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호 목록보기 다음호

‘암 관해’
혁신적인 항암제 패러다임을 향해

동국대학교 암 관해 표적제어 혁신의약품 연구센터 (선도연구센터)

매년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암의 예방과 치료는 그간 수많은 연구를 통해 많은 지식과 경험이 축적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그 변화무쌍한 형태와 이해하기 힘든 양상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암 관해 표적제어 혁신의약품 연구센터(이하 ‘혁신의약품 연구센터’)가 추적하고 있는 ‘자발적 관해’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인류 난제 극복의 또 다른 길

조기 검진과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생존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지만 암은 여전히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입니다. 지난 9월 우리나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국내 사망자의 26%는 암으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급격한 인구 고령화에 따라 지난 10년 간 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인구 10만 명당 142.8명에서 161.1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증가하는 암 사망률은 전 세계가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이 세계의 질병·상해·위험요인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 암 사망자 수는 2010년 829만 명에서 2019년 1,000만 명으로 21% 가량 증가했습니다. 발병률도 높아졌습니다. 2010년 조사에서는 한 해 1,900만 명의 신규 암환자가 생겨났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2,300만 명으로 집계되어 26%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매우 희귀하지만 암 질환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자연적으로 또는 약물, 대체요법 등에 의해 치료되는 관해(Remission) 현상도 종종 보고되고 있습니다.

암 관해의 세 가지 표적

암의 관해라는 특별한 현상을 다루고 있는 혁신의약품 연구센터의 도전적인 연구는 2018년부터 시작됐습니다. 한국연구재단이 창의성과 탁월성을 보유한 우수 연구집단 발굴과 세계적인 경쟁력의 핵심연구 분야 육성을 위해 30년 넘게 지속해오고 있는 선도연구센터(MRC) 지원사업이 중요한 토대가 되었지요. 동국대 혁신의약품 연구센터는 특히 자발적 관해라는 혁신적인 연구주제로 인해 2012년 신설된 15개 약대 중 처음으로 MRC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의사를 포함하는 암 극복 환자들 중 상당수는 ‘암을 이기려고 하지 말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잘 자고, 마음을 편히 하고, 좋은 공기 속에서 자연식을 하고, 면역력을 높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지요. 이중 면역은 최근 면역관문차단제 등의 과학적 성취로 인해 이제 의약품으로 구현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면역관문차단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이는 새로운 암 관해 유도 표적의 필요성을 나타냅니다. 이에 따라 우리 연구진은 암을 극복한 환자들의 증언으로부터 암 관해의 세 가지 중요한 표적인 신경(Neuro), 염증(Inflammation), 저산소(Hypoxia)를 도출했습니다. 각각 앞 글자를 따서 NIH로 부르는 이들을 종합적으로 이해해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연구그룹은 세계적으로도 우리 혁신의약품 연구센터가 유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혁신의약품 연구센터는 설립 이전 센터장인 이 경 교수 등의 선행연구를 통해 이미 신경과 암 조직에서 공통적으로 발현되는 수 종의 유전자들 발굴한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저산소 상황에서 발현이 증가되는 HIF-1α 억제 소분자 발굴과 기술이전 등을 통해 신개념 암 치료법의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는데요.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하는 선도연구센터 선정을 계기로 동국대 약학대학과 일산병원, 국립암센터의 우수 연구진들이 모여 함께 연구할 수 있게 되며 전 세계적으로도 미지의 영역이었던 암 관해의 기전 이해와 표적 제어물질 발굴에서 더욱 선도적인 연구 성과들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후보물질에서 혁신신약으로

현재 동국대 약학대학과 일산병원, 국립암센터의 우수 연구진들이 모여 공동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혁신의약품 연구센터는 표적 제어물질의 약효 평가와 작용 메커니즘 연구, 제어물질의 발굴과 암 미세 환경 타겟팅 제형 연구를 담당하는 2개의 연구그룹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표적을 통합적으로 조절하는 신규 물질들을 발굴해 새로운 치료원리를 제시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또한 암·자가면역 질환의 이중 동물모델을 활용해 최근 새로운 암 치료법으로 주목 받고 있는 CAR-T와 NK세포 치료제 등 인간 고유의 면역체계를 이용한 면역요법의 부작용과 적응증 한계를 극복하고 보완하는 치료법으로서의 가능성도 평가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서도 혁신의약품 연구센터 연구진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진과 공동 개발한 HIF-1 발현 조절 MDH2 저해제는 뛰어난 항종양 효능으로 2020년 이미 국내 기업에 기술이 이전된 데 이어 기전 분석 및 바이오마커 발굴, 전임상 후보물질 도출, 적용 암종 확장 및 병용요법 개발을 위한 후속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염증과 면역에서 활성산소를 생성해서 산화-환원 신호를 매개하는 주요 신호분자인 NOX의 생리·병리학적 역할에 대한 연구 역시 활발합니다. 연구진은 특히 그간 상당히 오랜 기간 억제제 개발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 왔음에도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던 NOX2 억제제 개발을 위해 기존의 효소 활성 부위가 아닌 활성 조절 부위의 제어라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혁신적인 글로벌 신약 탄생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혁신의약품 연구센터는 지난해 연세대학교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주요 발암 인자인 KRAS를 통해 유발되는 새로운 암 촉진 기전에 관한 연구성과를 세계적인 바이오 분야 최고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했습니다. KRAS는 지난 40년 동안 수많은 제약사와 연구자들이 표적 치료제 개발에 도전해 왔지만 실패를 거듭하다가 최근에 이르러서야 제한적인 성공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다양한 KRAS 변이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개발이 절실한 상황 속에 KRAS의 변이로 유발되는 폐암, 대장암, 췌장암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신약개발 루트를 발굴한 것입니다.

올해로 출범 6년차를 맞는 혁신의약품 연구센터는 그간 도출에 성공한 표적 제어 물질의 확정과 암의 관해가 유도되는 최적의 조합, 면역요법 치료제 병용 가능성 및 적용 암종의 확정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신경, 염증, 저산소의 암 관해 표적 제어라는 새로운 항암제 개발의 패러다임을 향해 한 발 한 발 계속해서 전진하고 있는데요. 인류 난제의 정복을 향한 이들의 바쁜 발걸음이 하루 속히 더 많은 암환자와 가족들을 고통에서 해방시키는 혁신 신약으로 구현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한국연구재단 정보
  • 대전청사

    (34113) 대전광역시 유성구 가정로 201

  • TEL

    042-869-6114

  • FAX

    042-869-6777

  • 서울청사

    (06792) 서울특별시 서초구 헌릉로 25

  • TEL

    02-3460-5500

  • 간행물 심의번호

    20141223-2-17

한국연구재단 웹진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홍보실
  • 홍보실

    TEL 042-869-6117
     

웹진에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나 의견을 기다립니다.

Copyright © 2022 NRF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