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리포트
세계는 지금: 기후위기에 답하다
국내외 연구 현장에서 포착한 변화의 흐름과 이슈를 한 자리에서 읽는 시간. 트렌드리포트에서는 매월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세계 각지의 연구 개발 흐름과 주요 이슈를 전해드립니다.

국내외 연구 현장에서 포착한 변화의 흐름과 이슈를 한 자리에서 읽는 시간. 트렌드리포트에서는 매월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세계 각지의 연구 개발 흐름과 주요 이슈를 전해드립니다.
팀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하나의 과제를 풀어나가는 일, 우리는 이를 ‘조별과제’라고 부르는데요. 그런데 지구촌 80억 명이 함께 풀어야 할 조별과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기후위기 대응’. 온실가스로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고, 그 여파로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재난이 이어지고 있죠. 이번 트렌드리포트에서는 기후위기에 맞서기 위해 세계에서 펼치고 있는 탈탄소 노력과 재생에너지 연구, 그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다양한 발걸음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달의 트렌드리포트
지난 6월 5일이 무슨 날이었는지 아시나요? 만일 환경의 날을 떠올렸다면, 여러분은 이미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조별과제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셈입니다. UN이 지정한 이날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고, 지구 보호를 위한 국제적인 연대를 독려하는 기념일인데요. 우리나라도 1996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해 다양한 환경보호 캠페인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기후행동으로 실현하는 녹색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지구를 살리는 기후행동 실천 선언을 모았죠. 아마 지금쯤 탄소중립, 온실가스, 탈탄소 등 친환경과 관련한 키워드는 익숙하실 텐데요. 그중 지구의 현 상황을 엿보기 위해 활용되는 주요 지표는 ‘온실가스’입니다. 온실가스는 지구의 열을 대기 중에 붙잡아, 배출량이 늘어날수록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게 됩니다. 그러면 폭염과 산불, 집중호우 같은 기후재난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죠. 그렇다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577억tCO₂eq(이산화탄소 환산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해요. 이는 전년 대비 약 2.3% 증가한 수치로, 배출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죠.
전 세계는 온실가스를 줄여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수소와 같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끌기 위한 노력은 물론 바이오소재, 친환경 건축소재 개발 등 친환경적인 변화는 산업과 생활 전반으로 번지고 있죠. 이제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한 세계의 발자국을 따라가 봅니다.
수소는 지구상에 가장 풍부한 원소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원입니다. 가볍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아 물류, 항공 등 산업 분야에서 차세대 대안으로 이목을 끌고 있죠.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수단으로 떠오른 수소 에너지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은 이미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땅속에서 수소를 찾기 위한 움직임
일본은 자체적으로 천연수소를 채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천연수소는 마치 석유처럼 땅속에서 채굴해서 얻어내는 수소로, 고온·고압 환경에서 암석과 지하수가 반응해 만들어지는데요. 생산 시 비용이 많이 드는 그린 수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그레이 수소와 달리 천연수소는 대규모 생산 공정이 필요하지 않아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고루 갖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는 지하에서 만들어지는 천연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전국 지질 데이터를 분석 후 적합한 지역을 조사 중입니다. 지하 깊은 곳에 물을 주입해 특정 암석층(감람암)과 만나게 한 뒤 발생한 수소를 다시 회수하는 방식으로 천연수소를 찾을 계획인데요. 이들의 목표는 2030년까지 시험용 시추정 설치 후보지를 결정해 2040년경에는 상용화하는 것. 다만 일본은 지진이 자주 발생해 지반에 균열이 생기는 일이 많고, 매장량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New Energy and Industrial Technology Development Organization
중국이 그리는 수소 도시의 미래
땅도 넓고 사람도 많은 중국. 수많은 플라스틱, 가전제품, 철강 등을 생산하며, 전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래서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국가를 나열하면 선두를 지키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중국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정책을 중심에 두고, 수소에너지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왔는데요. 이제 기술 실증 단계를 넘어 상용화 확산 단계에 진입해 성장을 도모하고 있죠. 지난 3월, 중국 공업정보화부 등 3개 핵심 부처는 ‘수소에너지 종합 응용 시범사업 추진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2030년까지 도시권을 중심으로 수소에너지의 분야별 규모화 적용을 추진하고, 최종 수소 가격을 평균 kg당 15~25위안 이하로 인하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여기에 전국 연료전지 차량 대수를 확대해 약 10만 대 달성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는데요. 이번 시범사업의 주요 골자는 기술제안공모제를 통해 도시권을 선정해 ‘1+N+X’ 형태의 수소에너지 종합 응용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광역 도시권당 최대 16억 위안(약 3,500억 원)의 인센티브를 4년간 지원해 연간 성과 평가를 관리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중국은 이제 수소를 도시를 움직이는 에너지로 만들어, 수소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 https://www.g-enews.com/article/Global-Biz/2026/03/2026032420212861922bd56fbc3c_1
영하 253도의 벽을 넘다
액체 수소는 부피를 기체 대비 1/800로 줄여 저장 및 운송 효율을 극대화한 친환경 에너지원입니다. 또한 연소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기에 항공 분야에서 차세대 연료로 각광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수소는 극저온(영하 253℃)에서만 액체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게 변수입니다. 탱크와 연소실 엔진 등 전체 시스템에서 일정하게 극저온 환경을 구축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죠. 독일 항공우주센터(DLR)는 액체수소를 항공기 터빈까지 공급하는 극저온 분배·압력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기존 항공 분야에 없던 기술이라 조선 산업에서 쓰이던 기술을 접목했다고 하는데요. 펌프, 탱크, 열교환기 등 핵심 부품을 모두 새롭게 설계해 기술성숙도 TRL 4단계(실험실 환경에서의 부품 및 시제품 검증)를 달성했습니다. 하늘을 나는 수소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극저온이라는 난제를 하나씩 풀어내며 새로운 항로를 열어가고 있거든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해법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숨어 있습니다. 소의 트림을 줄이는 사료 한 스푼, 플라스틱을 대신할 새로운 소재, 버려진 폐기물로 다시 채워지는 도시까지. 산업 곳곳에서 탄소를 줄이기 위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친환경 혁신을 살펴봅니다.
축산업과 메탄, 피할 수 없는 연결고리
‘소 방귀와 트림이 지구온난화의 주범’. 이런 뉴스 헤드라인을 마주한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위가 여러 개로 나뉜 반추동물은 소화 과정에서 되새김질하면서 대량의 메탄가스와 분뇨를 배출하는데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크기에 축산업은 온실가스 배출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뿜어내는 메탄 양이 워낙 많은 탓에 북유럽 에스토니아는 가축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일명 ‘방귀세(Fart Tax)’라 불리는 가축 메탄세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죠. 스웨덴의 바이오테크 스타트업(Volta Greentech)은 축산 과정에서 나오는 메탄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사료첨가제 ‘Lome’을 개발했습니다. Lome을 기존 사료에 넣으면 위 속의 메탄을 만들어내는 미생물을 억제해 반추동물의 메탄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사료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는데요. 이를 개발한 스타트업은 약 170만 유로의 신규 투자를 유치해 유럽 시장 내 본격적인 상용화를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 https://www.dailyt.co.kr/newsView/dlt202605240006
99.4% 이산화탄소 감축, 소재가 바뀐다
스웨덴의 다른 기업 PaperShell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절감하는 바이오 기반 복합 소재 생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알루미늄, 플라스틱, 유리섬유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자금을 확보, 신규 대형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죠. 이 소재는 플라스틱보다 강하고 알루미늄보다 가벼워 전자, 국방 등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데요. 심지어 화석탄소를 사용하지 않아 기존 소재와 비교하면 이산화탄소 배출을 약 99.4%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해요. 신규 공장을 짓는 데 필요한 자금은 EU 혁신기금을 통해 지원되며, 이는 유럽의 탈탄소 산업 전환을 상징하는 프로젝트라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오는 2027년에 착공, 2030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약 2만 3,0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약 260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바이오소재의 혁신이 기후위기를 타개할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폐기물에서 시작된 건축의 미래
회색빛으로 채워진 도시 풍경에도 변화를 위한 친환경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스타트업 Enkei는 건설·철거 폐기물을 건축·디자인 소재로 새롭게 탈바꿈하는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이들은 건설 폐기물은 EU 최대 폐기물 발생원이지만, 건축 시 여전히 새로운 자원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는데요. 특히 시멘트 산업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8%를 차지하기에 건축 소재 혁신은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Enkei의 대표 소재인 ReCeramix™는 90% 이상 재활용 폐기물로 구성되어, 기존 석재와 유사 품질을 유지한다고 하는데요. 이 소재는 테이블, 창틀 등 각종 인테리어와 건축 마감재로 활용되고 있죠. 버려진 것들이 다시 도시를 채우는 방식으로, 건축의 풍경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 전해드린 트렌드 리포트는 NRF Global Insight를 참고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에서 자료를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더 많은 연구 동향, 트렌드 소식이 궁금하신 분들은 NRF 정책도서관, 기획마루에 접속해 다채로운 간행물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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