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모음.ZIP
미래를 비추는 화면의 조건#차세대디스플레이
상상력의 크기가 변화의 크기를 좌우하는 시대. 수많은 물음표를 덧입은 연구는 쌓여가지만, 그 의미를 한눈에 살펴볼 기회는 많지 않죠. 연구모음.ZIP에서는 한국연구재단의 사업으로 탄생한 연구성과 가운데 우리 일상과 맞닿아있는 장면을 포착하여 전해 드립니다.

상상력의 크기가 변화의 크기를 좌우하는 시대. 수많은 물음표를 덧입은 연구는 쌓여가지만, 그 의미를 한눈에 살펴볼 기회는 많지 않죠. 연구모음.ZIP에서는 한국연구재단의 사업으로 탄생한 연구성과 가운데 우리 일상과 맞닿아있는 장면을 포착하여 전해 드립니다.
지난 1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의 핵심 난제를 다룬 두 편의 연구가 과학계 양대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되었습니다. 두 연구는 모두 차세대 디스플레이 및 유기 전자 소자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이태우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성과로, ‘신축성 OLED의 고효율 구현’과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체의 수명 한계 극복’이라는 서로 다른 난제를 다루고 있는데요. 그리고 한 달여가 지난 시점,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디스플레이의 대량 생산과 상용화 가능성을 다룬 연구까지 연이어 발표하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의 흐름을 한 단계 더 확장했습니다. 이번 연구모음.ZIP에서는 이태우 교수 연구팀이 제시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만나봅니다.
‘웨어러블 기기’라고 들어보셨나요? 웨어러블 기기란 몸에 착용하거나 피부에 부착해 사용하는 전자기기를 말합니다. 최근에는 심박수나 체온, 움직임 같은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도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한편, 지금까지의 신축성 디스플레이는 대부분 딱딱한 발광 소자를 신축성 인터커넥트*로 연결한 구조에 의존해 왔습니다. 때문에 접합부 신뢰성이 낮고, 피부 밀착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표시 화질이 저하된다는 한계가 뒤따랐죠.
인터커넥트: 소자와 소자를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배선·선로
이러한 상황 속,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이태우 교수 연구팀과 미국 드럭셀(Drexel)대학교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신축성 발광 소자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최고 효율의 완전 신축성(fully stretchable)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새로운 에너지 전달 메커니즘과 맥신(MXene) 기반의 신축 전극을 도입한 것인데요. 그 결과, 외부양자효율 17%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달성했으며, 소자를 최대 60%까지 늘려도 밝기와 효율 저하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실제 웨어러블 환경을 가정한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입니다.
지금까지 보고된 완전 신축성 발광 소자의 외부양자효율은 약 6.8% 수준으로, 30% 이상이 보고되는 상용 올레드와 큰 격차가 있었다. 이번 성과는 기존 기록보다 약 2.5배가량 높은 성능에 해당한다.
출처 : 서울대학교
이번 연구성과는 완전 신축성 OLED가 그동안 낮은 효율로 상용화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상황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발광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됩니다. 피부, 옷, 사물 표면 등 불안정한 환경에서도 충격과 인장을 견딜 수 있는 OLED를 구현한 이번 기술은, 앞으로 헬스케어 기기와 지능형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리는 뉴스와 영상, 업무 자료와 일상의 기록까지 수많은 정보를 ‘화면’을 통해 확인합니다. 그만큼 디스플레이는 정보를 전달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가 되었고, 디스플레이 기술은 오랫동안 우리 일상과 산업을 함께 떠받쳐 온 핵심 기술로 꼽혀 왔는데요. 최근 이태우 교수 연구팀이 에스엔디스플레이 주식회사(SN Display Co., Ltd.)와 공동연구를 통해 디스플레이를 위한 고효율·고안정성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 발광 입자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차세대 소자인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체는 유·무기 양이온과 중심 금속 양이온, 할라이드 음이온으로 구성된 이온 결정 구조를 가지며, 적은 전력으로도 빛을 잘 흡수하고 방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초고해상도 TV는 물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과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응용 분야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데요. 문제는 연한 이온 격자로 이뤄진 구조적 한계 때문에 수명이 짧다는 것.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의 격자와 표면을 동시에 보호하는 ‘계층적 셸(Hierarchical Shell)’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페로브스카이트의 격자와 표면을 화학적으로 고정함으로써 빛과 열, 수분에 의해 촉진되는 격자 연화(lattice softening), 이온 이동(ion migration), 계면 반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계층적 셸을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나노결정 발광체 박막은 그동안 어떤 재료로도 넘을 수 없었던 외부 양자효율 65%를 훌쩍 넘어 91%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한 고온고습한 환경에서 3,000시간 이상을 견디는 안정성도 확보했죠. 에스엔디스플레이 주식회사(SN Display Co., Ltd.)와 협력하여 10.1인치 태블릿부터 75인치 TV까지 다양한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제작해 확인한 결과에서는 균일한 밝기와 선명한 색 재현도 확인되었습니다. 이번 성과는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체가 연구실 수준을 넘어, 차세대 고색재현 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끌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됩니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메가트렌드는 ‘실제 눈으로 보는 것 같은 생생한 화질’입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디스플레이가 더 많은 색의 영역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하죠. 여기서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소재는 발광폭이 매우 좁고, 현존하는 소재 중 거의 유일하게 차세대 색 표준인 Rec. 2020*을 충족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혀왔는데요. 하지만 복잡성, 안전 문제, 결정의 불균일성, 낮은 생산성 등으로 인해 실제 상용화는 쉽지 않았습니다.
Rec. 2020 : 방송용 영상의 색공간 표준으로, UHD 해상도인 4K, 8K를 지원하며 최대 68억 개의 색을 표현 가능함
이 가운데, 이태우 교수 연구팀이 대기 중에서 100% 발광효율의 페로브스카이트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cold-injection(저온 주입)’ 합성법을 개발했고,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합성 메커니즘에 대해 규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본 연구성과는 이태우 교수가 교원창업한 에스엔디스플레이(SN Display Co., Ltd.)와의 협력을 통해 실제 태블릿 디스플레이에 장착함으로써 높은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한편 이번 연구내용은 2월 18일(현지시간) 네이처에 게재되며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지난 1월, 완전 신축성 OLED와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체 연구가 각각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나란히 소개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페로브스카이트 디스플레이의 ‘상용화 단계’를 다룬 연구까지 연이어 발표된 것인데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향한 국내 연구진의 리더십과 연구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사례로 평가됩니다.
이번 달에 전달해드린 이태우 교수의 연구성과는 한국연구재단 연구과제(RS-2025-00560490), 선도연구센터(Pioneer Research Center) 사업(RS-2022-NR067540),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RS-2024-00416938)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 밖에도 NRF 홍보관 누리집에서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통해 창출된 주요 연구성과를 보도자료와 카드뉴스로 제공하며, 전문적인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데요. 연구의 흐름과 성과를 깊이 살펴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버튼을 통해 누리집을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 본 코너의 내용은 연구성과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자료로, 한국연구재단의 공식 견해는 담겨있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경우 이메일(nzine@nrf.re.kr)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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