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말대로 우리나라는 비만 인구가 점증하면서 사회경제적 비용 부담도 계속해서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성인의 비만율은 지난 10년간 28.7%에서 32.4%로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우리 사회가 비만으로 인해 입는 사회적 손실이 한 해 12조 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전체 GDP의 0.7%에 이르는 수준입니다.

지난 2014년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에 선정된 계명대학교 비만매개질환연구센터는 비만과 이에 따르는 비만매개질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기초의약학 융합연구를 기반으로 비만매개질환의 병인을 규명하고 이를 제어하는 기술과 혁신적인 진단법 개발을 집중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비만은 인체 면역반응 이상을 초래합니다. 그에 따라 발생하는 세포 유래 호르몬들의 분비 양상 변화가 비만 매개 질환들의 공통적인 병인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저희 센터에서는 이렇게 비만이 초래하는 호르몬 변화와 당뇨, 심혈관질환의 원인을 센터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송 센터장과 박종욱 교수 등이 속해 있는 제1그룹은 당뇨 질환을 맡고 있습니다. 인슐린 분비 췌장 베타세포의 기능 개선과 제어 표적 발굴, 체중 개선을 통한 치료 기술 개발 등이 주요 연구 과제입니다. 송 센터장은 “현재 사망원인과 관련된 질병의 50% 이상이 비만과 연관이 있다”며 “특히 몸의 면역과
염증계를 교란하는 복부 비만의 심각성을 연구하고 제어 기전을 밝히는 데 주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지인 교수가 이끄는 제2그룹은 비만 매개 심혈관질환을 연구합니다. 김 교수는 “그간 고혈압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본태성 고혈압이 전체의 90%를 차지 했다”면서 “하지만 최근 비만이 그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이 조금씩 밝혀짐에 따라 비만 지방 조직의 염증화와 신장 기능 이상에 의한 고혈압 발생 제어
연구에 점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제3그룹의 권택규 교수와 임승순 교수는 각각 암과 간질환의 비만 관련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들은 특히 리소좀과 지질, 대식세포 등 세포 내 조직의 신호전달 기전과 네트워크 연구를 통해 비만 매개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는 한편, 의공학 전문가인 허윤석 교수와 함께 빠르게 조기 진단이
가능한 바이오마커 검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송 센터장은 “모든 세부 연구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해야 하는 집단과제인 만큼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 내부 소통”이라며 “덕분에 지난 5년 간 SCI급 논문 199건, 비SCI급 논문 7건, JCR 10% 이내 SCI 논문 33건, 30여 건의 특허등록과 약 2억 원 규모의 선급기술료 등의 좋은 성과로 우수연구센터의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비만매개질환연구센터에서 이보다 더 눈에 띄는 점은 기초의과학자 양성 부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송 센터장은 좀처럼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힘든 한국의 의료계 현실에서 MRC 선정이 갖는 의미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계명대는 2002년 첫 MRC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 이번 비만매개질환연구센터는 2기에 해당합니다. 두 번에 걸친 MRC, 그리고 대학 본부의 강력한 지원은 현재 우리 의과대학에서 허리를 맡고 있는 젊은 교수님들, 특히 최근 3년간 4명이나 되는 기초의과학 교수님들을 양성하는 데 결정적인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부족한 연구비에도 불구하고 공의를 위해 흔쾌히 희생하며 공헌하고 계신 핵심 교수진 덕분에 지금에 이를 수 있었으니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비만매개질환연구센터는 차세대 의과학자 양성에서도 두드러진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센터의 의과학자 양성 노력은 이미 예과 과정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습니다. 기초교실원 동아리와 MRC 학생연구원, 동하계 연구캠프와 페스티벌 등을 통해 학부생들이 일찍부터 기초의과학 연구를 경험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한 석박사 과정생들에게는 인건비와 별개로 등록금과 각종 연구장려비, 기숙사, 국내외 학술대회 참가 등의 실질적 지원과 함께 우수 연구자를 교수로 우선 선발하는 등 기초의과학자로서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한편 기초의과학 선도연구센터(MRC)는 한국연구재단이 국내 의·치·한의대의 우수 연구역량을 결집해 장기간 특정 과제를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이를 통해 거점연구조직을 육성하고 우수인력을 양성해 의과학 분야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 건강 전반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2002년 만성질환연구센터에 이어 2014년 다시 한 번 선도연구센터로 선정된 계명대 비만매개질환연구센터에는 2021년까지 7년간 총 70억 원의 연구비와 기관 대응자금이 지원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