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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기술 절실한 탄소중립
“한국이 앞장설 수 있도록”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에너지·환경단 조준식단장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에너지’와 ‘환경’은 21세기 국제사회의 최대 의제이자 2050 탄소중립 실현의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하지만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오는 풍선처럼 에너지와 환경은 소비와 보호라는 태생적 차이로 종종 대척점에 놓일 때가 많습니다. 이들을 상호배타적인 제로섬게임에서 윈윈게임으로 이끌 혁신기술 개발에 인류의 지속가능성이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한국연구재단 역시 ‘에너지·환경단’을 기수로 미래 지구, 미래 한국의 쌍두마차인 에너지와 환경의 조화로운 선순환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신임 조준식 단장을 만나 에너지·환경단의 주요 활동상을 알아보았습니다.

탄소중립의 쌍두마차

조준식 에너지·환경단장은 친환경 재생에너지의 선두주자인 태양광 발전의 전문가입니다. 전 세계 전력 생산량에서 꾸준히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실리콘 태양전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효율 기록을 경신중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이 둘의 기능을 융합하는 탠덤 태양전지 등 태양광 발전 소재와 시스템 전반의 연구개발에 주력해왔습니다.

독자들을 위해 단장님의 주요 연구 분야를 소개해주세요.

제가 몸담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범지구적인 기후변화 위기 극복에 기여할 에너지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정부출연연구기관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태양광, 풍력, 바이오 등의 자연에너지,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고효율 기술, 화석연료의 청정화 기술, 수소 생산·저장·활용 기술 등의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2007년 에너지기술연구원에 합류해 태양전지의 효율성능과 안정성,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주로 맡아 왔습니다. 최근에는 전기 생산과 동시에 시각적인 투광성까지 확보하는 양면투과 태양전지 기술처럼 태양전지의 활용 범위를 대규모 발전소뿐만 아니라 건물 외벽과 창호, 도시구조물, 모빌리티, 디바이스 등 생활공간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태양전지 연구개발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술적으로는 단연코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태양전지 시장의 주류인 결정질 실리콘, 차세대 태양전지로 부상 중인 페로브스카이트 모두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실리콘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갖는 장점들을 합쳐 광전변환효율은 물론 응용성까지 극대화할 수 있는 탠덤 태양전지 기술에서도 경쟁국들과의 차이를 크게 벌리고 있지요. 여기에 탠덤과 또 다른 물질을 적층하는 삼중접합 기술까지 연구가 활발해 곧 어느 나라도 넘보기 힘든 초격차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어떤가요?

우리나라는 특유의 연구개발 역량뿐만 아니라 사업화를 위해 관심과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기업들까지 태양전지 전반의 가치사슬이 잘 갖춰져 있는 편입니다. 다만 중국이 저렴한 인건비와 생산자원을 무기로 폴리실리콘, 웨이퍼, 셀, 패널 등 세계 태양전지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로 산업적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이런 태생적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소재와 핵심기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응용 분야들을 개척하고 공급하는 소재·기술 수출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갖춰진 태양광 산업 생태계의 근간을 잘 유지하고 계속해서 효율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숙제가 될 것이라 여겨집니다.

태양광부터 미세플라스틱까지

에너지·환경단 신임 단장으로 부임하신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태양광 연구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재생에너지와 환경 관련 연구개발의 국제적인 동향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그래서 그 분야가 아주 생소한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과제 기획과 평가 지원 등의 당면한 재단 업무들을 통해 미시적으로는 각 분야별 고충과 애로사항, 거시적으로는 연구현장과 정부의 가교인 재단의 역할까지 한층 더 폭넓고 깊이 있는 시야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에너지·환경단이 담당하고 있는 소관기술들을 소개주세요.

에너지·환경단의 소관 분야는 크게 탄소중립관련 에너지와 환경입니다. 세부적으로는 에너지 분야에서 태양광, 수소, 이차전지, 바이오에너지, 탄소 포집·활용·저장기술(CCUS) 등과 이들을 연결하는 디지털 기술까지 10대 중점 분야의 연구개발 지원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환경 분야에서는 대기, 수질, 토양, 해양, 극지 등의 전통적인 연구 분야에 더해 최근에는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 기후예보처럼 향후 전 지구적인 환경 변화에 적응해야 할 시기에 대비하는 연구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에너지·환경단에서 추진되고 있는 주요 국책과제들은 어떤 것들인가요?

먼저 에너지 분야로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수소에너지혁신기술개발사업, CCU3050사업 등과 환경 분야로 동북아-지역연계 초미세먼지대응기술개발사업 및 에너지・환경통합형 학교미세먼지관리기술개발 등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탄소중립혁신기술개발사업, 청정수소 공급밸류체인 핵심기술개발사업 및 초미세먼지의 측정・분석・예측 향상 기술개발사업과 미세플라스틱 전주기 관리기술개발사업들이 신규 예타사업으로 신청되거나 준비를 위해 관계부처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략과 전술의 동조화

최근 에너지·환경 정책 기조 변화가 국책연구사업 추진과 신규과제 기획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단장님께서 생각하시는 향후 전망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에너지와 환경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의무에 따라 시시각각 중요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분야들입니다. 어느 한 곳도 소홀히 다뤄질 수 없는 중요한 사안들이지요. 새 정부에서도 탄소중립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입니다. 또한 이제 선진국에 버금가는 우리나라의 국제적 지위에 따라 탄소중립 기술 선도에 대한 책임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산업적 관점에서도 에너지와 환경 등의 탄소중립 시장이 곧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상의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성장 엔진의 확보라는 큰 틀에서도 국가적 관심과 투자는 계속해서 우상향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임 단장으로서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시는 업무 또는 방향성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그간 연구자로서 일선에서 복무하다 컨트롤타워인 정부와 연구자들을 연결하는 연구재단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국가적 미래 전략과 세부의 연구개발 전술을 조율하는 연구재단은 어찌 보면 최전방의 전투부대를 지원하는 병참부대와도 같다고 할 수 있는데요. 현장에서 원하는 만큼 충분히 지원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들이 속출할 수밖에 없지요. 저 역시 연구재단에서 그런 한계를 보다 분명히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게 또 지금 저의 임무이고 사명인 만큼 최선을 다해 정부와 연구자의 가교라는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끝으로 재단 구성원과 연구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들려주세요.

안타깝게도 현재 세계의 모든 보고서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은 현존하는 기술만으로는 결코 탄소중립에 이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반드시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을 뒤바꿀 혁신기술이 탄생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초격차 기술이 국내에서 발굴되기를 바라는 정부의 비전과 일선 현장의 바람이 잘 연결돼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아직 산업적으로 성숙기에 이르지 못하고 있지만 필연적으로 급팽창이 분명한 탄소중립관련 에너지와 환경 분야의 선순환 생태계 완성을 위해서는 산·학·연의 긴밀한 협력과 전주기적인 인력양성이 시급한 만큼 전문기관인 연구재단이 앞장서서 소통과 상생에 주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About the Interviewee
조준식 에너지·환경단장

연세대학교 세라믹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방문연구원을 거쳐 2007년부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에 재직 중이다. KIER 태양광연구단장, 연구조정위원, 한국연구재단 에너지환경단 RB 등을 역임했으며 과학기술연합대학교대학원 에너지공학과 교수, 한국태양광발전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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