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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재정지원사업 성과분석 플랫폼으로서의
재단의 첫 걸음
한국연구재단 대학교육실 대학지원1팀 허정 팀장

재단에서 근무한지 벌써 17년째가 되었다. 17년의 기간 중 필자는 11년 이상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등교육정책인 대학재정지원사업을 담당하여 왔다. 최근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와 2009년 등록금 동결 이후 막대한 재정적 부담과 입학자원 감소로 존폐 위기에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와 코로나19 등 환경변화에 따라 미래에 부합하는 교육혁신과 교육의 질 확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교육 투자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대학의 변화와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투자의 중심이 대학재정지원사업이다. 대학재정지원사업은 1999년 BK21사업으로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이후 정권에 따라 사업이 신설, 폐지를 거듭하다 현재는 일반재정지원인 대학혁신지원사업, 국립대학육성사업, 산학협력중심의 LINC사업, 연구중심의 BK21사업으로 재편되어 지원되고 있다.

이처럼 2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대학재정지원사업에서 재단이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정부에서 수립한 사업별 기본계획에 따라 선정, 사업비지원, 성과 점검 등 관리만 잘 하면 되는 것일까? 필자는 정부와 대학의 소통 플랫폼으로서의 재단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물론 주어진 사업을 원만하게 추진하고, 대학의 목소리를 정부에 적절히 전달하는 메신저로서의 플랫폼 역할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동안 우리 재단은 대학재정지원사업이 사업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게 적절히 진행되고 있는지 분석하고 이를 통한 사업개선과 정책방향 모색을 위한 성과분석을 하는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은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성과분석과 지표설계 등은 대부분 외부전문가 정책연구를 통해 추진됨에 따라 활용자료의 한계와 적시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필자는 2019년부터 매년 재단의 정책기획과제 지원을 받아 사업별 성과분석과 이를 통한 사업기획 및 개선방향 도출에 기여하고, 팀원들을 연구에 참여토록 하여 분석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BK21사업 성과분석 방법론에 대한 새로운 접근

이 주제는 필자가 BK21 플러스사업을 4년간 담당하면서 늘 가졌던 의문에서 출발했다. 2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BK21사업의 성과분석은 대부분 교수와 대학원생의 논문 수 등 연구실적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그런데 직접적인 연구비 지원이 불가한 점과 사업수혜를 받은 대학원생이 실제 논문을 산출하는 시점은 대부분 참여 또는 졸업 이후다. 이처럼 사업지원 시점과 결과가 상이함에도 매년 논문실적을 기준으로 성과관리를 하는 것이 적절한 것일까? 이러한 문제의식과 BK21사업이 학문후속세대 양성이라는 인재양성사업의 특성에 초점을 두고, Astin(1993)의 학습참여이론을 바탕으로 BK21사업 지원이 대학원생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를 촉진하여 학습성과를 높이는지 살펴보았다. 또한 대학원에서도 학생의 개인특성이 학습참여와 학습성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학습참여가 학습성과 향상을 매개하는지를 관찰했다. 이를 위해 한국교육개발원이 개발한 역량진단도구인 NASEL을 대학원생의 특성을 반영하여 일부 수정한 후 설문을 통해 분산분석(ANOVA)과 구조방정식 모형으로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BK21사업 지원을 받는 대학의 지원환경과 개인특성이 학습참여와 학습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학습참여를 매개로 학습성과 향상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BK21사업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재정투입이 대학의 지원환경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대학원생의 학습참여를 촉진하여 학습성과 향상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학원 내의 학습과 연구과정에서 대학의 지원환경 개선과 학습참여 촉진이 학습역량과 연구역량을 높이는 중요한 변수임을 확인한 것이다. 동시에 본 연구결과 이후에 새롭게 시작된 4단계 BK21사업에서 대학원 교육의 중요성이 반영되어 대학원 혁신 분야가 신설되고, 이를 통해 대학원 본부 플랫폼에서 학생중심의 성과관리와 대학원 교육혁신이 강화된 점은 본 연구결과와 부합하는 사업의 변화이다.

대학혁신 성과의 주요 영향요인 탐색

본 연구는 필자가 대학혁신지원사업을 3년째 추진하면서 사업 성과평가 결과, 즉 대학혁신을 잘하고 있는 대학들의 특성은 무엇이고, 교육여건 지표들 중 주요한 영향을 주는 요인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본 연구는 남기곤 학술진흥본부장님과 팀원들이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하면서 통계프로그램(STATA)을 학습하면서 연구를 진행하였다. 과정은 팀원들의 분석역량을 높이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연구는 대학혁신지원사업 성과평가 결과를 종속변수로, 대학알리미의 정보공시 자료 중 대학의 특성, 교육여건 등을 나타내는 항목들을 독립변수로 삼아 상관성을 다중 회귀분석(PROBIT)을 통해 살펴보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도출된 주요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교육여건과 관련한 항목들은 투입 관련, 산출 관련 항목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투입관련 항목인 1인당 교육비는 정량점수에 유의미한 영향을, 장학금지급률은 정성점수와 총점에 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금전적으로 학생에 직접 나눠주는 장학금보다 실제 교육프로그램 개선이나 교육과정 개편 등에 투입되는 교육비가 교육혁신에 더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임교원강의비율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해당 지수가 실제 학생 교육의 질적 제고에 중요한 척도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산출관련 항목에 대한 분석결과에서는 입학경쟁률과 진학률, 중도탈락비율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학경쟁률은 입시순위 분석결과와 동일하게 입학자원들이 선호하는 대학들이 대학혁신에 있어서도 활발하다고 볼 수 있다. 진학률의 경우는 학부교육에 대한 만족으로 심도 깊은 전공분야에 대한 탐구를 원한다는 것으로, 교육의 질을 담보하는 교육혁신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도탈락비율도 학부교육에 대한 만족과 관련성이 큰 항목으로 대학혁신사업과의 연계성이 높은 지표로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분석결과를 볼 때, 2주기(22~24년) 대학혁신지원사업에서는 현재 활용되고 있는 핵심성과지표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사업목적과 정합성을 높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주기 사업을 통해 발굴된 대규모 대학들의 우수사례와 조직운영 노하우 등에 대한 적극적인 환류와 체계적인 컨설팅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대학들의 재정투자 계획 수립에 있어서는 실질적으로 대학 혁신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개발운영비 등 직접 사업비의 투자비율 증가와 우선순위를 고려한 합리적인 재정투자 계획 수립 지원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제공하였다.

위의 연구 외에 BK21사업과 관련하여 효율적인 사업단(팀)의 특성을 DEA방법론으로 분석한 연구와 LINC사업 수혜학생들의 노동시장 이행성과를 탐색한 연구가 있는데, 지면의 한계로 생략하였다. 사실 우리재단 직원들은 현업 업무량이 많아 자체적으로 성과분석을 진행하기 힘들다. 하지만 본인이 담당하는 사업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탐구하는 자세는 재단직원이 꼭 가져야할 의식과 자세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진행과정에서 개인의 정책분석 역량을 키울 수 있고, 분석 결과로 증거 기반의 체계적인 사업기획과 개선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서는 재단의 정책 플랫폼 기능이 활성화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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