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학술생태계
구축을 위한 연구 결과물의
책임 있는 출판

엄창섭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사)대학연구윤리협의회 이사장)

이전호 목록보기 다음호

한국연구재단은 연구자들의 연구가 제대로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건전한 학술생태계 구축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앞으로 전문가의 인사이트를 웹진에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부실 의심학술지 예방 관련 전문가의 소견을 담았습니다. 연구자들의 소중한 성과가 건전한 학술지와 학회를 통해 공개되어 빛을 볼 수 있도록 관련 내용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십시오.

건전한 학술생태계
구축을 위한
연구 결과물의
책임 있는 출판
엄창섭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사)대학연구윤리협의회 이사장)

일반적으로 ‘연구윤리’는 연구자가 연구수행의 전 과정 즉, 연구의 계획, 수행, 보고 등에서 책임 있는 태도로 바람직한 연구를 추진하기 위해 지켜야 할 윤리적 원칙 혹은 올바른 행동 규범을 말하는데, 그중 연구의 핵심 가치인 객관성, 정직성, 개방성, 공정성, 책무성, 관리 등을 지키는 것을 ‘연구진실성’이라고 한다.1)

“연구자는 자신의 출판물이 정직하고, 명확하며, 정확하고, 완전하며, 균형 잡힌 것인지 확인할 책임이 있으며,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선택적이거나, 혹은 모호하게 보고하는 것을 피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2)”, 이를 ‘책임 있는 출판’이라 할 수 있다.

1) 이효빈 등, 「신진연구자를 위한 연구 윤리 첫걸음」, 한국연구재단-대학연구윤리협의회, 2019, p.011.: 연구진실성의 핵심가치는 “The National Academies Press ‘Fostering Integrity in Research’, 2017. pp.23~30.”의 내용을 근거로 제시함.
2) Wager E, Kleinert S. Responsible research publication: international standards for authors. Pril (Makedon Akad Nauk Umet Odd Med Nauki). 2014;35(3):29-33. PMID: 25711219.

‘출판’은 연구의 마무리 단계에 해당한다. 연구 결과를 논문화한다는 것은 연구자가 수행하고 있는 연구의 한 단계를 마무리 지어 영구히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는 공식적인 결과물로 만든다는 의미가 있다.

공식적으로 출판된 논문은 일차적으로 새로운 연구의 자료로 사용되어 관련 학문 분야의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또, 최근에는 논문의 결과를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예도 늘어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또, 논문은 해당 연구자의 능력을 평가하고, 학문적 성과를 판단하는데 근거가 되는 중요한 자료로 연구 결과의 발표와 출판은 연구자 개인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자신의 논문이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을 깨달아 연구진실성이 확보된 논문을 책임 있는 자세로 출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책임 있는 출판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논문에 위조, 변조, 표절 등의 연구부정행위가 없어야 하고,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논문의 저자는 기여도에 근거하여 정당하게 선정하여야 한다. 아울러, 연구와 관련한 이해충돌 발생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모두 공개해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고 연구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아무리 논문이 연구진실성을 갖추고, 신뢰할 만하게 잘 작성되었다고 해도, 누구나 신뢰하는 정상적인 학술지에 투고하여 정당한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논문을 투고할 때는 부실학술지(또는 약탈적 학술지3))를 피하고 연구자들 사이에서 학술적 권위를 인정받는 전문 학술지를 잘 골라야 한다. 만일 부실학술지에 논문을 출판하면, 논문의 학술적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게 되어 업적 평가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고, 연구자는 같은 데이터를 이용해 다시 논문을 작성할 수 없으므로 본인의 노력이 헛되게 될 수도 있다.

신뢰할 만한 건전한 학술지와 그렇지 못한 부실한 학술지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면 연구자들이 우수한 학술지를 골라 투고하는 데 별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아직 학술지의 부실함이나 약탈적 활동을 쉽고 명확하게 판단하기에 적당한 기준은 없다. 더군다나 학술지의 건실함이나 평판이 변하는 경우도 있어, 연구자가 학술지의 이전 평판을 믿고 좋은 학술지인 줄 알고 부실학술지에 실수로 투고할 수도 있다.

학술지의 부실 여부를 판단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투고하고자 하는 학술지가 알려진 부실학술지 목록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부실학술지 목록에는 가장 먼저 만들어진 비올리스트(Beall’s list)4)를 위시하여 노르웨이 국립학술출판위원회(The National Board of Scholarly Publishing, NPU)의 Level-X 리스트5), Retraction Watch에서 제공하는 위조학술지 체크리스트6) 등이 있다. 다만 이러한 목록들이 학술지의 부실 여부를 판단하는 절대적 기준은 될 수 없으므로 참고 자료로만 활용해야 한다.
또, 건전성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학술지의 경우에는 한국과학기술정보원(KISTI)에서 운용하는 SAFE건전학술활동지원시스템7)이나 연구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Think/Check/Submit 캠페인8) 같은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체크리스트를 활용해서 학술지의 부실 여부를 점검할 수도 있다. 참고로 국제한림원연합회(IAP)는 부실학술지의 특징은 매우 다양하나 전형적인 특징을 다음과 같다고 설명하고 있다.

※ 출처 : Inter-academy partnership (IAP) (2022), Combating predatory journals and conferences. p.013.

3) 한국에서는 부실 또는 부실의심 학술지라는 용어가 많이 활용되고 있으나, 세계적으로는 약탈적 학술지(predatory journal)라는 용어가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4) URL = https://beallslist.net/
5) URL = https://kanalregister.hkdir.no/publiseringskanaler/NivaX
6) URL =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ak985WGOgGbJRJbZFanoktAN_UFeExpE/edit#gid=5255084
7) URL = https://safe.koar.kr/
8) URL = https://thinkchecksubmit.org/

부실학술지가 아닌 건전한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에서도 위조, 변조, 표절, 부당한 논문 저자 등 다양한 형태의 연구부정행위가 발견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논문을 투고하고자 할 경우, 해당 논문과 관련하여 연구진실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데이터의 위조, 변조의 경우는 연구결과물의 원자료와 가공자료를 논문 작성 전에 다시 확인하여 문제가 없도록 하여야 하고, 특히 최근 많이 문제가 되는 이미지의 경우, 편집 과정에서라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수행 중 획득한 모든 데이터를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보관하는 것이다. 특히 연구노트는 객관적인 사실만을 상세하고 정확하게 기록해야 한다. 최선의 노력을 다했음에도 논문을 발표한 후 오류가 발견되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즉시 학술지의 편집인에게 그러한 사실을 알려 논문을 수정(erratum 발표)하거나 철회함으로써 연구자 스스로 자신의 연구와 논문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논문을 작성할 때 연구자 자신 혹은 다른 연구자의 텍스트 등을 적절한 인용과 출처표시 없이 사용하게 되면 표절, 자기표절, 중복게재, 텍스트 재활용 등의 연구윤리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이러한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올바른 인용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올바른 인용의 중요한 조건은 이용자들이 출처를 파악할 수 있도록 인용된 저작물의 서지정보를 정확하게 표기하는 것과 인용한 분량이 너무 많아 저자의 학술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또, 저자는 논문의 주인으로, 논문에 포함된 연구결과를 생산하고 새로운 학술적 가치를 창조한 자이다. 따라서 논문의 저자가 된다는 것는 연구수행의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해 의미 있는 기여를 한 연구자의 학술적 기여를 인정하는 징표와 같은 것이며, 또 해당 논문과 관련하여 학술적, 사회적, 재정적 측면의 권리를 인정받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 저자는 논문의 진실성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으므로 반드시 객관적인 기여도를 근거로 또, 연구자들의 협의를 통해 정확하게 표기해야 한다.

또 연구와 관련하여 이해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이해관계가 있다면, 모든 이해관계를 선명하게 밝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혹시라도 이해충돌이 발생할 때는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연구비 지원을 통해 이루어진 연구과제는 연구비 지원기관과의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이를 밝혀야 한다.

한국연구재단 정보
  • 대전청사 (34113) 대전광역시 유성구 가정로 201
  • TEL 042-869-6114
  • FAX 042-869-6777
  • 서울청사 (06792) 서울특별시 서초구 헌릉로 25
  • TEL 02-3460-5500
  • 간행물 심의번호20141223-2-17

한국연구재단 웹진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2023 NRF all rights reserved.

홍보실
  • TEL 042-869-6117
  • 팩스 042-861-8831

웹진에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나 의견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