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복사에너지로
꿈꾸는 미래, 2050
탄소중립의 또다른 방안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 송재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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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복사에너지로 꿈꾸는 미래,
2050탄소중립의 또다른 방안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 송재만 교수

우리는 지금 기후위기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우와 가뭄에 시달리고, 끝나지 않는 장마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막심합니다. 교과서로만 봤던 ‘북극곰이 사라지는 미래’가 정말 코앞으로 다가온 셈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만 볼 수 없는 전 세계 국가들은 속속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역시 2020년 10월 탄소중립을 발표하고 넷제로(Net Zero)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이 주요 과제로 부각되자 탄소를 배출하는 석유나 석탄 연료 대신 재생에너지를 도입하는 기업이 많아졌습니다. 그에 따라 효율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는데요. 대학부터 대학원까지 태양 복사열 연구에 몰입해온 경희대학교 송재만 교수를 만났습니다. 재생에너지 중 열 저장소를 통합한 태양 열광전지 에너지 변환 시스템을 연구 중인 송재만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PART 1.연구자의 길

기계공학 학부생 시기부터 지금까지 올곧게 복사 열전달 연구를 해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송재만

기계공학은 다양한 분야를 포괄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로봇, 자동차를 비롯해 열 및 유체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열 전달 수업에서 다루는 예제들이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고 느껴 흥미를 갖게 됐어요. 예를 들면 겨울이나 여름에 건물에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막연한 접근이지만 답은 간단합니다. 단열을 잘 해야 하죠. 공학적으로 접근, 열 전달을 대입해 생각하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생활에 밀접한 열 전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열 전달 안에서도 구체적으로 전도 열전달, 대류 열전달, 복사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상대적으로 복사열 전달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을 알게 되면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연구가 많이 되지 않은 분야를 공부해서 전문가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죠.

다양한 분야가 있었을 텐데, 태양 복사에너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송재만

사실 처음부터 태양 복사에너지를 선택했던 건 아닙니다. 복사열 에너지는 어떤 물체에서 방출되는 전자기파로 인해서 나오는 열 에너지를 다루는 학문입니다. 태양열도 여기에 속하죠.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우리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복사에너지 전달 때문입니다. 다른 전도나 대류와 달리 물질이 없어도 전달받을 수 있는 유일한 메커니즘이거든요.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태양에 대한 공부도 하게 됐고 결국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됐습니다.

PART 2.내가 하는 연구는?

교수님의 논문을 보면 버려지는 열 에너지를 전기로 사용하는 시대가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송재만

제가 연구를 가장 많이 했던 분야가 열광전지입니다. 그중에서도 근접장 열광전지인데요. 말씀하신 <근접장 복사 열전달 기반 에너지 변환 장치에 대한 연구>는 ‘근접장 열전달’, ‘에너지 변환’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접근하는 연구입니다.
예를 들면 제철소에서 가공된 뒤 나오는 철은 붉습니다. 온도가 높다는 뜻이죠. 그 높은 온도를 갖는 물질로부터 방출되는 복사열을 전기로 바꿀 수 있는 장치가 바로 열광전지입니다. 그중에서도 복사열을 교환하는 두 표면이 굉장히 가까워지면 소멸파 모드를 통한 추가적인 복사열전달이 가능해지고 이 현상을 근접장 복사열전달이라고 부릅니다. 열광전지에 근접장 복사열전달을 대입하면 열광전지가 원래 만들어 내던 전기의 밀도보다 훨씬 밀도가 큰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죠. 복사에너지 전달 자체가 커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게 바로 근접장 복사열전달을 이용한 열광전지 에너지 변환 장치입니다.

현재 세종과학펠로우십 연구 지원을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송재만

세종과학펠로십은 박사학위를 취득한지 얼마되지 않은 비정규직 연구원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 지원 사업입니다. 저는 박사 학위를 받자마자 신청해 연구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하고 있는 연구는 <열 저장소가 통합된 근접장 태양 열광전지 에너지 변환 시스템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논문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연구입니다. 앞서 언급한 근접장 열광전지에 ‘태양’과 ‘저장소’ 두 키워드를 추가했는데요, 학위논문 연구가 근접장 열광전지 에너지 변환장치의 성능을 이론적,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것이라면 세종과학펠로십 연구는 태양 복사에너지를 저장하고, 저장한 에너지를 가해 뜨거워진 물체가 방출하는 열을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시스템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분야의 숙제인 간헐성을 해결할 수 있겠군요.

송재만

태양 복사에너지는 원래 태양이 떠있을 때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오처럼 태양열에너지가 가장 강할 때 저장을 한다면 밤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전기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하는 ESS(에너지 저장 장치, Energy Storage System)와 차별점이 있다면 태양 복사에너지를 별도의 변환 과정 없이 열에너지 형태로 저장하고, 저장된 열에너지를 수요에 맞게 전기에너지로 변환하기 때문에 생산-저장-발전의 과정이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연구는 어디까지 진행됐나요?

송재만

연차로 치면 이제 2년 차입니다. 세종과학펠로십은 5년 동안 지원받을 수 있으니까 올해를 포함하여 약 4년 정도 남았습니다. 작년에 카이스트에서 경희대로 기관을 옮기면서 실험실을 새로 세팅하는 중입니다. 이론 연구는 순탄하게 진행 중이고 실험실 구축이 끝나는 대로 실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실험을 시작해야죠.(웃음)

PART 3.나의 원동력, 나의 경쟁력

교수님의 연구는 결국 우리의 일상에 큰 도움을 줄 것 같아 기대됩니다.

송재만

세종과학펠로십 연구의 다음 단계로 다른 학교와의 협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열 저장소가 통합된 근접장 태양 열광전지 에너지 변환 시스템에 관한 연구>가 성공하면 이 시스템을 건물에 적용해 보고 싶습니다. 열 저장소와 근접장 열광전지를 통합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열 형태로 저장된 에너지를 필요에 따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냉장고나 전등 같은 전기가 필요한 상황에는 근접장 열광전지로 전기를 생산에 사용하고, 난방 같은 열이 필요할 때는 열 교환기를 사용해 열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말이죠. 건물의 수요에 따라 열과 전기를 뽑아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제 연구 중 하나입니다. 이 기술이 우리 삶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교수님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연구를 통해 하고 싶은 먼 미래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송재만

최근 탄소중립이 에너지 분야에서 이슈입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세계인의 약속이 유지된다면 제 연구 커리어는 탄소중립을 위한 연구가 될 거라고 예상합니다. 지금은 열 에너지를 생성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면 앞으로는 에너지 관리 측면의 연구를 진행하고 싶어요. 에너지 발전부터 저장, 관리까지 모든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신재생에너지 강국이 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중에서도 복사 에너지 활용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교수님과 같이 연구자의 길을 걷고자 하는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송재만

연구원의 길을 선택한 대학원생분들이라면 지금 무척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겁니다. 저 역시 그 시간을 보내서 잘 알고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힘든 시간을 보낸 만큼 보상받는 날이 분명히 옵니다. 진로에 대해서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연구에 임하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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