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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Gray) 영역은 누가 맡을 것인가? 한국연구재단 학술연구본부 산학교육혁신팀 이재섭 팀장

지난해 말 인사이동이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약간의 혼란스러움을 겪는 듯 하기도 했지만 금세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니 재단 구성원의 적응 능력과 학습능력이 정말 탁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종종 함께 언급되곤하지만,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나 재단 부설 기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기능이나 지원영역에서 특정되어 있는 것(응용기술, IT분야 지원)과 비교하면 재단의 역할 및 지원범위 폭은 다양하고 넓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경력이 많은 직원도 자기가 근무하고 있는 본부나 센터만 벗어나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데, 우리 재단 구성원들은 이를 무리없이 해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이맘때면 느끼는 부분이 있습니다. 매년 새로운 얼굴들을 재단 식구로 맞이했던 것 같은데도 각 본부마다 인력자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느끼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무엇보다 재단의 인력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반해 우리의 역할은 기하급수적 으로 늘어나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재단은 하나로 통합된 14년 전부터 이미 국내 최대 규모의 연구관리 전문기관이었으나 이제는 매년 예산의 가장 앞자리 숫자를 갈아치우는 게 당연지사인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지원예산이 1등인 양적으로 압도적인 전문기관이 아닌, 질적으로 우수하다고 자부할 수 있는 연구지원 글로벌 리더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월성 관점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우선은 업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합니다. 전체의 관점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일단 실무를 하는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업무를 찾고 이를 줄여나가는 활동이 모였을 때 보다 큰 가치를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가 서로를 돕는 협력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사례를 참고해볼 만한데, 그곳은 도전적인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엔젤 투자, 실패의 경험에 대한 가치 부여, 투명한 규제 등이 강점으로 꼽히지만 제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기업 간 협력적인 분위기였습니다.

공급망에서 최상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내가 잘하는 것 만큼이나 함께 일하는 기업들이 잘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점은 개방적인 비즈니스 문화로 자리 잡는 배경이 됩니다. 이에 기업 간 표준과 플랫폼을 공개·공유하는 분위기가 정착될 수 있었고 기업 간 공동발전을 위한 연구결과 교환, 전략적 제휴 등 상호관계 구축에 적극적일 수 있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 직원들이 직접 만든 유튜브 컨텐츠 브이로그(Vlog)를 시청한 적이 있는데, 그 안에서 언급된 삼선전자 부사장의 직장생활 꿀팁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일을 하다 보면 애매한 부분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때 내가 조금 손해를 보고 조금 일을 더하지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협업에 임하게 되면 지금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이게 결국은 좋은 평판을 받는 과정이 되고 회사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향이 됩니다.”

여기까지 단상을 정리하다 보니 전형적인 꼰대 입장에서의 글이 완성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바로 위에서 인용한 삼성전자 임원의 ‘회사에서의 성공’ 역시 MZ세대 입장에서는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생각될 여지가 있는 내용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성공을 넘어 더 웃으면서 일할 수 있는 재단 분위기를 만드는데는 이 같은 서로 한 발씩 더 뛰는 분위기가 분명 유효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어쨌든 그레이(Gray) 영역도 모두 우리의 영역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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