 있는 잠재적 위험과 이에 대응할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2단계 사업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해결책 제시에 나서게 됩니다. 오늘날 한국의 저널리즘이 직면하고 있는 신뢰의 위기를 알고리즘 기반의 지능정보형 저널리즘으로 해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전통적인 저널리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게이트키핑(gatekeeping)입니다. 수용자에게 뉴스가 전달되기 전에 정보의 진위를 가리고 정확한 진실을 제공하는 기능이지요. 하지만 디지털화, 소셜 미디어의 확산, 딥페이크 등의 기술 발전 등으로 인해 급속하게 늘어난 허위정보의 확산은 저널리즘은 물론 현대 사회의 지식정보체계 전반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언론의 팩트체크 부담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만 인력과 기술, 재원의 부족 등으로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알고리즘 기반의 지능정보형 저널리즘은 인간을 도와 팩트체크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팩트체크 연구 결과 스크린샷

팩트체크의 자동화

이준환 교수는 지난 2016년 알고리즘을 통해 AI가 야구 기사를 작성하는 ‘야알봇’을 개발하며 국내 로봇 저널리즘의 선구자로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로봇 저널리즘은 현재 증권, 날씨, 선거 기사처럼 데이터로 정량화가 가능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인공지능이 단순한 스트레이트 기사 작성은 인간을 대체할 수 있어도 아직까지 인간의 통찰력이 필요한 기사를 대신 작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반면 주어진 데이터 내에서 빠르게 참과 거짓을 판별하는 능력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인간을 보조하는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합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한국 저널리즘의 신뢰 위기 해결에 도전하고 있는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2단계 대학중점연구소사업에서 크게 3가지의 가능성을 타진 중입니다. 첫 번째는 알고리즘 기반의 지능정보형 저널리즘이 저널리즘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며 저널리즘의 행위자인 뉴스 생산자와 뉴스 이용자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확인하는 ‘AI+저널리즘’ 연구입니다. 두 번째는 ‘허위정보 대응과 팩트체크 연구’를 통해 한국 저널리즘의 신뢰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AI와 저널리즘의 두축을 연결하는 ‘자동화된 팩트체크 연구’를 통해 저널리즘 신뢰 문제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 같은 목표 아래 대학중점연구소 연구책임자 이준환 교수와 황현정·정성욱·정연주 박사 등 3명의 전임연구원은 연구 보고서 발간, 관련 언론보도와 사회적 담론의 분석, AI 저널리즘에 대한 뉴스 이용자 반응 실증연구, 팩트체크 효과에 대한 실증 연구 및 관련 학술서 출판과 함께 알고리즘 기반의 자동화된 팩트체크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는 이번 대학중점연구소 연구과제를 일회성 연구 프로젝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종사자와 일반인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공 데이터로 발전시키는 데도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저널리즘 연구자와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뉴스 서비스 개선과 정책 입안자들의 정책 입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 아카이브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또한 외부 연구기관, 주요 언론사들과 협력해 알고리즘 저널리즘 기술을 개발하는 센터를 연구소 내에 구축할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인공지능과 저널리즘 분야를 선도하는 세계 수준의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기관으로 도약한다는 것이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중장기 목표입니다.

한국연구재단 정보
  • 대전청사

    (34113) 대전광역시 유성구 가정로 201

  • TEL

    042-869-6114

  • FAX

    042-869-6777

  • 서울청사

    (06792) 서울특별시 서초구 헌릉로 25

  • TEL

    02-3460-5500

  • 간행물 심의번호

    20141223-2-17

한국연구재단 웹진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홍보실
  • 홍보실

    TEL 042-869-6117
     

웹진에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나 의견을 기다립니다.

Copyright © 2022 NRF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