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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思惟)의 서재

디지털 이후의 세계를 그리는 당신께
「21세기의 매체철학」
전북대학교 심혜련 교수

한 권의 책에 담긴 무한한 세계와 가능성. 활자 속 유영하는 저마다의 이야기는 일상에 전환점이 되곤 하는데요. 사유(思惟)의 서재는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분야 학술연구지원사업으로 탄생한 우수학술저서 한 권과 저자 인터뷰,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질문거리를 곁들여 전합니다. 책 너머의 저자, 저자 너머의 빛나는 사유가 담긴 서재에 들어오세요!

스마트폰 화면을 넘기고, 알고리즘이 추천한 콘텐츠를 소비하며 하루에도 수십 번 ‘매체’ 속으로 진입합니다. 매체는 더 이상 단순한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 아니라 우리의 인식과 감각, 사유 방식까지 형성하는 하나의 환경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한가운데서 심혜련 교수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그 질문들을 따라가며 「21세기의 매체철학」을 엮어냈습니다. 디지털을 넘어 포스트 디지털로 향하는 오늘, 이 복잡하게 얽힌 매체 환경 속에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사유해야 할까요. 함께 페이지를 넘겨보겠습니다.

심혜련 전북대학교 교수

독일 베를린 훔볼트 대학에서 벤야민의 매체이론과 관련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북대학교 과학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매체가 공간구조를 바꾸는 방식과 매체로 인해 바뀐 공간이 우리의 신체와 감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연구해 오고 있다. 최근 한국연구재단 저술출판지원사업을 통해 「21세기의 매체철학: 디지털에서 포스트 디지털로」 출간했으며, 2025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01 책을 쓰다 다시 묻는 ‘매체’

  • 심혜련 교수님 반갑습니다! 웹진 독자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전북대학교 교수 심혜련입니다. 과학학과에서 매체철학 그리고 과학기술과 예술의 융합 등을 강의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감성학, 도시 공간 그리고 주체 등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 2012년 「20세기 매체철학: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출간 이후, 2024년 「21세기 매체철학: 디지털에서 포스트 디지털로」를 선보이셨습니다. 아직 21세기의 초반부라 할 수 있는 이 시점에, 21세기 매체철학을 이야기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고민이 많았습니다. 흔히 철학은 ‘미네르바의 올빼미’처럼 해가 진 뒤에야 날기 시작한다고들 하는데, 해가 제대로 떠오르지도 않은 지금 ‘21세기 매체철학’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설사 논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전개해야 할지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었죠. 그럼에도 마음을 먹은 데에는, 인공지능의 등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인공지능은 지금까지의 어떤 과학기술보다 더 빠르고 강력한 방식으로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특히 ‘매체’로서의 인공지능은 우리 삶의 기반을 근본부터 뒤흔들 잠재력을 지녔는데요. 이런 흐름 속에서 ‘철학’, 더 나아가 인간의 사유 능력마저 어떻게 변모하게 될지 가늠하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철학이란 결국 ‘사유함’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급격한 변화 속에서는 우리가 사유하는 방식 또한 과거와는 전혀 다를 수밖에 없겠다고 느꼈습니다. 과거 방식으로 사유하고 철학을 익혀온 제 입장에서 너무 늦게 움직인다면 오히려 이런 사유의 시도가 무의미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그래서 조금 이를지라도 지금의 변화를 중심으로 매체에 대한 제 생각을 과거의 사유 방식으로 정리해 보자고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 「21세기 매체철학: 디지털에서 포스트 디지털로」의 출간 배경에 한국연구재단의 저술출판지원사업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출간까지의 여정이 궁금합니다. 우선 한국연구재단의 저술출판지원사업이 인문사회 연구자들에게 매우 뜻깊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논문 중심의 연구 환경 속에서 긴 시간 사유하고 탐구한 결과를 책으로 출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원 없이도 저서를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연구와 출판계 상황을 고려하면, 이 사업이 주는 학문적·경제적 도움은 분명한 도움이 됩니다. 저는 운 좋게도 저술출판지원사업에 세 차례 선정되었고, 결과물로 출간한 저서 세 권 모두 우수도서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이 사업에 지속적으로 지원해온 이유는 단순합니다. 연구한 주제를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책 형태로 정리하고 싶었고, 선정되면 일정에 맞춰 계획적으로 집필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보통 저는 지원 단계에서 목차와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그에 따라 완성하는 방식으로 글을 써내려갑니다. 그래서 지원할 때의 목차와 출간된 저서의 목차가 거의 유사한 편이죠. 원고가 어느 정도 완성되면 출판사와 출간 일정을 조율하며 작업을 마무리합니다. 주로 방학 기간을 활용해 집필에 집중하고요.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독자와의 소통입니다. 다소 어려운 주제일지라도 가능한 한 정확하고 명료하게 전달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
      「20세기의 매체철학」
    • 2018년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아우라의 진화」
  • 집필 기간 동안 매체 환경도 많이 바뀌었을 텐데요. 실제로 원고의 방향이나 내용을 다시 검토하게 만들었던 매체의 변화가 있었다면 소개해주세요. 이 질문에 대한 답 역시 인공지능입니다. 인공지능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휘몰아치듯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인간을 둘러싼 환경뿐 아니라 인간 자체의 모습까지 변화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집필 과정 중 등장한 ChatGPT는 큰 충격을 안겨주었답니다. 묻기만 하면 다 정리해서 알려주는데, 자신의 느낌이나 새로운 이야기를 쓴 책이 아니라면 ‘이런 책이 왜 필요할까?’라는 근원적 물음과 회의감이 들기도 했었죠. 그러다 문득 이제는 잘 묻는 것, 즉 ‘좋은 질문이 중요해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원고의 서술 방식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관련 사상가들의 주장을 정리하기보단 철학적 관점들을 재배치하고 제 생각을 더 담는 쪽으로 전환하게 된 것인데요. 그렇게 주제와 연관된 문화예술적 사례들도 함께 엮으며 단순한 설명이 아닌, 제 나름의 해석과 관점을 녹이려 노력했습니다.

#02 책을 읽다 매체가 바꾼 공간, 인간 그리고 예술

  • 「21세기 매체철학: 디지털에서 포스트 디지털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이 책에서는 포스트 디지털 시대의 핵심 특징을 ‘혼종화’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혼종되지 않은 영역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중에서도 공간, 인간, 예술은 매체와의 혼종화 현상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영역이기에, 이 세 가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구성했습니다. 먼저 1부 ‘매체와 공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매체공간이 현실공간을 빠르게 침식하는 현상에 주목했습니다. 과거에는 환영공간이었던 사이버스페이스가 이제는 현실공간인 ‘사이버메트로폴리스’로 작동하고 있으며, 현실공간은 매체공간과의 혼종화로 인해 확장과 축소를 동시에 겪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현실공간에 대한 매체적 접근과 매체에 대한 공간이론적 접근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2부 ‘매체와 인간’에서는 기술과 인간이 어떻게 혼종화되는지, 공간의 혼종화가 인간에 가져온 변화는 무엇인지 서술했습니다. 우리는 의학 기술의 도움을 받아 태어난 시점부터 자연스럽게 기술과 혼종화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인간을 ‘기술적 키메라’라 규정하며 분석했고, 혼종화된 공간에서의 디지털 페르소나의 문제 그리고 매체에 의해 확장된 또는 소멸된 인간의 지각을 둘러싼 문제 등을 다양한 시각으로 얘기했습니다. 또한 매체가 인간의 사유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도 결정할 수 있다는 매체 결정론적 입장에서 사유의 변화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여기서 ‘간헐적 사유’라는 개념이 제시되는데요. 이는 아날로그 매체의 등장 이후 ‘분산적 지각’을 논의했던 벤야민에게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사유 형식을 제안한 것입니다. 아쉽게도 이 부분은 구체적으로 풀어내지 못했지만, 앞으로 더 연구해보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3부 ‘매체와 예술’에서는 매체와 예술 간의 긴밀한 관계, 그리고 새로운 매체의 등장에 따라 예술이 겪는 변화에 주목해 매체와 이미지의 존재론적 변화와 전시 장소 등을 분석했습니다. 시각예술의 경우 기술과 결합되면서 원본성이 해체되기 시작했는데요. 여기서 디지털 이미지에게 인위적으로 ‘원본성’ 부과하는 NFT가 등장했답니다. 장소 문제도 흥미롭습니다. 넷아트와 웹아트가 미술관에 전시되고, 전통적 명작들이 디지털화되어 웹상에서 쉽게 볼 수 있게 되었죠. 이밖에도 3부에서는 퍼포먼스와 수용자를 중심으로 한 수용의 문제도 다루고 있습니다.
    • 1부
      매체와 공간권
      • 매체-공간적 전회
      • 현실 공간의 혼종화
      • 매체 공간의 혼종화
      • 혼합현실과 헤테로토피아
    • 2부
      매체와 인간
      • 혼종화된 주체
      • 원격현전 시대에서의 소통과 관계 맺기
      • 지각의 매체화와 탈매체화
      • 탈문자적 사유와 간헐적 사유
    • 3부
      매체와 예술
      • 매체와 이미지
      • 매체 예술과 장소성
      • 매체 예술과 수행성
      • 매체 예술의 수용 방식
  • 포스트 디지털 시대의 핵심어로 ‘혼종화’를 제시하셨습니다. 이 개념이 21세기 매체 환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고 본 이유는 무엇인가요? 디지털 매체가 등장하면서 뉴미디어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쏟아졌습니다. 디지털 매체는 주로 ‘새로움’을 중심으로 논의되었고, 이 과정에서 올드 미디어는 소멸되거나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새로운 매체와 오래된 매체의 구분이 별 의미가 없습니다. 새로운 매체 형식 안에 오래된 매체의 내용이 재매개 또는 재목적화되고, 이 반대의 경우도 많죠. 저는 이러한 ‘혼종화’가 단지 매체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공간, 인간, 예술 등 우리 삶의 전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이처럼 복잡한 세계에서 ‘잘’ 살아가기 위해선 혼종화에 대해 ‘잘’ 알고, ‘잘’ 혼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포스트 디지털 시대를 이해하는 핵심어로 혼종화를 제시하게 되었습니다.
  • 교수님께서는 우리가 AI를 매체로 사유할 때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일상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을 때, 이를 단순 ‘제작도구’로 볼 것인지, ‘사유도구’로 볼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컴퓨터가 사유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 생각한 매체철학자들은 당연히 ‘사유도구’로 보았죠. 한편, AI는 이런 물음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판단하는 사유 주체가 되어가고 있다고 보거든요. 오늘날 AI 없이 연구하고 사유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AI 사용을 넘어서 ‘AI와 어떻게 공진화하고, 공제작하며, 공생할 것인가’입니다. 즉, AI를 새로운 인공적 주체로 인식하고, 이를 어떻게 협력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또한 ‘공감’과 ‘반성’ 능력도 중요합니다. 기술의 편향성으로 인해 사유 내용 또한 편향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I는 아직 자신이 가진 편향성과 그로 인한 결과에 대해 사유하고 반성하지 못하는데요. 그렇기에 우리는 사유하고 판단하는 ‘주체’에 대한 사유 그 자체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이미 다양한 디지털 매체의 등장을 이후 우리의 사유와 지각 방식은 변화했습니다. 과거에 영화가 지각 방식을 관조와 침잠에서 분산적인 방식으로 전환시켰다면, 인터넷과 AI는 우리의 사유 자체를 ‘간헐적’인 방식으로 바꾸어놓았다고 봅니다. 스마트폰이라는 외재화된 뇌를 손에 들고 살아가는 지금, 우리는 더 이상 사유의 내용에만 머무를 수 없습니다. 이제는 사유의 형식 자체를 성찰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03 책을 건네다 바야흐로 ‘포스트 디지털 시대’

  • 매체는 우리의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사유를 약화시킨다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오늘날 매체 환경 속에서 ‘사유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보시나요?
    분명 전통적인 의미에서 사유의 약화 현상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의 과정을 ‘약화’보다 ‘변화’로 보고자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문자의 등장을 사유의 약화로 이해했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았던 것처럼요. 중요한 것은 매체를 잘 활용하는 것과 매체가 사유와 소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민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적인 차원에서 논의되는 매체 문해력이 아니라, 인문학적 관점에서의 매체 문해력이 더욱 요구되는 시대라고 봅니다. 또한 앞서 언급한 ‘간헐적 사유’에 대해 얘기했듯, 방대한 정보 속에서 핵심을 가려내는 능력과 이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사유하는 방식을 새로운 사유 형식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 본 저서를 권하고 싶은 독자층은 누구인가요? 오래전부터 문자 문화나 책의 종말이 이야기되어 왔고, 실제로 책을 읽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 책을 읽어주는 독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금은 책이 정보나 지식을 전달하는 사용가치를 점차 잃어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책이 지닌 물질성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죠. 책 제목에 ‘철학’이 제시되어 주저하실 수 있는데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매체 전반 또는 매체를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 등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에게도 열려있죠. 관련 주제를 정리하고 싶은 분들 또는 매체와 인간, 예술, 기술 등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고 싶은 분들께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 책을 읽지 않은 독자에게 딱 한 문장에만 밑줄을 그어 새해 선물할 수 있다면 어떤 문장을 고르고 싶으신가요? 어렵네요. 제가 책을 쓸 때는 다른 책에서 딱 한 문장만 골라 서두에 소개하고, 이야기를 시작하곤 했는데 말이에요. (웃음) 굳이 고르자면, 맺음말에 쓴 “이론이 공허한 미사여구에 그치지 않고, 현실적인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만 한다. 매체도 마찬가지다.”를 선택하겠습니다. 새로운 매체를 둘러싼 논의는 긍정과 부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떤 입장을 취하기 전에, 먼저 지금 마주하고 있는 매체 환경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소통하고 있는 매체의 특성, 매체에 의해 매개된 소통 방식 그리고 매체가 지닌 편향성과 조작 가능성까지 성찰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결국 현실을 제대로 이해해야 전망이 생기고, 문제 해결의 가능성도 열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 문장을 새해 인사처럼 전하고 싶습니다.
  • 「21세기 매체철학: 디지털에서 포스트 디지털로」을 통해 독자들이 꼭 얻어갔으면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새로운 매체가 등장했다고 해서 이전 매체들이 곧바로 쓸모없어지지 않습니다. 설령 ‘낡은 매체’가 되었다 하더라도, 그 의미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움과 낡음은 언제나 변증법적 긴장 관계에 놓여 있으며, 특히 포스트 디지털 시대인 지금 이 두 요소는 공존하고 있습니다. AI에게 묻기만 하면 무엇이든 알 수 있는 이 시대에, 오히려 매체철학을 통해 낡고 고루해진 문자와 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